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 창업시 국내 공급자와의 관계 설정

입력 2017-03-27 09:14 수정 2017-03-27 09:14
청년 취업, 해외영업이 답이다 -국내 공급자와의 문제

 

젊은 무역상이 보는 제조업자와의 어려움
청년들이 무역 분야에서 창업을 하려면 어쩔 수없이 무역업이나 무역대리업으로 시작할 수밖에 없다. 경험이 일천한 그들이 부동산을 임대하거나 구매하고, 그 위에 생산 설비를 설치한 후에 이를 움직일 기술자와 노동자를 고용하여 생산한다는 것은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이러한 일은 기술적인 지식은 물론이고 여러 사람을 다루어야 한다. 사람관계에 익숙하다고 생각하는 중장년층도 어려워하는 노사관계를 젊은 층이 감당하기에는 아직 경험이 부족하다. 그렇기에 일단은 남이 만든 제품을 수출하면서 차차 경험을 쌓아가는 게 정석이다. 그래서 이들로서는 팔릴 만한 물건을 찾아서 해외 바이어들과 거래를 성사시키는 것이 급선무이다. 그런데 실제로는 좋은 물건을 찾는 것만큼이나 좋은 공급처를 만나기가 어렵다. 그래서 박람회장에 가서 괜찮다 싶은 물건을 가지고 나온 전시업체를 만나면 반가운 마음에 명함을 주고 거래를 트고 싶어 한다. 그렇지만 상대방은 오히려 시큰둥하다. 왜 그럴까? 별로 반가워하지 않는다. 때로는 명함을 주는 것조차 아까워한다. 내가 노력해서 자기네 물건을 팔아준다고 하는 데 왜 이렇게 차갑게 대하지? 섭섭한 점이 많고 그들을 처음 대하기가 두렵다는 창업자도 있다. 어렵게 만나서 물건의 가격을 받아서 수출 거래를 성사시켜도 문제는 여전히 많다. 그 중에서 풀기 어려우면서도 신뢰만 있다면 금방 해결되는 것이 수출 대가를 어느 정도, 얼마나, 얼마 긴 시간동안 받아야 하는 지의 문제이다.

 


위의 질문은 ‘무역 무작정따라하기’카페에 가장 자주 올라오는 종류의 질문이다. 공급업체로부터 얼마의 커미션을 받아야 하는 지, 공급업체와 수입업체의 정보를 양 쪽이 모르게 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등등. 그리고 적지 않은 무역창업자들이 이런 면에서 실패를 하고, 실망을 하여 포기하고 마는 경우도 많다.

제조업자가 보는 젊은 무역상과의 어려움
내가 대구에서 양말 공장을 운영할 때의 일이다. 어느 날 인터넷을 보다가 나의 양말을 찾았다면서 젊은 사장이 연락이 왔다. 내가 생산하는 양말을 미국에 수출하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 어떻게 팔아야 하는 지, 어떤 제품이 미국에 잘 나가는 지, 미국 남부와 북부, 동부와 서부의 시장차이를 말해주면서 잘해보라고 했다. 물론 샘플을 꽤 많이 주었다. 하지만 그 다음에는 연락이 뚝 끊어졌다. 사실 제조 공장을 하다보면 이런 일들이 상당히 자주 일어난다. 처음에는 10만원이 넘는 정도의 수량을 샘플로 그냥 주었었다. 그래서 물건을 공짜로 주니 사람들이 본전 생각이 나지 않아서 그런가 하고 샘플 값을 넉넉히 받고, 대신 본 수출이 이루어지면 샘플 값의 두 어 배를 깍아 주겠다 고도 해보았다. 결과적으로 나는 나 말고 다른 사람이 내 양말을 해외로 수출해 본 적이 없었다. 아마 나뿐만 아니라 수많은 제조 공장들이 나와 비슷한 일을 겪었을 것이다. 그렇다고 오는 사람을 막지는 않았지만 별로 환영을 하지 않았다. 제조 업자의 입장에서 보면 무역하는 업체들을 믿기가 어렵다. 우선 무역업을 하는 사람들은 제조업체의 물건을 자기 물건이라는 생각을 훨씬 덜 한다. 그들은 생산 설비를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얼마든지 해외에 파는 물건을 바꿀 수 있다. 좀 어렵거나 힘들거나 복잡하면 쉽사리 다른 물건으로 수출 아이템을 변경한다. 그건 아직 장사를, 세상을 배워가는 입장에서 보면 당연하다. 한 우물을 파기에는 아직 둘러봐야 할 품목들이, 장사하는 방법들이 너무 많기 때문에 서둘러서 한 두 업종으로 정하기에는 위험이 크고, 또한 기회도 많아 보인다. 뭔가를 알고, 성과가 있어야 뿌리를 내리겠지만 그들의 여건은 아직 이르다. 하지만 반대로 공장의 입장에서 보면 잠시 지나가는 뜨내기들에게 무엇이라도 기대할 건덕지가 거의 없다. 그냥 물건만 준다고 팔리는 게 아니다. 내 물건을 팔겠다는 사람이 오면 그들에게 제품에 대한 설명을 해야 한다. 제조자 입장에서 보면 제품이고, 오퍼상 입장에서 보면 상품이다. 똑같은 물건이라도 제품이라고 적는 사람과 상품이라고 적는 사람은 당연히 물건에 대한 지식의 깊이와 애정이 다를 수밖에 없다. 제품이라고 적는 사람은 만드는 과정에서 수없이 만져보고 느껴보고 하면서 오랜 세월을 지낸다. 당연히 각 제품  의 미세한 차이를 잘 안다. 실제로 제품이 불량인 지 아닌 지의 여부는 소비자가 불량이라고 불평하기 전에 제조업자, 도매상의 기준이 먼저 적용된다. 그 제품과 같이 적어도 10년 정도는 지낸 사람들의 기준은 그야말로 소비자가 알지 못하는 수준까지 내려가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런 사람들과 대하면서 그들에 대한 존경심은 둘째 치고, 자기가 팔아준다는 건방진 생각으로 공장을 방문한다. 실제로 그런 일들이 별로 일어나지도 않는다는 것을 아는 사람들한테. 물건을 깊이 알려고도 하지 않고, 그야말로 그 물건을 들고 나가서 바이어에게 보여주면 탁하고 팔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제 막 사업을 시작하고 넉넉한 수입이 없는 그들의 입장에서 보면 당연하겠지만, 그들을 붙잡고 제품과 사업에 대하여 가르칠 수는 없다.

무역창업자의 제조업체와의 관계 설정은?
빨리 빨리 성과를 이루어 생업을 이어가야 하는 무역 창업자와 기존의 거래선이 있으면서 매출을 수출이든 내수이든 간에 늘리고 싶어 하는 제조 공장과의 관계는 어떻게 설정해야 좋을까? 이건 제도적으로 풀어야 할 것과 양 당사자 간에 신뢰로 풀어야 할 것이 있다. 제도적으로 풀어야 할 것이야, 마지막 결론 부분에서 언급하겠지만 양 당사자 간에 풀어야 할 문제는 역시 신뢰와 희망의 문제이다. 그리고 그 중에서 더 노력을 해야 할 사람은 역시 신규 창업자일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기존의 제조 공장은 어떤 형태로든 이미 사업을 경영하고 있고 자신의 물건을 만들고 있지만, 신규 창업자는 무에서 유를 창조해야 한다. 투자한 자금이나 시간을 비교해 볼 때 매우 초보적일 수 밖에 없다. 배우는 입장에서라도 제조 공장에 대한 접근을 좀 더 신중히 해야 한다.

 

위의 그림처럼 무역업이든 무역대리업이든 간에 결국은 중개업자이다. 부동산 중개업자가 집을 직접 만들지 않고 집을 살 사람과 집을 팔 사람 사이의 정보를 이용해서 중개수수료를 받듯이, 무역업도 만드는 사람과 살 사람 사이의 정보를 이용해 커미션을 받는다. 결국은 내가 갖고 있는 정보가 많고, 꾸준히 새로워져야 국내의 생산업체나, 해외의 수입업체가 나에게 커미션을 지불할 용의가 있게 된다. 문제는 처음 무역 창업을 했을 때는 정보나 경험이 없다. 이럴 경우는 별다른 방법이 없다. 가서 배우며 물건에 대한 공부를 해야 한다. 그래서 처음 창업을 했을 때는 많은 아이템을 하면 안 된다. 2-3개의 아이템을 신중하게 고른 후 그 제품들에 대한 자료를 최대한 빨리 익숙해져야 한다. 그리고 해외 시장정보에 대한 자료를 제공하며 이 거래가 장기적으로 서로 간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믿음을 주어야 한다. 제조업체의 입장에서 보면 신입 사원을 뽑는 것이나 마찬가지 인 셈이다. 신입 사원은 한동안 제품과 영업에 관한 사항을 가르쳐야 하듯이, 새로운 무역업체가 자기 물건을 팔겠다고 나서면 오히려 시간을 내서 가르쳐 주어야 한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산업자원부와 무역협회가 운영하는 GTEP(Global Experts incubating Program)은 제조업체와 장래의 무역업체 운영자와의 상당히 바람직한 연결고리라고 볼 수있다. GTEP은 교육과 실습으로 해외시장에서 활약 가능한 무역 전문가를 양성하는 프로그램으로, GTEP사업단은 온.오프라인을 통해 중소기업제품을 마케팅하고 수출을 주선하는 역할을 한다. 제조업체의 입장에서 보면 학교라는 매개체를 통하여 수출할 길을 만들어 낼 수 있고 또한 그 과정에서 금전적이나 시간적 지원을 받으니 좋고, 학교 입장에서는 무역을 하고자 하는 학생들이 어려움을 덜 겪고 초기 창업과정을 겪어 볼 수있으니 좋다.

한남대 지역특화청년무역전문가 양성사업단(이하 GTEP사업단, 단장 한기문 무역학과 교수)은 지난 4일부터 7일까지 베트남 호치민시에서 열린 2015 베트남 한국유통상품전에 참가해 150만달러 이상의 수출 상담 실적을 올렸다고 9일 밝혔다. 한남대 GTEP사업단은 이번 전시회에 맥스웨이브(충전기) 에코바이오(화장품) 스킨리더(화장품) 대덕랩코(화장품) 더에스(액션캠) 페인트팜(스크린페인트) 비가림(차양막) 세레코(화장품) 등 8개 협력사의 제품을 가지고 참여했다. ...... 이를 위해 한남대 GTEP사업단은 베트남 전시회를 앞두고 두 달 전부터 아이템 선정부터 부스선정, 물품 배송, 부스 디스플레이 구상, 현지 마케팅 구상, 바이어 접촉 등 모든 과정을 직접 구상하고 참여해 300건 이상의 수출 상담과 150만 달러 이상의 수출 상담 실적을 올렸다.  ...... 한남대 GTEP사업단은 현재 5개팀 36명의 학생으로 구성돼 있으며, 무역실전 교육과 현장훈련 등을 통해 무역전문가로 성장하고 있다. (아주경제, 2016.2.3.)

제조업체와 무역업체의 관계는 제도로만 풀 수 있을 정도로 단순하지 않다. 이전에는 중소기업의 해외 수출 역할을 많이 했던 종합무역상사가 있었지만, 그들의 활동 영역이 축소되었다. 그 자리를 대신하여 전문 무역상사라는 역할을 만들었다. 하지만 그들이 아직 어느 정도의 역할을 한다는 소식을 듣지는 못하였다. 하지만 이런 저런 방법을 많이 만들어내고 시행할수록 서로 간에 윈-윈 할 길은 많아진다. 중국이 저리도 순식간에 수출대국이 된 것은 제조업체와 수출업체가 서로 도왔기 때문이기도 하다. 우리도 이제는 제조업체가 수출해야 한다는 단순 논리에서 벗어나 더 많은 무역업체가 생길수록 수출도 늘어나고, 국내 경제도 활성화될 수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89-95년 대한무역진흥공사 근무,
95년부터 드미트리상사 운영.
Feelmax 라는 브랜드로 발가락양말을 핀란드등에 수출하고, 맨발 운동용 신발을 수입.
무역실무 및 해외 영업 강의
지은책 : 무역 & 오퍼상 무작정 따라하기, 책은 삶이요 삶은 책이다, 국제무역사 2급 단기 완성, 결국 사장이 문제다 등 다수
drimtru@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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