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운 트레킹, '소래산' 즐기기

입력 2017-02-03 16:13 수정 2017-02-03 16:13

서울의 서부권 그리고 부천이나 인천에 거주하시는 분들이 즐겨찾는 산은 어디일까요?
계양산, 문학산, 소래산 정도가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서울의 북한산, 관악산, 청계산도 부담스런 거리는 아니지만 말입니다. 그러나 수도권의 동쪽에 위치한 명산들을 섭렵하려면 작심해야만 하겠지요.

 

 


인천, 시흥 분들이 즐겨찾는 나지막한, 소래산(299m)'으로 향합니다. 그래도 이쪽 지역에서는 계양산(395m) 다음으로 높은(?) 산이랍니다. 소래산으로 오르는 길은 하고많습니다만, 이번엔 부천역에서부터 걸었습니다. 부천역 남쪽방향 16번 출구를 나와 성주로를 따라 직진해 걷다가 태경삼익아파트 못미친 지점에서 왼쪽으로 한 블럭을 건너면 하우로와 만나게 됩니다. 하우로를 따라 50m 정도 더 걸으면 '성주산 친환경 쉼터'로 통하는 입구가 눈에 들어옵니다. 바로 동네 뒷동산인 성주산 오름길이지요.

너른 산길 위로 잔설이 하얗게 얼어붙었습니다. 미끄럼 타기에 딱 좋을만큼 완만해 비닐포대 생각이 절로 납니다. 날씨가 은근히 매서워 넥워머를 코밑까지 끌어올렸습니다. 발길에 다져진 눈길에 엉덩방아를 찧고나서야 신발에 아이젠을 걸었습니다.

 

하우고개를 가로지른 출렁다리를 건넙니다. 하얀 눈길에 햇살이 내려앉아 눈이 부셔 정수리에 올려놓은 선글라스를 내려쓰니 한결 눈이 편합니다.

눈(雪)에 반사된 자외선에 눈(眼)이 장시간 노출되면 안구 각막에 손상이 일어난다고 들었습니다. 이를 일컬어 설맹 증상이라 하지요. 여름철 자외선 반사율이 5~20% 정도인데 비해 겨울철은 85~90%로 상당히 높아 자외선을 차단해주지 못할 경우 시신경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겨울산행 시, 선글라스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인 것입니다.

출렁다리를 건너서부터 군부대 초소가 있는 능선까지는 줄곧 오르막입니다. 나무계단에 얼어붙은 눈이 연신 아이젠에 찍혀 바스라집니다.

 

초소 앞 쉼터 정자에서 산객들이 하얗게 입김을 뿜으며 호흡을 가다듬습니다. 철조망 안 초병의 시선이 무심한 듯 한 곳을 응시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교대 근무자를 기다리는 중일 겁니다.

 

철조망을 따라 남쪽 방향으로 능선길을 오르락내리락 걷습니다. 철조망 안은 유격훈련장이었으나 지금은 폐쇄된 듯 합니다. 코스를 보며 걷자니 그 옛날 훈련받던 기억이 삼삼하네요.

 

철조망이 거마산 방향으로 휘어도는 지점에서 능선길을 버리고 남쪽방향으로 산비탈을 내려서면 산길은 소래산으로 연결됩니다. 발아래로 서울외곽순환도로가 소래산을 경계지으며 시원스레 내달립니다.
소래산은 인천대공원 쪽에서 보면 거대한 고분처럼 유순해 보이지만 시흥 쪽에서 보면 날선 삼각뿔처럼 뾰족한 모습입니다. 송전철탑을 지나 소래산 산자락으로 올라붙었습니다. 산허리를 감아도는 순한 길을 버리고 가파른 오름길을 택했습니다. 완만한 길을 걷다보니 땀이 식어 몸이 으스스해진 때문이지요.

 

거친 호흡을 토하며 설사면을 오르는 맛, 정말 좋은데 양에 차진 않네요. 금새 소래산 정상에 닿았습니다 잠깐 간만 본 셈입니다.

 


울퉁불퉁 모난 봉우리가 오늘만큼은 하얗게 정리되어 있습니다. 새하얀 옥양목을 펼쳐 놓은 듯 눈부십니다. 소래포구, 인천대공원, 시흥, 부천 방향이 눈에 들어옵니다. 맑은 날엔 육안으로 서해 바다가 훤히 보이는 곳이지만 오늘은 그렇지 못합니다. 저멀리 가스가 띠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지요.


서울 근교에는 전철로 갈 수 있는 산이 참 많습니다. 소래산도 그 중 한 곳입니다. 주변 몇몇 나지막한 산을 이어 걸으면 이동거리도 늘릴 수 있어 주말에 부담없이 다녀 올 수 있는 산으로 추천합니다.

 
주말 산에 푹 빠져 사는 트레킹 매니아로서 산행 관련 기록을 사진과 함께 소개하는 山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다.
전문 월간지(3종:월간 봉제기술/배관기술/플랜트기술) 편집주간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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