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이 친구처럼 가까이 있는 맑고 청명한 하늘에 이끌려 책상에 앉아 있다가 창밖을 본다. 아파트 내부 도로에 흰색의 차 한대가 천천히 천천히 마치 CF를 찍듯이 미끄러지는게 아닌가! 모습을 감출때까지 우두커니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며칠 후, 신록이 무르 익는 5월에 제주도 서귀포를 찾았다. 천천히 사라진 흰색 차에 여운을 올리며...!

 

 

 



서귀포 여행을 하면서 박수기정과 대평포구를 돌아볼 계획으로 자연이 내어준 쉼, 히든클리프 호텔을 선택했다. 국내 호텔 중에 최대 47m로 투숙객 전용이며 사계절 온수풀, 지상에서는 15m, 엉또폭포가 35m 떨어진 가까운 곳에 인피니티풀이 있기 때문이었다. 요즘 장안의 화제를 넘어 제주도를 꼭 가야만 하는 이유가 될 정도라니...

제주도에서 살고 있는 지인과 지인 아들이 함께 했다. 룸은 욕조가 있는 디럭스 트윈베드 클리프뷰...

 

 

 



체크인을 하고 룸에 들어오자마자 내려다 본 인피니티풀...! 5월이지만, 날씨는 한 여름을 달리고 있어서 그대로 뛰어들고 싶을만큼 매혹적이었다. 주변에서 요즘 왜 서귀포의 히든클리프 이야기가 자주 오르내리는지 알 수 있었다. 하늘 아래 맑고 아름다운 영롱한 자연에 첫 눈에 반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곳은 투숙객 전용이어서 다른 호텔과 달리 사람들이 번잡하게 많지 않다. 그래서 더 가고 싶고, 조용히 자연의 숨 소리를 가까이서 들을 수 있어 매력적인 곳이다.

 

 

 



서귀포의 좋은 호텔에 발을 들여놓았다면 몰라도, 히든클리프에 발을 들여놓았다면 이 곳 저 곳을 돌아보는 건 사치다. 그냥 그대로 느림보가 되어 쉬어야만 한다. 그것이 영롱한 자연과 함께 하는 히든클리프에 대한 예의가 아닐까!

 

 

 



자꾸만 시선이 끌렸다. 엘레베이터를 타고 올라가고 내려가기를 두 번 했을뿐인데, 어느 새 마음에 스며들었나보다. 호텔 입구와 복도 등 곳곳에서 단아한 기품으로 나즈막히 숨 쉬고 있는 절제된 매력은 어디에서 나오는걸까? 특급호텔의 화려함을 드러내지 않고, 조용히 빛내주는 예스러움이 아름다웠다.

 

 

 



짐만 내려놓고, 곧바로 1층 인피니티풀로 내려갔다. 지인의 아들은 신나서 어쩔줄 몰라하며 즐거움을 만끽한다. 그러다 콜록콜록, 너무 좋아서 물도 맛있어 한다.

 

 

 



이 곳이 어느 곳인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자연이 내어준 곳에서 자연과 어우러지는 쉼 그 자체가 좋을뿐이었다. 그러면서 이런 시간을 만들어주고, 즐길 수 있게 해 준 아파트에서 CF 찍듯이 미끄러져간 흰색 차가 얼마나 고맙던지...!

 

 

 



지인은 아지랑이 위로 시원한 여름을 머금은 역동적인 한 마리의 돌고래 같고...

 

 

 



이름 모를 그녀는 물꽃을 피우며, 설렘을 가로지르는 인어공주가 되어 본다.

 

 

 



선베드나 카바나(사전예약, 10:30~22:30)에서 쉬어볼까? 연인, 가족, 친구들이 모여 여유로운 시간을 갖는 모습을 보는 그 자체도 나에게는 힐링이었다. 힘들면 눕고, 더우면 쉬고 그렇게 이 시간만큼은 게으름뱅이가 되는거다.

인피니티 바에서는 소설가 헤밍웨이가 즐겨 마신 모히또를 비롯해서 아침 전용(09:00~11:00) 풀모닝 세트, 와인과 생맥주가 판매된다.

 

 

 



선베드에 누워 한량으로 쉬다가 잠깐 뒤를 돌아보았다. 호텔 너머로 자연에 물들여지는 석양은 황홀한 아름다움을 나의 몸과 마음에 그려주었다. 어찌 한 번 보며, 그냥 지나칠 수 있으리! 웅장하고 신비스러운 자연을 담을 수 있는 곳에 있어서, 히든클리프의 추억은 잊혀질 수가 없을것이다.

우리 일행은 여유로운 쉼을 뒤로 하고, 풀을 나섰다. 더 머물고 싶었지만, 고픈 배를 참을수는 없는 법...! 20:30분 부터는 해피 아워가 시작되면서, 풀 피티가 열린다. 더욱이 화려한 조명 아래, DJ의 신나는 음악은 밤을 잊은 그대로 변신하게 해줄 정도로 익사이팅 하다고 한다.

 

 

 



저녁식사를 하고 호텔에 들어오자마자 지인의 아들은 침대에 털썩 눕는다. 인피니티풀에서 거의 시간을 보낸 행복에 바로 잠이 들었다. 그럴만도 하지! 지인과 나는 이런 얘기 저런 얘기를 나누며 또 다른 밤을 달랬다.
그렇게 아침은 싱그러운 햇살을 커튼 사이로 비쳐주었고, 우리는 답례로 힘찬 기지개를 켠다. 2층 파노라마로 내려가서 조식뷔페(07:00~10:00)로 든든한 아침을 맞이했다.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는가? 매일 아침 9시가 되면 20개 한정으로 갓 구운 Chi Chi 브레드를 만날 수 있다. 이 날, 우리는 먹는것마저도 느림보가 되었더니 갓 구운 고소한 브레드의 향기는 우리의 품으로 날아오지 않았다.

 

 

 



코스타리카 따라주와 브라질의 다스알마스 스페셜 원두를 핸드드립으로 내린다. 바리스타의 정열적인 눈빛과 정성으로 내려진 커피는 더욱 고급스러워 보인다. 매력적인 빛깔을 뽐내며 구릿빛깔로 선탠한 커피는 바로 인피니티풀로 달려가게 해주었다. 커피를 건네는 순간, 바리스타의 눈빛은 어느덧 친절한 호텔리어가 아니던가!

 

심흥섭Grant
여행가, 여행칼럼니스트, 호텔, 브랜드 홍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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