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은 커피에 많은 빚을 지고 있다. 바쁜 사람도, 여유로운 이들도 모두 커피를 찾는다. 커피는 과중한 업무로 잠 못 이루는 직장인의 동반자를 자처하거나, 한가로운 주말의 카페에서 마음의 여유를 되찾아주기도 한다. 이처럼 커피는 신체적 편익과 정서적 편익을 동시에 제공하는 매우 독특한 음료라 할 수 있다.

커피에 함유된 카페인의 각성 효과에 대한 맹목적 신봉과 감성적인 마케팅 덕분에, 우리의 커피 의존도는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스타벅스를 필두로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는 카페의 수와 매출액이 이러한 사실을 뒷받침한다.

자료 :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이처럼 우리는 커피에 깊이 빠져있기 때문에, 커피가 유해할 수도 있다는 생각은 일종의 신성모독처럼 느껴진다. 그럼에도 사실관계를 명확하게 파악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커피 속에 들어있는 ‘카페인’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카페인, 인류의 각성제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카페인은 커피, 차류, 초콜릿 등에 존재하는 화학물질이며, 중추신경을 흥분시키는 대표적 물질 중 하나이다. 또한, 카페인은 피로감과 수면욕을 일으키는 ‘아데노신 수용체’와 대리 결합하여 피로를 느끼지 못하도록 만든다. 따라서 커피를 마시면 집중이 잘 된다거나, 피로와 졸음이 사라지는 것처럼 느끼는 것은 단순한 심리적 요인이 아니다.

커피의 긍정적 효과를 밝히기 위한 연구는 현재진행형이다. Maryland 국제 암 협회의 연구에 따르면, 커피에는 카페인뿐 아니라 페놀산, 칼륨 등을 포함한 다양한 생리활성 물질을 가지고 있고, 커피를 마시는 사람은 심장병, 만성 호흡기 질환, 폐렴 등에 걸려 사망할 확률이 낮아질 수 있다며 커피의 긍정적인 측면을 강조했다.

43만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영국의 또 다른 연구는, 커피가 간 경변(간 질환)을 막는 데 탁월한 수단임을 주장한 바 있다. 이 연구를 수행한 Dr. Oliver Kennedy는, 하루에 두 컵의 커피를 마신 사람은 간 경변이 일어날 확률이 44%나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커피, 야누스의 얼굴

이상과 같은 이유로, 커피는 인류 최고 음료의 지위를 누리고 있다. 그러나 몇몇 연구들은 커피에 다소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카페인이 비타민 D와 칼슘의 흡수를 저해한다는 실험 결과들이 나왔기 때문이다.

비타민 D는 뼈의 형성과 관계가 깊은 물질이다. 따라서 비타민 D가 부족해지면 소위 골다공증에 걸릴 수도 있다. 2007년에 시행된 카페인과 비타민 D의 상호작용에 대한 연구 결과는 상당한 충격을 주었다. 하루에 300mg 이상의 카페인을 섭취하는 여성의 경우, 뼈의 밀도가 상당히 낮아졌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비타민 D 수용체의 발현에 카페인이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기 때문이라고 결론 내린다.

또 다른 연구는 체내 칼슘 농도가 낮은 사람의 경우, 카페인이 칼슘의 흡수를 억제한다는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이러한 연구들의 결과가 사실이라면, 카페인의 섭취는 비타민과 칼슘의 흡수를 저해하여 전방위로 뼈를 약하게 만드는 셈이다.

 
그럼에도, 포기할 수 없는

이처럼 커피가 우리에게 미치는 신체적 영향은 긍정과 부정이 병존하고 있어, 다소 혼란을 느낄수도 있다. 하지만 결과는 명백하고 뻔하기까지 하다. 300mg 이상의 카페인 섭취는 되도록 지양하고, 일일 섭취량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이다.

국내 식약처가 권장하는 카페인의 일일 섭취량은 성인 400mg 정도이다. 커피전문점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에스프레소 샷 한잔에 함유된 카페인의 양이 대략 100mg 정도라는 사실로 볼 때, 하루 네 잔 이상의 커피는 골밀도를 감소시킬 위험이 있다. 참고로 스타벅스 벤티 사이즈에는 에스프레소 샷이 4잔 들어간다.

하루 2~3잔의 커피는 우리가 삶을 나아가게 할 건강한 힘을 줄 것이다. 그러나 지나친 커피의 의존은 우리의 신체를 문자 그대로 붕괴시키고야 말지도 모른다는 것을 명심하자.

 

스내커 칼럼니스트 김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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