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화가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을 차용하여 영화같은 분위기를 낸 SSG 2차 CF 캡쳐.



‘영화야? 광고야?’

공유-공효진, 정우성-김지원, 문소리-김태우 등 내로라 하는 배우들이 커플로 등장하는 광고가 연이어 온에어되고 있다. 영화 속 한 장면처럼 남녀 주인공이 주거니 받거니 대사를 건넨다. 마치 블록버스터 영화를 보든 듯 화려한 배경은 덤이다. 영화의 티저 영상처럼 보이는 광고가 점점 늘어나며 소비자를 공략하고 있다.

공유와 공효진이 등장한 SSG(신세계)그룹의 CF는 그룹명의 초성 'ㅅ ㅅ ㄱ'을 전면에 내세워 시선을 끌었다.



#공유-공효진의 쓱, 참여로 진화하다

공유와 공효진이 등장하는 SSG닷컴의 광고는 일단 색감부터 화려하다. 클래식한 분위기의 정장을 한껏 차려입은 공유와 공효진이 나누는 대화는 ‘병맛’이다. 공효진이 “이거 어때요? 나한테 어울려요”라고 묻자 다음과 같은 대화가 이어진다.

“사신거?” “살생각.” “사셨군.” “선수군.”

‘아재 개그’마저 연상시키는 단어의 향연에 공통점은 하나. ‘ㅅㅅㄱ’가 초성이라는 점이다. ‘ㅅㅅㄱ’는 SSG닷컴의 ‘SSG’, 즉 ‘신세계’의 초성을 뜻한다. 최근 온에어된 ‘선수군’편(https://www.youtube.com/watch?v=pNlS9HzLfmw)은 고객이 참여해 아이디어를 낸 버전이다. 광고에 의견을 낸 고객의 이름까지 등장한다. ‘선수군’ 뿐 아니라, ‘상실감’ ‘싼거’ ‘술생각’ ‘세시간’ 등 5가지 버전의 SSG CF는 TV뿐 아니라, 유튜브, SSG닷컴 페이스북 등을 통해 선보이며 팬들을 양산해냈다.

절제된 듯 하면서도 위트감 넘치는 콘셉트가 흥미를 유발하는데다, 상반기 ‘쓱’ 광고 열풍의 뒤를 이어 이야기를 확장해가고 있는 셈이다.

올 상반기 공유와 공효진이 출연해 돌풍을 일으킨 ‘쓱’ CF(https://www.youtube.com/watch?v=VQ6mWb90vQU)는 신선한 콘셉트로 단박에 시선을 사로잡았다. 공효진이 “영어 좀 할 줄 알죠? 이거 읽어봐요”라며 ‘SSG'라는 단어를 보여주면, 공유가 심각한 표정으로 “쓱”이라고 답하고, 공효진 역시 진지한 표정으로 “잘하네”라고 답하는 광고였다. 한없이 화려한 분위기의 영상에 어울리지 않는 대사가 오히려 눈길을 끌었다.

특히 쓱 광고는 시각적으로도 미국의 화가 에드워드 호퍼(Edward Hopper)의 그림을 교묘한 방식으로 차용해 세련된 아름다움을 느끼게 해줬다. 영화 ‘뷰티 인사이드’를 비롯해 다수의 CF를 제작한 백종열 감독이 연출했다.

정우성과 김지원이 등장하는 'The SF' 영상은 영화 예고편이 아닌 '스타필드 하남'의 티저광고였다. 'The SF' 캡쳐.



#정우성-김지원, 착시효과 일으키다

정우성과 김지원은 올 여름 우주복 차림으로 등장하는 ‘The SF’라는 티저 영상(https://www.youtube.com/watch?v=mUPyTYz2tQI)을 유튜브 등에 공개해 160만 이상 조회수를 기록했다. 외계 행성에 서 있는 듯한 두 사람의 머리 위에는 ‘9월9일 대개봉’이라는 글자까지 적혀 있어 마치 한 편의 영화 예고편처럼 보인다. 하지만, 두 사람의 등장하는 영상은 9월9일 경기도 하남에 오픈하는 복합쇼핑몰 스타필드 하남의 광고 티저다.

이어 공개된 본광고 두 편은 각각 ‘별로일 땐, 별로 가자’ ‘뭐하남? 스타필드 하남!’ 등 ‘스타’와 ‘하남’을 강조하는 카피가 등장한다. 우주에 있는 별을 연상하게 한 티저 광고는 결국 ‘별로일 땐, 별로 가자’(https://www.youtube.com/watch?v=ydW5cAlZ1NM)라는 말처럼 ‘스타필드’라는 브랜드명을 각인시키기 위한 안내였던 셈이다.

문소리 김태우가 등장하는 모던영화 풍의 KB국민카드 광고 캡쳐.



#문소리 김태우, 모더니즘의 차용
문소리와 김태우가 등장하는 KB국민카드 CF는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가운데 처마 밑에서 선문답과 같은 대화를 나눈다.

“철수씨, 둘째 학원비. 내 카드는 생활혜택이니 이번에 당신 카드 좀 써요.”

“왜 그래 허니. 쓰던 허니카드 계속 써요.”

두 사람의 의상이나 대사톤 등이 마치 모더니즘 시대의 경성을 배경으로 한 듯 보인다. 박찬욱 감독의 영화와 같은 클래식한 분위기에, 티격태격 부부싸움을 하는 모습조차 우아하게 그려진다. 대사는 카드의 혜택을 마음껏 바꿀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정확히 조준한다.

CF의 백미는 마지막 장면. 부부싸움을 하던 문소리는 김태우의 어깨에 기대 차를 타고 어디론가 향하는데, 이 때 문소리의 손에 커다란 보석반지가 끼어져있다. 보석반지는 이 카드를 쓰면 부자가 된다는 기호로 기능한다.
이재원 문화평론가
한양대 실용음악과, 정보사회학과 겸임교수
전 텐아시아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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