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등장한 캐딜락 CT6



1990년대의 보수적 이미지였던 캐딜락의 모습



캐딜락의 기함(旗艦; flagship)이 CT6라는 이름으로 다시 등장했다. 차체 크기가 전장 5,184mm에 전폭 1,879mm, 전고 1,472mm이고 축거는 무려 3,106mm에 이른다. 물론 국산 최고급 EQ900이 전장 5,205mm에 전폭 1,915mm, 전고 1,495mm, 축거 3,160mm등으로 모든 치수가 캐딜락 CT6보다 몇 센티미터씩 더 크다는 걸 감안하면, 미국 럭셔리 브랜드의 최고급 승용차가 국산 플래그쉽 보다 더 작기도 한 시대가 된 걸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새로운 캐딜락의 측면 프로파일은 매우 스포티하다



그렇지만 캐딜락이 새로 내놓은 최고급 모델 CT6는 ‘작정하고’ 만든 차라는 생각이 든다. 사실 우리들이 갖고 있는 캐딜락 브랜드의 최고급 모델에 대한 인상은 거의 직각으로 서 있는 보수적 이미지의 C-필러 디자인에 각이 팍팍 선 격자형 라디에이터 그릴, 그리고 앞 바퀴 굴림에 물렁한 승차감을 가진 대형 세단이라는 게 보편적인 내용일 것이다.

 

새로운 이미지의 라디에이터 그릴



그랬던 캐딜락이 새로운 플래그쉽을 내놨다. 플랫폼은 새로 개발된 것으로 알려진 후륜구동 플랫폼이고, 샤프한 엣지를 가진 미래지향적 차체 디자인을 더했지만, 조금은 달라진 이미지의 라디에이터 그릴을 아이덴티티로 지키고 있고, 1950년대의 테일 핀에서 유래한 수직 형태의 테일 램프 디자인도 유지하고 있다. 실내에서는 미국차 특유의 느긋하고 넉넉한 느낌의 감성이 그대로이다. 그렇지만 인스트루먼트 패널과 도어 트림 질감의 마감은 유럽 브랜드의 대형승용차 같은 느낌이고, 다양한 버튼과 우드 패널의 마무리는 일본차의 정교함을 가지고 있다. 1990년대의 미국차가 보여줬던 조금 덜한 밀도의 품질은 아니다.

 

CT6의 실내는 느긋한 미국차의 감성이다



사실 과거의 미국차들이 치밀하지 않은 느낌을 줬던 건 자동차를 생활의 도구로 생각하고 만들었던 미국 메이커의 자세와 시장에 내놓고 팔아야 할 상품으로 자동차를 만들었던 일본 메이커들의 가치관 차이에서 기인한 것이 더 컸을지도 모른다.

 

뒷좌석은 보수적이지 않으면서 넉넉한 인상이다



그렇지만 새로 등장한 캐딜락 CT6는 샤프한 에지를 강조한 디자인과 쿠페형 C-필러 디자인에 카리스마를 강조한 수직형 주간주행등으로 달라진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다. 실내는 느긋한 미국적 감성을 유지하고 있지만 차체 외부는 샤프하고 첨단적이면서도 많이 젊어지고 스포티한 이미지로 어필하고 있다. 이제 캐딜락도 젊은 이미지와 역동적이고 스포티한 이미지에 의한 상품성이 고급승용차에서도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된 건지도 모른다.

 

헤드램프와 DRL은 샤프한 이미지다



사실 거의 모든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스포티함으로 내닫고 있는 게 요즘의 분위기인 것 같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캐딜락은 넉넉하고 여유로운 미국 고급차 본래의 감성은 그대로 가져오면서도 역동적 디자인과 치밀한 품질감으로 미국 럭셔리 브랜드의 달라진 모습을 대표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국민대학교 자동차·운송디자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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