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굿와이프'로 11년만에 드라마에 출연하는 전도연. 사진=tvN.



 

“여자 나이 마흔이 넘으면 그 누구도 젊지 않다. 그러나 거부할 수 없을 만큼 매력적일 순 있다.”

김희애가 SBS 주말드라마 ‘끝에서 두 번째 사랑’에서 맡은 강민주에 대한 드라마 공식 홈페이지의 인물 소개 첫 마디다. 거부할 수 없는 매력으로 무장한 40대 여배우들이 완숙한 연기력과 기품있는 분위기를 바탕으로 드라마의 주연으로 맹활약 중이다. 꾸준히 드라마에 출연해 온 김희애는 물론이고, 무려 11년만에 TV 드라마에 등장하는 ‘칸의 여왕’ 전도연, 스타 작가와 손잡기로 한 연기파 문소리 등이 그 주인공이다.

 


tvN '굿와이프'. 미국드라마를 원작으로 했다. 사진=tvN.

 

방송 첫 회부터 단연 화제를 모은 이는 전도연이다. 2005년 방송된 드라마 ‘프라하의 연인’ 이후 오랜만에 케이블채널 tvN 금토드라마 ‘굿 와이프’에서 변호사 김혜경 역을 맡았다. 김혜경은 성추문과 비리검사 혐의로 스캔들에 빠진 남편(유지태)을 둔 아내로, 전업주부에서 변호사로 복귀해 오랜 친구 서중원(윤계상)과 미묘한 감정을 가지는 등 복잡한 심리를 지닌 인물이다. 전도연은 “초심으로 연기한다”는 말처럼 방송 초반부터 윤계상 유지태와 과감한 키스신으로 시청자들을 깜짝 놀라게 하더니, 10회를 넘기며 자신을 돕던 인물이 남편의 내연녀라는 사실을 알게 되며 놀라는 연기를 섬세하게 해 내며 완숙미를 드러냈다.

 

SBS '끝에서 두 번째 사랑'에서 드라마PD로 출연 중인 김희애. 사진=SBS.



 

40대의 끝자락에서 SBS 주말드라마 ‘끝에서 두 번째 사랑’에서 방송국 드라마 PD로 출연하고 있는 김희애는 최근 3년간 JTBC ‘밀회’에서 불륜에 빠진 커리어우먼, SBS ‘미세스 캅’에서 터프한 경찰을 맡는 등 매번 쉽지 않은 캐릭터에 도전해왔다. ‘끝에서 두 번째 사랑’에서도 자존심 센 싱글처럼 보이지만, 하루 하루 버겁게 살아가는 직장인의 모습을 실감나게 연기해내고 있다.

2014년 JTBC '밀회'에서 파격적인 모습을 보여준 김희애(왼쪽). 사진=JTBC.



김희애는 '끝에서 두 번째 사랑'에서는 2014년 '밀회'에서 보여준 농염한 분위기의 연기력만큼 시청자들에게 놀라움을 안겨주고 있다고 보기는 어려운 듯 하다. 다소 부자연스러운 눈매 때문에 연관 검색어에 '쌍꺼풀'이 뜨는 점 또한 40대 여배우의 자존심으로 여겨졌던 김희애에게 아쉬운 대목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번지점프를 하거나, 콘서트장에서 몸을 사리지 않는 연기를 하는 도전 정신에 박수를 보낼 만 하다.

 

SBS '사임당, 빛의 일기'의 이영애. 사진=그룹에이트.



 
이영애 SBS 드라마 ‘사임당, 빛의 일기’(이하 사임당)로 10월 컴백을 앞두고 있다. 지난 2003년 MBC ‘대장금’으로 한류 열풍을 일으킨 이후 14년만의 귀환이다. 한국과 중국을 목표로 100% 사전 제작된 ‘사임당’은 현재 사드 여파로 중국에서 방송 일정에 차질을 빚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나, 이미 송승헌 오윤아 등과 100% 사전 제작 일정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배우 문소리는 11월 방송될 SBS의 새 수목드라마 ‘푸른 바다의 전설’에 출연하기로 해 기대를 모으고 있다. ‘푸른 바다의 전설’은 ‘별에서 온 그대’ ‘넝쿨째 굴러온 당신’을 집필한 스타 작가 박지은과 ‘찬란한 유산’ ‘시티 헌터’ ‘닥터 이방인’을 연출한 진혁PD가 손을 잡는 만큼 전지현 이민호 등 톱스타들이 출연한다. 문소리는 최근 국립극단의 ‘빛의 제국’으로 6년만에 연극 무대에서 초심을 회복하며 연기 열정을 불태우고 있다. 문소리는 영화 ‘아가씨’에서 적은 비중에도 강한 존재감을 드러낸 만큼, ‘푸른 바다의 전설’에서도 막강한 무게감을 보여줄 전망이다.

이들 배우들은 결혼과 출산을 거치며 인생의 민낯을 껴안고 마주하며 보다 성숙한 40대를 맞아 완성도 높은 연기력을 보이고 있다. 40대 여배우의 귀환은, 해외드라마와 경쟁으로 드라마의 완성도가 점점 중요해지며, 20대보다 나이가 많더라도 안정된 연기력을 갖춘 배우가 주연으로 극을 이끌어가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라는 전략적인 판단도 한 몫 했다. 조연으로 비껴나던 이전의 관행을 바꾸고 있다는 점에서 반가운 변화로 여겨진다.
이재원 문화평론가
한양대 실용음악과, 정보사회학과 겸임교수
전 텐아시아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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