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해 전부터 '의자병' '앉은 질환'이라는 신조어가 미디어에 등장하기 시작했다. 서면 앉고 싶고 앉으면 눕고 싶어지듯 편하면 더 편해지고 싶은 것이 사람 마음인데 어째서 앉는 것이 병이 된다는 걸까? 하루 8시간씩 책상 앞에 앉아 있는 우리 모두가 의자병 환자란 말인가? 바른 자세로 앉으면 괜찮지 않을까? 궁금이 꼬리에 꼬리를 물겠지만, 분명한 해결의 실마리는 '시간'에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오래 앉아 있으면 오래 못 산다?

우리나라 사람은 하루 평균 7.5시간을 앉아서 지낸다고 한다. 더구나 2030 세대라면 눈 뜨고 보내는 하루의 대부분을 책상(또는 회의 테이블이나 술상까지도) 앞에 앉아 있으니 평균을 훨씬 상회한다.

한 연구에 따르면 하루에 여섯 시간 이상 앉아서 지내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죽음과의 연관성이 더 높게 나타났다. 오죽하면 “한번에 서너 시간씩 앉아 있는 것은 하루에 담배를 한 갑 반 정도 피우는 것과 비슷하다.(메이요 클리닉)”는 연구 결과까지 있을까.

세계보건기구(WHO)는 오랜 좌식 생활이 심혈관 질환과 당뇨병, 비만 등 여러 가지 질병을 유발한다며, 이것을 '의자병(sitting disease)'이라 명명했다.

 

의자병이 가져오는 다양한 병증

-혈액이 천천히 흘러 응고되기 쉬워지고 폐색전증을 유발할 수 있다.
-지단백 분해 효소 생산을 막아 몸에 나쁜 LDL 콜레스트롤을 몸에 좋은 HDL 콜레스트롤으로 바꿔주지 못한다.
-혈액이 하체로 모여 다리가 붓는다.
-인슐린저항성이 생겨 혈당 조절 능력이 떨어진다.
-지방을 효과적으로 태우는 신체 능력이 정지된다.
-장기 기억과 공간지각력, 행동 조절을 관장하는 해마를 퇴화시킨다.

이렇듯 좌식 생활이 가져오는 갖가지 폐해가 주목 받기 시작하자 일부는 '서서 일하기'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사실 앉는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오래 서서 일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로 하지정맥류, 다리부종, 만성근육통, 족저근막염, 무릎관절염 같은 질환을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 아무리 자세가 바르더라도 오랫동안 한 자세를 유지하면 몸에 무리가 갈 수밖에 없다. 중요한 것은 자세를 오래 유지하는 것 자체가 좋지 않다는 사실이다.

 

조금만 아주 조금만 움직여도 좋다

의자병을 극복하려면 무엇보다 '활동'이 중요하다. 앉아 있는 시간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다. 사무실이라면 미스김처럼 정해진 시간에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굳은 몸을 풀어주면 좋다. 점심 시간에는 배달 음식보다는 밖으로 나가 식사를 하고, 커피를 마신다면 카페에 앉지 말고 커피를 들고 회사 주변을 산책하며 수다를 떠는 편을 권한다. 스탠딩 회의를 제안해 보는 것도 한 가지 방법.

일하는 중간중간 자세를 바꿔주는 것도 필요하다. 앉은 채로라도 어깨와 목, 허리, 골반을 움직여 근육의 피로를 풀어 주자. 자꾸 잊어버린다면 알람을 설정해 의식적으로라도 환기시켜야 한다.

"나를 지켜줄 수 있는 유일한 건 몸뚱어리"라는 미스김의 외침은 회사 생활이 길어질수록 절대진리임을 실감하게 된다. 따로 운동할 시간도 없고, 서서 일하는 게 말처럼 쉽지도 않은 현실을 모르는 바 아니다. 다행인 점은 격한 운동이 아니라 가볍고 간단한 '틈새 활동'만으로도 충분히 의자병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것. 그래서 준비한 틈새 활동! 바로 지금, 이 자리, 사무실 내 책상에서 가능한 몇 가지 활동을 소개한다.

 

사무실에서 하는 효과 만점 '틈새 활동'

1) 의자 활용하기

사진=온스타일 <더바디쇼>

양손으로 의자 등받이를 잡고 서서 무릎을 구부리지 않고 몸을 90도로 숙이며 의자를
민다. 허벅지와 힙이 당기는 느낌을 감지하며 천천히 밀고 당기기를 반복한다.

2) 책상 활용하기

책상을 등지고 서서 오른쪽 다리를 책상 위로 들어올려 발등이 닿도록 한다. 왼쪽 다리를 천천히 구부렸다 펴며 엉덩이와 종아리 근육을 스트레칭한다. 다리를 바꾸어 반복한다.

책상을 마주하고 선 다음, 오른쪽 다리를 구부려 책상 위에 올린다. 허리는 곧게 펴고 양손은 허리에 올린다. 책상 측면을 손으로 붙잡고 상체를 앞으로, 좌우로 천천히 숙여주면 하체의 긴장을 풀어줄 수 있다. 오른쪽 다리도 같은 방법으로 반복한다.
3) 맨손 스쿼트

발을 어깨너비로 벌리고 서서 시선은 정면을 바라보고 양팔을 앞으로 나란히 뻗는다. 골반을 뒤로 빼면서 천천히 앉았다가 엉덩이와 허벅지에 힘을 주어 일어선다. 앉은 자세에서는 종아리와 허벅지가 90도를 유지하고, 무릎이 발끝 밖으로 나가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4) 책 활용하기

발 사이에 책을 끼우고 무릎을 폈다 접었다 반복한다. 하체 부종을 완화하고 복부를 자극할 수 있다. 적응이 되면 책을 무릎 사이에 끼우고 무릎을 상체 쪽으로 당겼다 펴는 활동에도 도전해 보자.

 

 

스내커 칼럼니스트 스로워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