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내커

최성봉의 맑은 노래가 준 기쁨

  최성봉의 ‘넬라 판타지아’
 
 나이가 들면 웬만한 일엔 무덤덤해집니다. 이것저것 주워들은 게 늘어나서 그렇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세상 일이란 게 겉으로 드러난 것과 다른 게 많다는 걸 알게 된 결과지요. 어지간한 일은 일단 의심부터 하는 버릇이 붙은 건 일종의 직업병이구요.

 남들 모두 감탄하고 있는데 “그게 뭐” 그런 생각이 들 땐 민망하고 미안하기도 합니다.하지만 어쩌겠습니까. 덩달아 감동한 척할 수도 없고. 그래도 전처럼 “그게 아니고” 식으로 찬물을 끼얹진 않습니다. 그처럼 고약한 일도 없다는 걸 깨닫게 된 덕이지요.

tvN의  ‘코갓텔(Korea’s got telrent)’에 출연한 최성봉씨의 ‘넬라 판타지아’는 그런 저에게도 감동이었습니다.어쩌면 노래를 그렇게 맑고 깨끗하게 부르는지. 온갖 고생을 다했다는데 얼굴 또한 때묻은 흔적이 별로 없고. 무엇보다 노래하기 전에 털어놓은 한  마디는 돌처럼 딱딱해진 제 가슴도 뭉클해지게 만들었습니다. 

  세살 때 맡겨진 고아원에서 매질을 견디지 못해  다섯살 때 뛰쳐나온 뒤 10년간 거리에서 잤다는 얘기도 기가 막혔지만 그보다 제 마음을 울린 건 “노래 부를 때만큼은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되는 것같다”는 말이었습니다. 문득 고단할 때마다 아무 노래나 흥얼거리던 예전의 제 모습이 떠오르면서 잠시 먹먹해진 가슴을 쓰러내려야 했습니다. 

 영화 ‘쇼생크 탈출’에서 앤디가 문 걸어잠그고 틀어준 노래를 듣고 레드가 하던 말도 생각났구요.”나는 여자의 노래가 그렇게 아름다운 줄 처음 알았다.노래가 울려퍼지는 동안 우리는 모두 한 마리 새가 되어 높은 하늘을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것같았다.”

 노래엔 이렇게 기적같은 힘이 있습니다.현실의 그 어떤 괴로움과 슬픔도 견디고 영혼을 자유롭게 만드는. 맑은 노래는 더하지요. 교회에서도 성가대의 찬양이 아름다우면 때로 목사님 설교보다 훨씬 은혜스러울 때가 많습니다. 머리가 아닌 가슴에 와닿으니까요.        
 
 최성봉씨의 ‘넬라 판타지아’는 신기할 만큼 담백했습니다. 지하도나 공중화장실에서 자며 껌팔이를 했다는 사람의 흔적같은 건 어디에도 없더군요. 초등학교와 중학교도 못다닌 채 검정고시로 예고에 들어갔다는 얘기를 들으면서 요즘 유행하는 ‘회복탄력성’도 생각났습니다. 제아무리 극악한 상황에 놓인 사람도 10%는 밝고 건강하게 자라고, 그 어떤 난관도 극복하기만 하면 이전보다 한층 더 탄탄하고 뛰어난 사람으로 변할 수 있다는 이론 말입니다.

 사회나 환경 탓만 하다 보면 성장이나 발전은 불가능하겠지요. 사람에겐 세상 그 무엇도, 아니 하늘도 꺾을 수 없는 자유의지란 게 있으니까요. 그가 결선에서 어떤 결과를 얻을 지는 알 수 없습니다. 우승하든 못하든 예선에서 부른 ‘넬라 판타지아’만으로도 과거와 다른 삶을 살 수 있을 게 분명합니다. 

 그렇다고 그의 앞길이 마냥 장미빛일 리는 없습니다. 예전과는 다른 종류의 돌멩이와 유리조각들이 널려 있겠지요. 그래도 잘 극복해내리라 믿습니다. 그에겐 다른 사람은 물론 자기 자신을 정화시키는 노래가 있으니까요. 최성봉씨의 노래가 제게 준 기쁨과 행복,희망이 여러분에게도 고스란히 전달됐으면 좋겠습니다. 

 최성봉씨의 삶이 새삼 일깨운 ‘해리 포터’ 시리즈 속 격언도 곁들입니다. “우리의 진정한 모습은 능력이 아니라 선택에서 나온다.”


 
 
 
   

늦깎이 훈장이 된 글쟁이. 내 인생의 꼭지점이 아직 남아 있겠거니 믿으며 매사 열심히 대드는 철 안든 아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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