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정원…마음 속 잡초부터 뽑아라

입력 2011-12-20 00:00 수정 2011-12-27 17:40
잡동사니로부터의 자유 | 브룩스 팔머 지음 | 허수진 옮김 | 초록물고기

 

 열일곱 켤레 중 신는 건 세 켤레뿐.'숍-스마트'란 잡지에서 18세 이상 미국 여성 100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평균이 그렇고,13%는 서른 켤레 이상 갖고 있다고 답했다. 대부분 1년에 세 켤레 정도 새로 구입하는데 그 가운데 19%는 단순히 기분 전환용이었다.

꼭 필요하지도 않은데 사들인 결과 신지도 않는 구두가 쌓이는 셈이다. 우리나라 여성도 비슷할 가능성이 높다. 쓰지 않으면서 지니고 있는 물건이 어디 구두뿐이랴.살다 보면 옷이며 살림살이,책과 CD,화장품까지 온갖 것들이 집안을 가득 채운다. 애써 넓혀 간 집도 금세 다시 좁아져 답답해지기 일쑤다.

코미디언이자 '잡동사니 처리 전문가'인 저자 브룩스 팔머는 "제발 그러지 말라"고 조언한다. 잡동사니에 치여 살다간 행복은커녕 변화와 발전 모두 불가능해진다는 지적이다. 메시지는 간단명료하다. 물건이든,마음이든,사람에 대한 집착이든 버리고 비워야 자유로워지고 새 것이 들어설 자리도 생긴다는 것이다.

책에 따르면,집안 물건 75%는 쓰지 않는 잡동사니다. 뭔가 사들이는 건 현재에 만족하지 못하는 탓이다. 하지만 물건은 우리를 대변할 수 없다. 소유물로 시선을 끌고 환심을 사려는 욕망은 헛헛함을 더할 뿐이다. 우리는 스스로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잘 살고 있다. 집은 창고가 아니다.

치우지 못하는 건 변화에 대한 두려움 탓이다. 잡동사니는 사람을 과거에 가둔다. 그러나 지난날에 매이는 건 추락의 시작이다. 과거를 버려야 인생을 있는 그대로 사랑할 수 있다. 트로피나 상패를 처치할 때 망설여지면 자문하라."이걸 간직하면 인생이 더 풍요로워질까 아닐까. "

움켜쥐고 있다고 뿌듯해 하는 것 대부분이 실은 올가미다. 비싼 것도 마찬가지다. 아깝다고 두면 볼때마다 돈을 낭비했다는 자책감만 더한다. 러닝머신에서 뛸 때보다 강아지를 데리고 산책할 때가 더 행복하다면 당장 치우는 게 맞다.

잡동사니는 집안에만 그득한 게 아니다. 마음 속에도 과감하게 정리해야 할 것들 투성이다. 불평불만,해결책도 없는 걱정,비난,알 수 없는 미래에 대한 고민,지난날의 상처,인정받고 싶은 욕구,뭔가 감춘 데서 비롯된 죄책감과 두려움,남의 인생에 대한 참견 등 온갖 부질없고 부정적인 생각이 그것이다.

마음 속 잡동사니를 털어내지 못하면 정신과 영혼 모두 질식당한다.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는 데다 잠재능력을 잃어버림으로써 스스로를 좌초시킨다. 인간관계에 연연하는 것도 잡동사니에 지나지 않는다. 부모와 자식 등 가족에 대한 과도한 책임이나 집착,모든 사람에게 사랑받으려는 욕심에서도 벗어나야 한다.

긴 얘기 끝에 저자는 결론짓는다. '인생은 정원이다. 잡초를 뽑아야 잔디든 나무든 제대로 자라고 열매도 맺는다. 잡동사니 정리는 식별력을 높인다. 허상과 껍데기를 벗어던져야 삶의 에너지와 자유를 발견할 수 있다. ' 위대한 경영자들이 말하는 성공의 지혜 역시 압축과 간소화다. 버려 보자,당장.

박성희 수석논설위원 psh77@hankyung.com

늦깎이 훈장이 된 글쟁이. 내 인생의 꼭지점이 아직 남아 있겠거니 믿으며 매사 열심히 대드는 철 안든 아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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