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내커

지옥을 경험하는 기획

<어떻게 생각하시느냐?>고 공총장에게 물었다.

방여사의 뜻을 내 마음대로 받아들일 수는 없었다.

“대환영입니다. 그렇게 되면 우리들의 후손들은 좀 더 나은 세상을 훨씬 빨리 경험하겠지요.”

공총장은 흔쾌히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4월 말경 길일을 잡아 돼지머리 놓고 막걸리에 떡, 과일 등을 잘 차려 아주 성대하게 「행복한 세상」을 향한 출발을 하늘에 고했다.

「행복한 세상」의 기운은 병신(丙申)년, 임진(壬辰)월, 경진(庚辰)일, 갑신(甲申)시, 대운 3과 7이었다.

공총장과 방여사가 각각 150 억원씩 출연해 300억원짜리 투자회사를 만들기로 했다.

1년 동안은 방여사의 옵션계좌에 넣어서 운용한 다음, 수익금으로 투자회사도 1년 뒤에 세우자는 내 계획에 오케이 해줌으로써 오랜 내 숙원이 빛을 보게 됐다.

 

오사장이 공총장의 출연금 150억원에 대한 보증을 섰다.

방여사의 옵션계좌는 커져가는 눈덩이처럼 잘 굴러갔다. 하지가 지나고 코스피는 여전히 2000선을 끼고 밴드대를 형성해 가고 있었다.

글로벌 경제의 특이한 동향은 영국의 브렉시트 외에는 없었다.

흐름은 영국이 EU를 탈퇴하지 않는 쪽으로 굳어지는 듯했다.

 

브렉시트에 대한 영국의 투표가 있는 날의 기운은 병신(丙申)년, 갑오(甲午)월, 정축(丁丑)일 이었다.

6.25가 터졌을 때의 기운, 경인(庚寅)년, 임오(壬午)월, 신묘(辛卯)일의 기운과 비교하면서 혼자 생각에 잠겼다.

<만약 지금 6.25와 같은 상황이 터진다면 1천만원 어치의 풋옵션은 1천억원쯤으로 변할까? 미국의 알카에다 사건 때는 1천만원 투자로 52억원을 만든 한국인도 있었으니까>

 

“안녕하셨습니까?”

“잘 주무셨습니까?”

상념을 뚫고 공총장과 방여사가 등장했다.

둘은 지하주차장에서 만나 같이 올라왔다.

방여사가 창을 띄우드니 “선배님, 다우가 많이 올랐습니다. 풋을 좀 팔아 두면 좋을 것 같습니다”

방여사가 하루에 1억원도 넘게 벌어주는 컴퓨터를 닦으며 말했다.

이때 번개처럼 뇌리를 스치는 단어가 있었다.

기획!

그들만의 잔치를 위한 기획!

얼마든지 가능했다.

 

<방여사, 만약 영국에서 EU를 탈퇴한다면 어떨 것 같습니까?>

“그렇게 되면 풋을 팔면 안되지요, 콜을 팔아둬야겠지요”

<그렇습니다. 풋을 잘 못 팔아 두면 큰일 납니다. 지수가 크게 흔들릴 때는 양매수하는 전략도 괜찮습니다>

“양매수 해도 괜찮다는 얘기는 처음 듣습니다”

<옵션은 위험하다는 인식은 파생상품 취급 잘 못하면 수천억원도 잃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지옥?을 경험하게 만들었다.

 

한정희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연세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한국경제신문 산업부 기자로 활동하면서 명리학을 연구하여 명리학의 대가로 손꼽힌다. 무료신문 메트로와 포커스에 '오늘의 운세'를 연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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