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내커

억울해도 아래 위 부딪치지 말라

오십후애사전 | 이나미 지음|추수밭
 
이대로 살 순 없고 다시 시작하기엔 늦었다 싶은 나이,정정하지만 능력 없는 부모와 나이는 들었으되 독립하지 못한 자식 틈에 낀 채 허덕이는 나이.인생을 마무리할 때가 아니라 새롭게 시작해야 하는 시기지만 실제론 심리적 · 신체적 변화를 따라가지 못해 버둥거리는 나이.

책은 이처럼 안타깝고 서글픈 나이 ‘오십’에 접어든 이들을 위한 위로와 용기의 메시지 묶음이다. 부제는 ‘인생 후반전,다시 시작하는 사람들을 위한 심리에세이’.《때론 나도 미치고 싶다》의 저자로 널리 알려진 정신과 의사 이나미 박사가 ‘낀 세대이자 쉰 세대’인 오십대에게 주는 조언은 생생하고 구체적이다.

억울해도 아래위로 부딪치지 말라,자존심만 상한다. 세상과 원만하게 살아갈 수 있는 품격을 배워라.몸에 집착하는 건 마음이 아프다는 증거다. 젊어지기 위해 너무 애쓰면 오히려 빨리 늙는다. 약하고 상처받는 존재임을 고백하라.화려했던 과거는 잊어라.자식에 대한 투자를 중단하라.마음 가는 대로 살아라 등.

의학과 심리학을 전공한 전문의답게 왜 그래야 하는지에 대한 과학적 근거도 제시한다. 마이크만 잡으면 놓지 않거나 이름이 혀끝에 맴돌면서 기억나지 않는 건 생각이 중심을 잃고 곁가지에서 맴도는 ‘와그라 증후군’ 탓이란 것이다. 쉰 살쯤 되면 뇌에서 수용 가능한 정보의 양에 한계가 생긴다는 사실도 전한다.

뇌만 마음같지 않은 게 아니라 심장병 · 당뇨 · 고지혈증 등도 찾아오는 만큼 몸을 혹사하지 말고 건강염려증에 걸려 전전긍긍하지도 말라고 이른다. 건강염려증은 부모와 자신을 동일시하거나 사랑받지 못한다는 느낌에서 비롯되는데 부모 자식은 비슷한 듯해도 다르고 사랑은 강요되는 게 아니란 설명이다.

젊어 보이려고 아등바등하는 건 더더욱 금물이라고 말한다. 성장호르몬은 혈압을 높인다는 보고가 있고,성형수술 및 지나친 다이어트와 운동 또한 내분비계 활동을 망가뜨릴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유근영 · 강대희 · 박수경 교수팀이 한국인 2만명 등 아시아인 114만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체질량지수(BMI)가 22.6~27.5일 때 사망 확률이 가장 낮다는 점도 소개했다.

오십이 되면 원망과 분노 · 질투 · 수치심 · 불안 · 슬픔도 늘어나지만 아파한다는 건 살아 있다는 증거인 만큼 겁내거나 감추지 말고 감정을 자연스레 표현하는 법을 배우라고 권한다. 수많은 상담을 바탕으로 펴낸 ‘오십후애사전(五十後愛事典)’의 핵심은 간단하다. ‘왕년에’를 버리고 새 인생을 시작하라는 것이다.

실천 방법도 알려준다. ‘밥도 혼자 먹어 보라.과거가 아닌 현재가 미래를 만든다. 화려한 노후,우아한 중년은 없다. 남의 평가와 인정에 무심해져라.허영심을 버려라.신경써야 하는 모임엔 나가지 않으면 그만이다. 자식에 대한 무한 투자를 끝내라.좋은 학벌은 절대 부모에 대한 책임감을 가르쳐주지 않는다. 계산하지 말고,겸손한 자세로 자신을 응시하라.

35년반의 언론인 생활 끝에 늦깎이 훈장이 된 글쟁이.
나이에 상관없이 지금이 화양연화요, 내 인생의 꼭지점이 아직 남아 있겠거니 믿으며 매사 열심히 대드는 철 안든 아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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