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중한 이미지의 신형 Q7



아우디 SUV의 기함(旗艦; flagship) SUV모델 Q7이 10년만에 풀 모델 체인지 됐다. Q7은 2006년부터 시판돼서 2010년에 한 번 페이스 리프트 되긴 했지만, 기본적으로는 거의 바뀌지 않은 채 40만 대 가량이 판매됐다고 한다. 신형 Q7은 전장이 5,052mm에 전폭 1,968mm, 축간거리는 2,994mm에 이른다. 여기에 전고는 1,741mm로 성인 남성의 키와 비슷하다.

 

모하비도 적지 않은 덩치 이지만…



Q7은 갈이는 길지만 전고가 낮아 날렵한 인상이다



국산 SUV 중 가장 큰 모하비가 전장 4,930mm에 전폭 1,915mm, 전고 1,810mm, 축거 2,895mm등 인 걸 감안하면, Q7은 더 길고 넓지만, 높이는 70mm 가량 낮다. 모하비에 비해 좀 더 날렵한 인상을 주면서도 차체의 존재감은 크다. 물론 그 가운데서도 전고가 낮다는 건 그만큼 고속주행에 비중을 둔다는 의미일 것이다. 아무리 SUV라고 해도 고속주행에도 비중을 둔다는 건 아우토반의 나라 독일의 메이커다운 성향이라고 할 수 있다.

 

폭스바겐 투아렉



Q7은 아우디 브랜드의 첫 SUV 모델로 2005년에 처음 발표됐고, 2006년부터 시판됐다. 아우디의 상징인 커다란 모노프레임 라디에이터 그릴을 처음부터 달고 나왔는데, 2005년은 아우디가 모노프레임을 전 모델에 처음으로 전면적으로 적용하는 해였기에, 다른 모델들은 작았던 그릴이 2005년부터 큰걸로 바뀌었지만, Q7은 처음 나올 때부터 커다란 모노프레임 라디에이터 그릴을 달고 나왔던 것이다. 그래서 큰 덩치에 큰 그릴을 단 인상적인 존재감을 보여줬었다.

 

포르쉐 카이엔



2세대 Q7의 육각형 모노프레임 그릴



Q7은 폭스바겐 그룹 내의 다른 브랜드의 대형 SUV, 즉 폭스바겐 투아렉(Touareg)과 포르쉐 카이엔(Cayenne)과 플랫폼을 공유한다. Q7은 2010년에 페이스 리프트 됐지만, 앞 범퍼와 헤드램프, 테일 램프 정도를 바꾸는 소극적인 것이었고, 전체의 차체는 그대로 유지된다. 물론 헤드램프와 테일 램프에는 LED가 적용된다. 페이스 리프트에서는 외관 보다 실내에서의 변화가 더 컸는데, 속도계를 비롯한 클러스터가 바뀌고 실내의 무드 조명이 들어가는 등 새로운 트렌드를 반영했다.

2006년에 처음 등장했던 1세대 Q7



새롭게 개발된 2세대 Q7이 바로 오늘 살펴보는 차량이다. 동력계는 한국과 중국, 싱가포르, 일본 시장을 대상으로 하는 2.0 가솔린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탑재했다. 1세대 모델에서 12기통 6,000cc 모델까지 있었던 것을 감안하면 4기통 2,000cc는 의외의 작은 엔진처럼 느껴질 수도 있지만, 전기모터와 결합된 하이브리드 시스템으로 360마력이 넘는 출력을 낸다고 한다.

 

Q7의 육각형 모노프레임 그릴의 테두리는 두텁다



역시 가장 눈에 강하게 들어오는 것은 전면부의 커다란 모노프레임 라디에이터 그릴이다. 그런데 새로운 모노프레임 그릴은 이전의 사각형보다는 육각형에 가까운 형태를 보여준다. 모노프레임 그릴은 2005년에 처음 나왔을 때는 네 모서리가 둥글고 테두리가 두터운 크롬으로 둘러쳐 있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테두리 크롬의 굵기는 가늘어지고, 모서리 형태는 각진 형태로 변했다. 이후 SUV와 승용차의 그릴이 구분되기 시작한다.

 

아우디의 승용차들은 그릴의 프레임이 가늘다



그것은 세단형 승용차들은 가는 테두리에 육각형으로 변화되어 가는 것이었고, SUV들은 굵고 입체적인 알루미늄 테두리가 육각형처럼 만들어진 형태로 변화되는 것이었다. 승용차들은 가는 테두리로 차체와의 일체감을 더 강조하는 인상이지만, SUV의 굵은 테두리의 그릴은 그릴 자체의 존재감을 강조할 뿐 아니라 전면에서의 차량의 존재감도 강조해준다.

 

처음 등장했던 Q7의 그릴 테두리는 가늘었다



최근의 전 세계적인 디자인 경향이 전면부의 인상을 강렬하게 만드는 것인데, 사실 이건 아우디에서부터 비롯됐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아우디의 모노프레임 라디에이터 그릴 등장 이후에 전 세계의 자동차 메이커들이 모두 커다란 라디에이터 그릴에 강렬한 눈매의 헤드램프를 쓰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속에서 메이커들은 더욱 더 개성을 강조하기 위해 디자인을 다듬어가고 있다. 결국 아우디는 자신들이 만든 트렌드에서 자신들이 더욱 더 앞서나가는 걸 보여줘야 하는 상황에 놓인 셈이다.

 

새로운 Q7의 그릴 테두리는 굵어졌다



새로 등장한 Q7은 각지고 두툼한 모노프레임 라디에이터 그릴로 강렬한 인상을 주고 있지만, 어쩐지 처음 나왔던 가는 테두리의 Q7보다 세련미는 조금 덜한 느낌이다. 사실 진화적 발전은 참 어려운 과제이다. 아우디는 혁신으로 하나의 유형을 만들어 냈지만, 이제는 자신들이 만든 트렌드를 더욱 더 주도적으로 이끌어 가야 하는 입장에도 놓이게 된 것이다. 그런데 사각형에서 육각형으로 변한 모노프레임 라디에이터 그릴은 완성도라는 측면에서 오히려 숙제만 늘어난 느낌이다. 혹시 7년 뒤에 3세대 Q7이 나올 때쯤에는 더욱 더 강렬한 인상을 주기 위해, 혹은 또 다른 혁신을 위해 팔각형이나 12각형으로 변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상상을 해 본다.
국민대학교 자동차·운송디자인학과 교수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