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과 섹슈얼리티 | 셰어 하이트 지음 | 이경미 옮김 | 굿모닝미디어
 

인사담당자 70%가 채용 시 여풍을 실감한다는 마당이다. 필기시험 상위는 거의 몽땅 여성이라 면접점수로 남녀 합격 비율을 조정해야 할 지경이라고도 한다. 문제는 선발 이후다. 직장 내 여성은 물론 관리직 비율 또한 높아지는데도 불구,남녀의 성 역할에 대한 통념 때문에 여성은 물론 남성도 혼란스러워한다.

많은 남성들이 전통적으로 남성의 영역이었던 곳에 여성이 들어오면 골치 아프다고 여긴다. 여성이 남성을 제치고 승진하면 자존심에 상처를 입는다. 여성은 여성대로 '여성은 남성보다 두 배는 열심히 일해 자신을 증명해보여야 한다'거나,'여성은 최고의 진가를 발휘할 수 없으면 차라리 집에 있는 게 낫다'고 말한다.

남성과 여성은 친구가 될 수 없다, 여성의 승진 뒤엔 능력 외에 또 다른 요인이 있을 것이다라는 편견에 사로잡힌 이들도 적지 않다. 게다가 대중매체는 낡아빠진 고정관념을 끊임없이 확대 재생산한다. 여성 리더는 고약하거나 위험천만한 유혹자로,남성은 넉넉하고 중재력도 뛰어난 인물로 그려내는 게 그것이다.

여성은 통제력을 행사하고자 할 때마다 공격적이고 독단적으로 비쳐져 거부당하는 건 아닐까라는 두려움에 빠진다. 남성은 그런 두려움이 있는지조차 모른다. 여성이 직장에서 성취하는 업적은 상당 부분 의도적으로 무시된다.

10여년 전 미국도 똑같았던 모양이다. 책은 여성인력 급증에 따른 직장 내 역학관계 변화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라는 물음에서 출발한다. 원제는 '섹스 & 비즈니스(Sex & Busiess)'.다소 야한 제목과 달리 내용은 더없이 진지하다.
저자 셰어 하이트(69)는 1976년 '여성의 성에 관한 하이트 보고서'로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던 젠더(性) 문제 전문가다. 사회적 금기였던 여성의 성(性) 문제를 과감하게 끄집어냈던 그는 2000년에 펴낸 이 책에서 "이젠 성 역할에 대한 철 지난 통념을 극복하고 남녀가 서로의 장점을 끌어안아야 할 때"라고 말한다.

10개 글로벌기업에 대한 조사를 바탕으로 쓴 책에서 그는 남녀가 공존하기 위해 실행해야 할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한다. '여성과 일하기 위해 남성이 알아야 할 것들' '남성과 일하면서 여성이 알아야 할 모든 것' '여성끼리 일하는 법'까지.

삭제하고 입력해야 할 생각들, 그것을 바탕으로 한 훈련법,필요한 지침으로 나눠 제시한 의식전환법은 국내 각 직장에서 당장이라도 적용 가능해 보인다. 직장동료와의 원만한 관계를 위한 지침 네 가지는 사회 초년생 모두 금과옥조로 삼을 만하다. '질문하라.말하는 동안 상대에 대한 부정적인 태도를 갖지 말라.업무를 잘 알고 거기에 열중하고 있다는 걸 알려라.함부로 판단하지 말라.'

 
늦깎이 훈장이 된 글쟁이. 내 인생의 꼭지점이 아직 남아 있겠거니 믿으며 매사 열심히 대드는 철 안든 아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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