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 G80



제네시스 브랜드의 출범 이후 차량의 이름이었던 제네시스 대신 G80이라는 이름을 달고 다시 나온 DH제네시스를 볼 수 있게 됐다. 앞서의 1세대 제네시스가 BH였고, 2014년에 나온 2세대 제네시스가 DH라는 코드로 개발됐고, 이제는 완전히 브랜드가 됐으니, 더 이상 차명에는 제네시스를 쓰지 않고 G80 등으로 구분하게 된 것이다.

 

메쉬 그릴의 G80 SPORT



바뀌기 전의 헤드램프 베젤



자동차는 신 모델의 개발 기간이 아무리 짧아도 3년 이상 걸린다. 앞모습을 약간 바꾸는 정도의 개발도 1년 내외로 걸리는 게 보통이니 신모델은 3년 이상이 될 수 밖에 없다. 이토록 긴 개발 기간에 비해 마케팅의 사이클은 매우 빠르다. 그래서 브랜드가 새로 만들어지고 그에 대응해서 차량의 변경은 한 박자 늦는 현상이 생기기도 한다. 새로 등장한 G80이 바로 그래서 차명이었던 제네시스가 브랜드가 되고 차명은 이제 G80이 됐다. 그리고 그에 따라 약간의 변화가 있었다.

 

G80으로 바뀐 후의 헤드램프 베젤



물론 커다란 변화가 아닌 세부적인 변화다. 라디에이터 그릴의 리브가 두 줄로 바뀌었고, 앞 범퍼의 아래쪽 공기흡입구 디테일이 바뀌었다. 동그랗던 헤드램프의 베젤이 각진 타원으로 바뀌는 등 얼핏 봐서는 변화를 알아채기 어려운 정도의 변화다. 물론 새로 생겨난 G80 스포츠 모델은 메쉬형 그릴과 4개의 테일 파이프를 다는 등의 변화로 좀 더 눈에 띄지만, 전체적으로는 같은 흐름이다.

 

실내의 질감은 높은 수준이다



제네시스가 보여주는 가치의 모습이 기다려진다



이로써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의 제네시스 브랜드의 도전이 정말로 시작된 셈이다. 지금 제네시스 브랜드는 두 차종뿐이지만, 돌아보면 27년 전에 출범했던 렉서스도 LS와 ES 두 모델로 고급 브랜드를 꾸렸었다. 하지만 조금은 달랐다고 느껴지는 것은 당시의 렉서스 LS는 일본 고급 브랜드의 성공에 매우 회의적이었던 미국 소비자들이 할 말을 잃게 만들 정도로 일본 특유의 감각적 새로움으로 큰 관심을 받았었다는 점이다. 이미 일본차의 품질, 특히 모두가 인정을 하고 있던 토요타의 품질을 바탕으로 일본 특유의 감성과 감각적 새로움을 결합한 것이 렉서스 돌풍의 비결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러고 보면 고급 브랜드는 품질만으로 만들어지는 게 아님은 확실하다.

 

자동차는 필요에 의해 사는 물건이지만, 고급 브랜드 제품은 필요에 의해서가 아니라, 정말로 사고 싶어서 사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실상 가격이 얼마 더 비싸다는 건 문제가 되지 않는다. 게다가 실제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드림 카’는 결코 싼 값의 차가 아니다. 역설적으로 쉽게 살 수 있는 차가 아니기 때문에 드림 카인 것이다. 결국 고급 브랜드의 자동차는 ‘사람들이 선망 하는 자동차’ 이어야 한다. 그래야 비싸더라도 사고 싶어지기 때문이다.

 

품질 이외의 가치를 찾으려는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그렇다면 G80, 나아가서 제네시스 브랜드는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마법 같은 것이 있어야 한다. 물론 제네시스 브랜드는 그것을 찾으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제네시스의 바퀴자국으로 사막에 기네스북에 오를 정도의 큰 글씨를 쓰는 것은 물리적 품질 이외의 설득력(?)을 가지기 위한 시도이다. 결국 오늘날의 자동차를 포함한 모든 상품이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한 핵심 요소는 뛰어난 물리적 품질을 바탕으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얻기 위한 ‘마법’의 힘인지도 모른다.

 

마법은 다른 말로 표현한다면 ‘설득’ 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가령 마법사들이 보여주는 마법, 예컨대 종이를 장미꽃으로 변하게 하는 것 같은 신기한 마법은 사실 실제로 종이가 장미꽃으로 변한 게 아니라, 치밀하고 정성스럽게 준비한 종이와 장미꽃 같은 소품들을 가지고 매우 드라마틱한 방법으로 ‘공연’을 한 것이다. 그렇다면 좋은 품질의 자동차를 설득력 있고 감동적으로 보여주는 것, 그것이 고급 브랜드가 앞으로 추구하는 방향인지도 모른다.
국민대학교 자동차·운송디자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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