예쁜 여자의 세 가지 진실

입력 2012-08-28 00:00 수정 2012-08-28 00:00


'예쁜 여자'를 말한다 ⑧ “예쁜 여자의 세 가지 진실”



아무리 예쁜 여자라 한들 업소녀 혹은 나쁜 의도로 고용된 아르바이트생을 데리고 ‘예쁜 여자 일반론’을 세우기에는 무리가 있다. 아름다운 외모를 가진 것과 그것을 영업의 수단으로 삼는 것에는 매우 커다란 차이점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아이의 순수함을 연구하기 위해 아역배우를 섭외하는 찝찝함이라고나 할까.



단지 업소녀도 한때는 ‘평범한’ 예쁜 여자였다는 점에 착안, 그녀들의 공사 방식이 우리에게 던져주는 교훈들에 대해서만 선별적으로 짚고 넘어가는 것에는 의미가 있으리라 판단한다. 이른바 ‘예쁜 여자의 세 가지 진실’이다.



첫째, 예쁜 여자도 멋진 남자에 끌린다는 진실.



업소녀가 손님을 공사하는 과정은 단지 그녀의 물질적 욕망을 채우기 위한 것만은 아니다. 공사의 먹이사슬 맨 꼭대기에는 종종 그녀 자신의 ‘로맨스’가 존재한다.

많은 경우 그 사랑의 대상은 동종업계 종사자인 경우가 많은데 업소녀들의 상당수가 호스트바의 ‘선수’들에게 헤어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당신이 피땀 흘려 번 돈은 결국 당신보다 키 크고 잘생긴 것으로 돈벌이를 하는 선수들에게 흘러가고 있다는 불편한 진실.

호스트바 선수들이야말로 뒷골목 로맨스의 갑(甲)임을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이유는 오직 하나 - 업소녀들의 마음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남자가 예쁜 여자를 욕망하는 것만큼 노골적이지 않을 뿐, 예쁜 여자도 멋진 남자를 열망한다.



물론 당신은 반론을 제기할 수 있다. 이를 테면 한눈에 봐도 예쁜 여자가 말도 안 되게 못난 남자와 함께 팔짱을 끼고 길을 걷는 풍경을 여러 번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때로는 S급의 톱스타 여자 연예인들도 비슷한 선택을 해서 결혼까지 골인하는 결말이 뉴스에 나오기도 한다.



그러나 얼굴이 예쁘면 맘씨도 곱다며 추켜세우기에는 좀 이르지 않을까? 뭔가 희한하고 상식에서 어긋나니까 당신의 기억에 남아 있거나 미디어의 뉴스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때로는 어떤 명제의 진실성이 그 예외의 존재로 인해 더욱 탄탄해지기도 한다. 예쁜 여자도 결국엔 인간일뿐더러, 그녀들에게는 멋진 남자의 시선을 빼앗을 수 있는 능력이 있다. 당신이라면 어떻게 하겠는가? 예쁜 여자가 멋진 남자를 좋아하지 않을 이유는 하나도 없다.



둘째, 예쁜 여자는 이해받길 원한다는 진실.



생각이 있는 업소녀라면 공사의 대상인 손님에게 업소에서 있었던 일을 시시콜콜 말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매일 밤마다 낯선 남자들의 욕망을 채워주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일 것이다. 그렇다면 거기에서 쌓인 스트레스는 어떻게 풀어야 할까?

역시 동종업계 종사자, 그 중에서도 자신의 불안함을 메워줄 수 있는 '상급자'만한 해답이 없다. 가게에서 웬만큼 입지를 구축하고 있는 소위 ‘에이스’들의 상당수는 가게의 사장과 모종의 관계를 맺는다. 자신의 위태로운 현실을 커버해 줄 수 있는 적임자로 판단한 것이다.



그러나 동상이몽이다. 사장의 입장에서 에이스와 연애 관계를 맺는 건 그 아가씨를 원활하게 통제하기 위한 정략적 움직임일 뿐이다. 눈치가 있는 여자라면 어딘지 모르게 미심쩍다는 사실쯤은 알아챌 수 있겠지만, 누구에게든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보게 되는 시점이 있는 법.



특히나 업소녀의 주변 에너지는 언제나 왜곡과 부침이 많은데다 예쁜 여자는 태생적으로 시야가 좁다. 뒷일이야 어찌됐든 당장 이해받기를 원하는 마음은 모든 예쁜 여자가 갖고 있는 공통점이다.



셋째, 예쁜 여자는 순수하다는 진실.



일면 공사 피해자들은 참 멍청해 보인다. 물질적인 뭔가가 오고 가는 순간 공사라는 걸 대체 왜 간파하지 못하는 걸까? 그러나 아무리 똑똑한 남자들도 걸려들 수밖에 없었던 데에는 그 나름의 비밀이 있다.



공사의 본질은 피해자의 자발성에 있다. 아가씨 쪽에서 원하는 걸 부르는 게 아니라 남자들이 먼저 급해서 메뉴판을 펼쳐 든다는 얘기다. 당연히 공사라는 생각이 들 리가 없다. 오히려 그녀가 자신의 마음을 받아주는 거라며 발전적인 의미를 잔뜩 부여한다. 예쁜 여자에 대한 남자의 욕망은 그 정도로 강력하다.



중요한 것은 그 다음부터다. 이렇게 되면 받는 쪽에서도 없던 마음이 생겨난다. 선물까지 해 줬는데 몇 번쯤 연락을 더 해줘야 하는 것 아닐까? 데이트 몇 번쯤 해 줄 수 있는 것 아닐까? 여행도 떠날 수 있는 것 아닐까? 선물의 크기와 성의에 비례해서 말이다.



하나하나의 선물이 갖고 있는 복잡다단한 의미를 그녀들은 매우 단순하게 해석하고는 그저 본능적인 느낌대로 향후의 행동을 결정한다. 악의 없는 순수함을 가지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여기서의 순수함이란 날아가는 민들레 홀씨를 바라보며 꼬마 아이가 해맑게 미소 짓는 영화적인 순수함이 아니다.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잠자리의 날개를 뜯으며 한 생명의 죽음을 신기해하는 쪽에 가깝다.



시작이 그랬던 것처럼 공사의 끝도 절반쯤은 자발적인데, 피해자가 아무리 주머니를 털어도 내어줄 것이 없거나 아무리 마음을 털어도 꺼낼 진심이 없어질 때까지 공사는 지속된다.

철저하게 자신을 소진시켜 버린 당신은 그제야 아무리 발악을 해도 그녀를 얻을 수 없음을 깨닫는다. 자발성은 당신만이 아니라 그녀에게서도 기인했어야 함을 알았을 때는 이미 너무 늦었다.



정말로 절망적인 사실은 그녀가 당신의 시작과 끝을 매우 담담한 시선으로 지켜보고 있었다는 점이다. 동요되지 않은 그녀의 마음은 당신이라는 남자를 수많은 기존 데이터베이스 속 하나의 사례로 포섭시킬 뿐이다.

결국 그 난리를 피우고도 당신이 남긴 의미란 ‘스쳐간 여러 남자 중 하나’란 뜻이다. 그녀는 앞으로도 변함없이 순수할 수 있는 자격을 얻었고, 덧없는 시간만이 켜켜이 흘러갔다.



업소녀의 공사로부터 추출한 다음의 세 가지 진실들은 앞으로 우리가 예쁜 여자에 대한 논의를 함에 있어서도 기본적인 전제가 된다. 또한 이 진실들 안에는 중요한 통찰이 숨어 있는데 보다시피 예쁜 여자는 모든 상황을 자기중심으로 이끌어 간다는 점이다. 한 문장으로 정리하자면 이런 거다.



예쁜 여자는 결코 변하지 않는다. (계속)
1983년에 출생한 자칭 “서른 살의 자유주의자”.
'유니크', '연애의 뒷면' 등 두 권의 책을 저술한 작가.
'미래한국', 'StoryK'를 포함한 각종 매체에 글을 기고하는 칼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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