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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 예방, 어떻게 해야 할까요?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바쁜 업무 중에 갑자기 전화수신음이 울린다. 누굴까 하는 기대감에 발신번호를 확인하니 저장되지 않은 번호이다. 짧은 고민 후 바쁜 업무를 멈추고 전화를 받아 보면, 중국 억양이 섞인 듯한 어설픈 한국 발음의 상대방 목소리가 들린다. 보이스피싱이다. 업무의 흐름이 끊겼다는 깊은 짜증 후, 단지 휴대전화를 소유하고 있다는 것만으로 범죄의 잠재적 피해자로 노출되고 있다는 현실이 매우 씁쓸해진다. 주변에서도 너무나 쉽게 관련 경험담을 들을 수 있는 상황이기에 이제는 보이스피싱이 마치 일상의 일부분처럼 되어 버린 느낌마저 든다.

물론 대부분은 보이스피싱 범죄의 피해자로서 노출되는 경우만을 보거나 듣는 경우가 많겠지만, 변호사 업무를 수행하다보면 보이스피싱의 피해자뿐 아니라 가해 조직의 일원을 변호해야 하는 경우도 발생하게 된다. 종합적인 측면에서 고찰을 하면서 내린 결론은, 보이스피싱 예방은 시스템적인 차원도 중요하지만 그 이상으로 개개인의 인식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보이스피싱에 대하여 현명하게 대처하여 피해를 입지 않기 위해서도, 또 보이스피싱 범죄의 유혹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도 잘 알고,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

보이스피싱 범죄 중 가장 많이 발생하는 유형으로는 중국 내에 근거지를 둔 일당이 검찰청이나 경찰 또는 국가기관을 가장하여 국내에 전화를 해서 본인들이 만들어 놓은 인터넷 사이트에 접속하게 한 후 보안카드 번호 등의 정보를 취득하는 방식, 가족 중의 한 사람이 납치되었다는 협박을 하여 계좌에 입금하도록 하게 만드는 방식, 메신저 등을 해킹하여 메신저에 등록된 친구에게 돈을 빌리는 방식 등이 있다.

우선 범죄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전화가 오는 경우 피싱범죄라고 의심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국가기관에서 범죄수사 등을 위하여 보안카드나 공인인증서 비밀번호 등을 요구하는 일은 없으므로, 이에 속지 말아야 한다. 또한 가족들이 납치되었다는 전화나 문자를 받으면, 침착하게 납치되었다는 가족에게 연락을 취하여 확인을 해야 하고, 수사기관에 신고를 하는 것이 현명한 대처방법이다. 지인이 메신저로 금전차용을 요청할 경우, 바로 송금하지 말고 반드시 전화를 하여 확인을 하여야 한다. 이러한 대처방법에 대하여 잘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위와 같은 상황이 발생하면 당황하여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못 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차분한 마음으로 각별한 신경을 기울여야 한다.

대체 왜 이런 범죄행위를 근본적으로 뿌리 뽑지 못 하는 것일까?

보이스피싱 범죄단은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이 구성된다. 중국 등에 범죄시설을 갖추어놓고 전화를 하여 실제 업무를 하는 사람, 국내에서 대포통장을 소지하고 있는 인출책, 예금통장과 현금카드 등을 산다는 유혹에 빠져 자신의 통장과 현금카드 등을 판매하는 사람, 이렇게 세 부류로 나뉘게 된다.

결국 적발이 되더라도 가장 우두머리인 중국 조직의 경우 파악 및 처벌이 쉽지 않고, 국내에서 활동하는 인출책이나, 본인의 통장을 판매한 사람만이 처벌받게 되는 경우가 많기에 근본적으로 뿌리 뽑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보이스피싱행각은 형법상 어떠한 범죄에 해당하게 될까?

보이스피싱 범죄는 기본적으로 타인을 기망하여 재산상이익을 취득하는 것으로 형법상 사기죄 또는 컴퓨터사용사기죄에 해당된다. 직접 보이스피싱 범죄를 하는 사람 뿐만 아니라 인출책도 범죄행위의 일부에 가담하는 것이기 때문에 사기죄 또는 컴퓨터사용사기죄의 공범이되고, 통장의 주인은 사기죄 또는 컴퓨터사용사기죄의 공범 뿐만 아니라 전자금융거래법위반까지 성립하게 된다.

최근 보이스피싱이 사회적으로 워낙 큰 문제가 되고 있기 때문에, 다른 유형의 사기죄에 비해서 강력하게 처벌하고 있는 추세이다. 직접 실행을 한 조직원이나 인출책의 경우, 대부분 구속수사를 하고 있고, 통장을 판매하는 경우도 동종전과가 있는 경우, 징역형이 선고되는 경우가 많다. 돈을 벌 수 있다는 유혹에 빠져서 중국으로 가서 범죄에 가담하고, 단순히 돈을 뽑아오거나 통장을 파는 일이 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여 죄의식 없이 한 행동일지라도, 가혹한 결과를 낳게 된다. 또한 형사처벌로 끝이 나는 것이 아니라, 피해금액에 대한 민사적 손해배상 청구도 가능하게 된다.

하지만 실제 제일 큰 이익을 취한 보이스피싱 조직원은 중국 등에 있어 처벌이나 손해배상청구가 용이하지 않다. 결국 국내에 있는 인출책이나 통장의 주인이 모든 피해금액을 변제해야하는 일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전 통장을 빌려주면 돈을 준다길래 그냥 빌려주기만 했을 뿐입니다.’라는 변명은 통하지 않는다.

사람의 불안감 등을 이용해 이익을 취하는 각종 피싱범죄는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그렇기에 피해자는 범죄수법에 대하여 미리 파악하여 피해를 방지하여야 할 것이고, 인출책이 되라는 권유나, 통장을 판매하라는 유혹이 들어올 경우에는 안 좋은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것을 분명히 인식하고 관련기관에 신고하는 것이 현명한 대처방안일 것이다.

 

김성일 변호사

(현)법무법인 가율 변호사
(전)법무법인 민후 변호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검사직무대리
사법연수원 41기 수료
제51회 사법시험 합격
연세대학교 법학과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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