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내커

치와와야, 이 광대 아저씨가 무섭니?

 

미국의 패스트푸드 체인 업계에서 5위권인 타코벨(Taco Bell)이 부동의 1위인 맥도날드를 정면으로 겨냥한 광고를 내놓아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사람들이 얼마나 타코벨의 아침 메뉴를 좋아하는지 ‘아주 특별한 사람들’에게 물어봤다며 광고가 시작한다. 그리 미국 전역의 평범한 사람들이 하나씩 등장하여 자신의 이름을 말한다. 타코벨이 새롭게 출시한 아침 메뉴를 포함하여 다양한 아침메뉴를 먹어본 이들이 이구동성으로 정말 맛있다고 말한다. 25명의 인물들이 등장하는데 하필이면 이들의 이름이 모두 ‘로날드 맥도날드(Ronald McDonald)’였다.

 

아주 도발적인 광고캠페인이었다. 처음 이 광고가 나오고 놀라움과 화제로 떠들썩했던 순간이 지나자마자 관심은 세 가지로 모아졌다. 첫째로 매출에 미치는 영향은 어떨 것인가, 둘째로 이런 식의 비방광고가 얼마나 화제가 될 것인가,

셋째로는 맥도날드는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였다. 따지고 보면 세 가지 모두 별개의 사항이 아니고 서로 연결된 것이었다.

 

이 광고가 처음 전파를 탄 게 1사분기가 끝나가는 3월 26일이었다. 그러니까 1사분기의 실적과는 별 연관이 없는데,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지는 식으로 맥도날드는 미국 시장에서 1사분기 매출이 1.7%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공교롭게도 전체 실적의 25%를 차지하는 아침 메뉴에서의 부진이 결정적이었다는 분석도 잇따랐다.

 

퍼블리시티에 능했던 타코벨 마케팅

 

이번 타코벨의 광고가 화제가 되면서 이전에 이미 사용했던 기법의 모방이란 얘기가 나왔다. 역시 패스트푸드 체인인 ‘잭인더박스(Jack in the Box)’에서 2002년에 새로운 버거를 내놓으면서 평범한 한 인물의 집으로 찾아가서 시식을 권유한다. 인사를 나누는데 그 집에 사는 인물의 이름이 ‘로날드 맥도날드’이다. 그가 맛있다며 계속 버거를 먹고 ‘로날드 맥도날드까지 좋아하는 잭인더박스의 새로운 버거’라는 멘션이 나온다. 타코벨은 한 사람이 아니라 미국 전역의 25명의 로날드 맥도날드를 모았다는 게 주요한 차이점이다. 어느 광고 잡지에서는 미국 서부 지역이 주력 시장이고 광고도 모두 비슷한 지역의 회사에서 만들었는데 이렇게 비슷한 광고물이 나올 수 있느냐 개탄하는 듯한 기사를 내보냈다.

 

타코벨은 모방이나 유치하다는 등의 평가에 별 반응을 보이지 않을 것 같다. 퍼블리시티를 노린 해프닝을 기획하여 벌이는데 이력이 났고, 효과적으로 사용해 온 역사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2001년 초에 러시아의 우주정거장인 미르(Mir)가 수명을 다하여 우주에서 폭발하고 그 파편들이 지구로 떨어질 것이라는 소식에 사람들이 흥분하고 겁에 질렸던 적이 있었다. 그때 타코벨은 태평양에 다트 과녁판같은 부유물을 설치하고 미르의 잔해가 그리로 떨어지면 모든 미국인에게 공짜 타코를 제공한다고 했다. 거의 일어날 수 없는 확률이었지만 공중파 뉴스에서 꽤 오랜 시간을 두고 다룰 정도로 화제가 되었다. 비슷한 ‘내기’ 식의 이벤트를 타코벨은 꾸준히 진행했다. 월드시리즈에서 도루에 성공하거나

후원하는 NBA 팀의 경기에서 홈팀이 100점 이상을 득점하면 관중들에게 공짜 타코를 제공하는 식이었다. 이번의 광고도 일단 퍼블리시티 측면에서는 앞서의 일회성 이벤트들 못지않은 효과를 이미 거두었다.

 

1위 기업의 대응은 쿨하게

 

맥도날드는 오랜동안 압도적인 1위이다 보니 이리저리 덩치가 훨씬 작은 경쟁자들의 도발에 시달려왔다. 잭인더박스가 2002년에 내놓은  로날드 맥도날드 이름을 가진 이를 활용한 광고말고도 버거킹에 찾아온 로날드 맥도날드 등 비슷한 도발 사례들은 면면이 이어져 왔다. 타코벨의 경우는 2009년에 그전 20년 동안 맥도날드가 후원해 오던 NBA 스폰서쉽을 꿰차면서 맥도날드가 자신의 공격대상임을 명확히 했다.

미국 전역의 25명의 진짜 로날드 맥도날드를 이용한 광고에 묻힌 감이 있지만 맥도날드를 겨냥한 다른 패로디 광고도 하나 선을 보였었다.

 

‘박첨지는 밭 있어, 그래그래서. 그 밭에 오리 있거든, 그래그래서~’로 번안되어 우리나라에서도 많이 불려진 동요의 원제목은 ‘Old Macdonald had a farm’이다. ‘1984년부터 에그맥머핀을 먹어왔지’로 개사된 노래를 부르는 모델은 완전히 30년 전 1984년에 젖어 있는 구시대의 인물로 그려진다. 그가 타코벨의 새로운 메뉴인 와플타코를 먹으면서 트렌디한 인물로 변신한다. 이 광고에 대한 반응은 미지근하지만, 어쨌든 타코벨의 마케팅 이력 등을 봤을 때 맥도날드를 향한 도발은 계속되리라 보인다. 그래서 맥도날드가 어떻게 반응할 지가 중요하다.

 

 

 

 

 

 

 

 

 

 

 

 

 

 

 

 

 

 

 

 

맥도날드는 자신의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통하여 제법 쿨한 반응을 보였다. 얼굴이 보이지 않는 로날드 맥도날드가 타코벨의 상징인 치와와를 쓰다듬고 있다.

치와와는 겁에 질린 것처럼 보인다. 삐에로 분장으로 고정되어 있지만 로날드 맥도날드의 표정이 무척이나 궁금해진다.  “아첨의 지순한 형태가 바로 모방(Imitation is the sincerest form of flattery)”이라고 한 문장으로 깔끔하게 포스팅했다. 참고로 카피의 원문은 찰스 칼레브 콜튼(Charles Caleb Colton)이란 영국의 철학자 겸 문필가의 <Lacon, Or, Many Things in a Few Words: Addressed to Those Who Think>에 나왔단다. 짧은 경구나 유머러스한 문자들의 모음이다. 그런데 원문에는 ‘form of’가 빠지고 그냥 ‘Imitation is the sincerest of flattery.’라고 되어 있다.

공중파가 아닌 SNS를 이용해 혹시나 화제를 재생산하는 것을 최소화하려 했던 것 같다. SNS이어서 그랬는지 맥도날드와 같은 조직논리를 중요시하는 대기업으로는 아주 빠른 반응이었다.  약자로 보일 수밖에 없는 경쟁 기업들의 도발에 1위 기업들은 결하게 반응해선 안 된다. SNS는 그런 면에서 알맞은 무대이다. 한동안 진행되거나 잊을만 하면 툭 튀어나올 맥도날드에 대한 타코벨의 다음 도발이 기대된다.

 

2009년 10월부터 현대기아차그룹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이노션월드와이드 마케팅본부장으로 재임하고 있음.
역사 및 사회의 제반 모습들을 브랜드적으로 해석하는 데 관심이 많고, 그에 관련한 저서 두 권이 있다. '모든 것은 브랜드로 통한다(사회평론,2002)', '브랜드 마인드(사회평론,2004)'. 학부에서는 중국사를 전공했고, 삼성전자 홍보실을 거쳐, 미국 뉴욕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경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