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로워십, 바버라 켈러먼 지음 / 이동욱·김충선·이상호 옮김 / 더난출판사

가수 옥주현이 '나는 가수다' 탈락 후 "잘못 살았나 싶은 생각이 든다"고 털어놨다. 1차 경연에서 6위를 하자 '2차에서 떨어지더라도 7위는 면했으면 좋겠다'던 바람과 달리 결국 꼴찌를 해 하차한 데 대한 소회다. 나가수의 순위는 전적으로 관객평가단에 의해 결정된다. 출연진의 생존 여부가 팔로워에 달린 셈이다.

책은 이처럼 막강해진 팔로워의 힘을 다룬다. 저자는 리더십 전문가로 유명한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교수다. 그런 그가 이젠 리더십보다 팔로워십에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리더가 모든 걸 좌우하고,직책을 앞세워 권력을 함부로 휘두르던 시대는 지났다는 것이다.

실제 정보 혁명으로 누구도 완벽한 통제력을 갖지 못한다. 중국의 지도층조차 블로거들을 완전히 막을 수 없다. 기업과 문화권력자도 마찬가지다. 20년 동안 라 스칼라극장 오케스트라를 휘둘렀던 지휘자 리카르도 무티도 연주자 · 목수 · 경비원이 한목소리로 완고하고 권위적인 태도를 문제 삼자 쫓겨났다. 황제적 최고경영자(CEO)는 더 이상 존재하기 어렵다.

저자는 그렇다고 리더와 팔로워가 대등한 건 아니라고 잘라 말한다. 권력 · 권한 · 영향력을 많이 가진 쪽이 리더,덜 가진 쪽이 팔로워란 설명이다. 어느 조직이든 권력 관계가 존재한다는 불편한 진실을 희석시키고자 팔로워 대신 구성원이란 단어를 쓰거나 권한 부여와 팀 같은 수평적 개념을 도입했지만 권한이 쉽게 공유된다는 생각은 착각이란 얘기다.

그에 의하면 리더는 이끌고 팔로워는 따른다. 서로 필요로 하는 걸 제공하는 공정한 교환인 까닭이다. 소속감 · 안정 · 안전에 대한 욕구도 한몫한다. 비효율적이고 비도덕적인 나쁜 리더도 따른다. 저항할 때 치러야 하는 대가가 크다는 이유다. 그러나 보이는 게 전부는 아니다. 권력이 위협적일수록 약자의 가면은 두꺼워진다.
팔로워의 유형은 고립자 · 방관자 · 참여자 · 운동가 · 불나방으로 구분된다. 고립자는 리더와 조직에서 완전히 분리돼 힘도 없고 정보도 없는 자,방관자는 지켜보면서 참여하지 않는 자,참여자는 영향력을 최대한 발휘하는 자,운동가는 의욕적이고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자,불나방은 목적을 위해 죽을 각오로 뛰어드는 자다.

팔로워십은 하급자와 상급자의 관계 또는 상급자에 대한 하급자의 대응이다. 나쁜 보스는 어디에나 있다. 리더의 7분의 1만 역할모델이란 연구 결과도 있다. 저자는 그동안 좋은 리더십 발전에만 신경쓴 나머지 나쁜 리더를 저지하는 문제의 중요성은 저평가됐다며 모든 리더가 효율적 · 윤리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그렇지 않을 때 이를 바로잡는 건 팔로워의 몫이라고 강조한다.

저항하는 게 위험한 만큼 가만히 있는 것도 위험하며,적절하고 효과적인 반항은 리더의 팔로워에 대한 인식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그가 소개한 좋은 팔로워가 되기 위한 다섯 가지 전략은 나쁜 리더에게 시달리는 팔로워들 모두 참고할 만하다. '조용히 저항할 것,위협을 기회로 바꿀 것,협상할 것,소소한 승리를 이용할 것,단체행동을 할 것'이 그것이다.
늦깎이 훈장이 된 글쟁이. 내 인생의 꼭지점이 아직 남아 있겠거니 믿으며 매사 열심히 대드는 철 안든 아줌마.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