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내커

스마트폰이 만든 디지털 질병들

속도에서 깊이로 / 윌리엄 파워스 지음 / 임현경 옮김 / 21세기북스

 
 우리 모두 궁금하다. 스마트폰은 삶을 정말 스마트하게 만드는가. SNS(social network service)를 이용한 네트워크는 확장될수록 좋다는’디지털 맥시멀리즘’은 참인가. 칼럼니스트이자 미디어 비평가인 저자의 답은 ‘아니다’이다. 디지털 네트워크 덕에 다들 세상과 가까워졌는진 몰라도 스스로 느끼고 생각하는 법은 잃어버렸다는 것이다.

하버드대 언론 · 정치 · 공공센터에서 실시한 연구를 기반으로 한 이 책에서 그는 디지털 네트워크에 대한 의존이 사람을 지나치게 외부 지향적으로 만든다고 지적했다. 사람은 남과 연결되려는 욕망과 혼자만의 자유를 누리려는 욕망을 함께 지니되 중요한 건 둘의 균형을 찾는 것인데 디지털 세상은 연결된 삶만 좇도록 부추긴다는 얘기다.

왜 아니랴.눈 뜨자마자 인터넷과 휴대폰을 통해 밤새 누가 내게 연락했는지,남들은 어떻게 지내는지 알고 싶어한다. 게다가 스스로 자신의 정체성를 확립하려 애쓰던 과거와 달리 디지털기기 속 상호작용을 통해 존재감을 확인하려 든다. 내게 관심을 가진 사람이 얼마인지,누가 내 말에 주목하는지로 가치를 측정하려 애쓰는 셈이다.

틈만 나면 문자메시지와 이메일을 확인하고 웹서핑을 하는 것은 물론 페이스북 담벼락을 살피고 트위터에 댓글도 단다. 이러니 어디서건 한 가지 일에 단 3분도 온전히 집중하기 힘들다는 마당이다. 흐트러진 집중력을 회복하자면 빼앗긴 시간의 10~20배가 필요하다고 돼 있다. 1분만 딴짓을 해도 제자리를 찾는 데 15분은 걸린다는 말이다.

디지털 세상에 대한 맹신과 의존은 사람을 초조와 불안에 시달리게 만든다. 책에 따르면 심한 경우 주의력결핍장애(ADT) 증세도 야기한다. 이메일을 확인할 때마다 잠시 숨이 멎으면서 심하면 스트레스성 질환을 유발하는 ‘이메일 무호흡증’과 휴대폰 없이는 잠시도 견디지 못하는 ‘노모포비아(nomophobia)’란 질환도 등장했다.

디지털 중독 증상은 조직의 생산성도 감소시킨다. 비즈니스 리서치 회사인 바섹(Basex)은 직장인 대다수가 그런 방해요인 때문에 근무시간의 25% 이상을 허비하고,그로 인한 경제적 손실 또한 연간 9000억달러에 이른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 · 인텔 등 인터넷 관련 업체는 2008년 학자 · 컨설턴트 등과 함께’정보과잉 연구그룹’을 구성했다. 정보 과잉에 따른 업무 차질과 생산성 저하에 대한 해결책을 찾기 위해서다. 인터넷 중독에서 벗어나자는 움직임도 나왔다. ‘휴대폰 던지기 게임’과 외딴섬에서 전자기기 없이 지내는 프로그램이 그것이다.

저자가 플라톤 · 세네카 · 셰익스피어 · 구텐베르크 · 소로 · 맥루한 등 오늘날 못지 않은 변혁기에 탄생한 위대한 인물 7명의 삶을 통해 내놓은 해결책은 극히 단순하다. ‘가끔은 세상과 거리를 두고 혼자만의 시간을 가져 보라’는 것이다. “멈추고 호흡하고 생각하라.마음의 온도를 낮춰라.그래야 세상의 속도를 늦추고 때 없이 엄습하는 불안도 줄일 수 있다. ”

박성희 수석논설위원 psh77@hankyung.com

35년반의 언론인 생활 끝에 늦깎이 훈장이 된 글쟁이.
나이에 상관없이 지금이 화양연화요, 내 인생의 꼭지점이 아직 남아 있겠거니 믿으며 매사 열심히 대드는 철 안든 아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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