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내커

협상 상대방이 무례하거나 다혈질인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 할까?

회사를 다닐 때 있던 일이다. 바쁜 업무 중에 유관부서의 모 부장님께 전화가 걸려 왔다. 어떠한 용건으로 굳이 사내메신저가 아닌 전화를 한 것인지는 쉽게 짐작이 갔다. 최근 그 부서와 함께 다루고 있던 업무 중 하나에 문제가 발생하였는데 아마도 그것 때문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한시바삐 머리를 맞대고 문제를 해결하자는 제언을 위한 전화가 아닐까 하는 추측을 조심스레 해 보았다.

그런데 이게 웬 일인가? 전화를 받자마자 모 부장님께서 언성을 높이시며 나를 마구 몰아 붙이는 것이다.
‘아 … 문제를 해결하려고 전화한 것이 아니라 단지 책임을 나에게 뒤집어씌우기 위해서 전화하신 거구나.’

물론 해당 사건의 발생에 대하여 분명히 우리 팀의 잘못은 존재하였다. 하지만 잘못의 비율을 객관적으로 나누어 보자면 우리의 잘못이 20% 정도였고, 모 부장님 부서의 잘못이 80% 정도였던 상황에서 모든 책임을 우리에게 뒤집어 씌우려함은 억울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한참동안 쏘아 붙이시는 모 부장님의 이야기를 들으며 짧지만 깊은 고민을 하게 되었다. 화가 많이 나기도 하고 정말 억울했다.

‘어떻게 하지? 나도 맞받아 쳐야하나? 아니면 우리 팀장님께 말씀드려서 같이 따지러 가야하나? 그렇게 하면 유관부서간의 분위기가 완전히 엉망이 될 텐데 …’

고민 끝에 차분한 톤으로 모 부장님께 말씀 드렸다.

“부장님, 제가 생각하기에는 지금 책임소재를 찾는 것보다는 같이 힘을 합쳐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평소에 자주 뵙지는 못 하지만 그래도 늘 제 롤 모델로 삼고 계신 분이었는데 조금 서운합니다.”

차분하면서도 반박할 수 없는 내용의 이러한 답변을 듣고서 모부장님은 과연 계속 나를 몰아붙일 수 있었을까? 결국에는 두 팀이 힘을 모아 효율적이고 현명한 방법으로 문제를 처리할 수 있었다.

만약에 그때 책임을 뒤집어씌우려는 부장님의 이야기를 듣고 나도 흥분해서 함께 맞받아쳤다면 어떠한 방향으로 전개되었을까? 함께 흥분한 상태로 우리 팀 부장님께 보고 드렸다면 팀간의 관계는 어떻게 전개 되었을까? 결국 모부장님의 거친 스타일에 함께 흥분하거나 하지 않고, 해결해야할 문제, 즉 목적에 집중하여 대응하였기에 좋은 결론을 가지고 올 수 있던 것이다.

이는 모든 협상상황에 적용이 된다. 협상을 하다보면 부드러운 상대도 있지만 가끔은 거친 상대를 만나게 될 때도 있다. 이런 상황에 부딪치면 상대방과 마찬가지로 거칠게 나가는 사람도 있고 반대로 부드럽게, 약하게 나가는 사람도 있다. 둘 다 정답은 아니다. 정답은 ‘상대방의 스타일이 아닌 협상 목적에 집중하는 것’이다. 상대방이 거친 성격인지, 다혈질인지, 비즈니스 매너가 없는지는 협상상황에서 중요한 것이 아니다. 협상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오로지 협상의 대상, 거래의 목적뿐이기 때문이다.

그렇다. 아무리 거칠고 무례한 협상 상대를 만났다고 해도 당황하거나 함께 흥분할 필요는 전혀 없다. 우리가 할 일은 상대방의 성격적인 결함을 고쳐주는 것이 아니라, 협상을 성공적으로 이끄는 것일 뿐이다. 목적을 달성해야 하는 협상상황에서 굳이 언성을 높여가며 상대의 성격적인 결함까지 고쳐주어야 할 이유가 있을까? 상대의 성격을 고쳐주는 것은 상대의 부모나 배우자가 할 일이지 협상 당사자인 내가 할 일은 아닌 것이다.

이론적으로 듣기에는 쉬운 이야기 같지만, 유사한 상황에서 상대의 거친 태도에 휘말리지 않기란 쉽지 않다. 그럴 때마다 마음의 평정을 유지하고, 내가 지금 눈앞의 상대를 만나서 시간과 에너지를 할애하고 있는 이유가 무엇인지, 내가 달성해야 할 협상 목표가 무엇인지를 되새겨보는 것이 성공적인 협상결과를 만드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엔티코리아 강원 대표

現) 엔티코리아 대표
現) 법무부 법질서 선진화과 전문강사 (Law Educator)
現) 한국 법교육센터 전문강사
現) 전국협상연구회 대표
前) 대림산업 도시정비사업팀, 조달팀
前) 현대자동차 본사 경영지원본부 총무팀
중앙대학교(서울) 법학과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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