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시 | 마틴 셀리그만 지음 | 우문식 외 옮김 | 물푸레 
 

'에반 올 마이티'는 웃기는 영화다. 세상을 바꿔 보겠다고 큰소리치던 초선 의원 에반에게 신의 계시가 떨어진다. '홍수가 날 테니 방주를 만들어 사람들을 구하라.' 에반은 주위의 비웃음을 무릅쓰고 방주를 완성하지만 비는 10분 만에 그친다. '혹시' 하며 모였던 이들이 돌아서는 순간 댐이 터져 도시는 물에 잠긴다.

무분별한 개발의 폐해를 고발한 영화의 끝에 신은 말한다. "세상을 바꾸는 건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작은 친절이다. "

'플로리시(Flourish · 번영)'의 저자 마틴 셀리그만의 주장도 다르지 않다. 삶의 만족도는 '타인과의 관계'에 달렸다는 게 그것이다. 행복과 번영의 요소는 긍정적 정서 · 몰입 · 의미 · 관계 · 성취 등 다섯 가지지만 인간 관계에 성공하면 나머지는 절로 따라온다고도 한다.

셀리그만은 '긍정 심리학'의 창시자이자 같은 이름의 저서로 유명한 인물이다. 펜실베이니아 대 심리학과 교수로 미국 심리학회 회장을 지낸 그는 새 책 '플로리시'를 내놓은 데 대해 "긍정심리학에서 빠진 관계와 성취 부문을 보완,행복과 만족도 증진을 넘어 번영에 이르는 길을 제시하기 위해서"라고 털어놨다.

그에 따르면 행복도 훈련을 통해 강화되고 늘어난다.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네기' 같은 일을 습관화함으로써 자신과 남을 행복하게 만들고 나아가 성장과 발전의 토대도 마련할 수 있다는 얘기다.

회복탄력성을 통해 외상 후에 더 성장한다는 점도 강조한다. 살면서 심각한 내상을 입을 수도 있지만 잘만 극복하면 전보다 훨씬 튼튼해진다는 것이다.

책은 1 · 2부로 나눠 번영에 이르는 구체적인 길을 소개한다. 1부 '새로운 긍정심리학'에선 웰빙과 진정한 행복이란 무엇인가와 함께 어떻게 하면 더 행복해질 수 있는지 알려주고,2부 '번영하는 법'에서 단순히 만족하는 삶을 넘어 번창하는 데 필요한 사항,즉 자기통제와 집념,회복탄력성과 낙관주의,대표 강점 찾기 등에 대해 상세히 전한다.
행복훈련법으로 제시한 건 '감사 편지 쓰기'와 '세 가지 좋은 일 적기'.고마운 사람이 있거든 그가 뭘 해줬는지,자신의 인생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등을 꼼꼼히 적은 다음 만나서 직접 읽어주는 방식으로 전달하고,매일 밤 잠들기 전 하루 동안 잘된 일 세 가지와 이유를 적어보라는 것이다. 3~6개월만 계속하면 우울증도 완화된다고 장담한다.

사람이 변하는 건 곤경에 처하고 거센 비난에 부딪쳤을 때가 아니라 자신의 강점을 발견하거나 그 강점을 더 많이 활용할 구체적 방법을 알았을 때라는 설명이다. 그는 따라서 모든 학교에서 대표 강점 찾기와 좋은 일 적기 연습 등 긍정적 사고 키우기 교육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번영의 핵심 요소로는 자기 통제와 집념을 꼽았다. 또 무엇보다 실패나 잘못을 환경 탓으로 돌리는 데서 벗어나 스스로의 행동과 선택에 책임을 지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회복탄력성의 힘을 요약한 니체의 말은 상처받은 이의 가슴에 비수처럼 꽂힌다. '나를 죽이지 못한 건 나를 더욱 강하게 만든다. '
늦깎이 훈장이 된 글쟁이. 내 인생의 꼭지점이 아직 남아 있겠거니 믿으며 매사 열심히 대드는 철 안든 아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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