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웹툰의 캐릭터를 활용할 것인가? 새롭게 창조할 것인가?

입력 2014-04-07 22:21 수정 2015-09-21 13:05
 

(웹툰 마케팅 2)만화가 가지는 특징을 웹툰도 가지고 있다. 어렸을 때 즐겨 봤던 만화를 떠올릴 때 대부분의 경우에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은 주인공 혹은 특정한 캐릭터들이다. 이야기의 흐름으로 독자들에게 각인된 장편 만화들이 있기는 하지만, 주인공을 비롯한 캐릭터와 연결되어서 떠오르게 된다. 두고두고 보는 만화책이나 만화가 실린 잡지와 달리 찰나적인 성격이 강한 웹툰은 더욱 독특한 개성을 지닌 캐릭터들이 중요하다. 어떤 캐릭터가 등장하는가에 따라 마케팅에 쓰이는 웹툰을 구분할 수 있다. 우선 기존 웹툰의 인기를 업고, 그 웹툰의 캐릭터를 그대로 가져다 쓰는 유형이 있다. TV드라마가 히트하면 그 분위기를 그대로 가져와 제품을 얹혀 놓는 방식과 비슷하다. 초기 마케팅에 쓰이는 웹툰은 거개가 이런 식이었다.

 

웹툰 마케팅 초기의 대표작으로 일컬어지는 것들은 모두 이런 방식이었다. ‘불사조’를 비롯한 웹툰 ‘입시명문사립 정글고’의 캐릭터들이 그대로 등장하는 할리스 커피의 ‘애니타임 브런치’를 비롯하여, ‘들어는 보았나, 질풍기획’이란 인기 웹툰의 제목을 가져다 패로디한 ‘먹어는 보았나, 버거킹’, ‘혈액형에 관한 간단한 고찰’에서 파생된 ‘맥심고’ 웹툰이 대표적이다. 할리스나 버거킹은 새로운 메뉴나 소비자들이 잘 모르는 사실들을 익숙한 캐릭터와 분위기를 통하여 흥미를 유발시키며 소개하고 전달하기 위하여 인기 웹툰과 거기의 캐릭터들을 활용했다. 그에 비하여 맥심은 저관여제품인 커피믹스에 대하여 새로운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목적이 분명했다. 혈액형별로 커피믹스를 마시는 방법이 어떻게 다른가 보여주면서 얘기거리를 제공하는 효과를 볼 수 있었다.

 
자연스럽게 원래 연재되는 웹툰에 기업이나 제품을 노출시키는 PPL도 매우 활발하다. ‘마음의 소리’ 웹툰에서 ‘소규모의 함선으로 적 대군을 격파한 두번짜 전투’를 쓰라는 시험문제의 답으로 ‘스타 크레프트 II 군단의 심장’으로 답을 쓰며 출시 날자까지 보여주는 것은 전설적인사례로 꼽힌다. 방송 프로그램 대비하여 규제가 덜한 편이기 때문에 활용하기가 쉬운 장점이 있다. 독자들도 드라마나 영화보다 가볍게 웹툰을 보기 때문에 관대하게 받아들이는 편이며, 제작 기간이 짧고 자주 게재되므로 신속하고 간편하게 올릴 수 있기도 하다.


기존 웹툰을 활용하지 않고, 자신의 기획 의도에 맞추어 새로운 웹툰을 만드는 경우도 있다. 기업에서 홍보나 마케팅용으로 웹툰을 제작하여 성공한 사례가 많지 안다. 한화케미컬의 ‘연봉신’은 이례적으로 히트를 친 사례이다. 연봉신이 성공한 비결을 파헤치면 거꾸로 왜 대부분의 기업 웹툰들이 실패하는지 알 수 있다. 연봉신 독자들의 댓글이나 블로그에 올려놓은 평을 보면 자주 나오는 문구가 있다. ‘기업 웹툰 같지 않다’, ‘기업 웹툰인지 몰랐다’는 것이다. 연봉신 시즌 1을 분석한 한 웹툰매니어에 의하면 한화케미컬이란 기업 이름이 딱 두 번 나왔다고 한다. 기업들이 PR기사를 내거나 다큐멘터리와 같은 것을 역시 홍보용으로 만들 때 기업의 이름을 너무 내세워서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다큐멘터리 영화 감독을 하는 친구가 있었다. 제작비를 감당하기 위하여 기업의후원을 받기도 했는데, 문화를 소재로 한 자신의 다큐에 자연스럽게 기업이나 제품이 노출되도록 하는 게 가장 힘들었다고 한다. 정확히는 무조건 화면에 크게, 긴 시간동안 노출이 되어야 한다고 밀어부치는 기업 사람들과 싸우는 게 큰일이었단다. “관객이 다큐를 보면서 ㅇㅇ기업이 후원했구나 하고 생각하는 순간 작품과 홍보 모두 끝장나는 거야.”라고 한다. 웹툰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가볍게 그렇지만 재미를 느끼게 해줘야 한다. 그 첫걸음이 되지 않으면 접어버리는 게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2009년 10월부터 현대기아차그룹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이노션월드와이드 마케팅본부장으로 재임하고 있음.
역사 및 사회의 제반 모습들을 브랜드적으로 해석하는 데 관심이 많고, 그에 관련한 저서 두 권이 있다. '모든 것은 브랜드로 통한다(사회평론,2002)', '브랜드 마인드(사회평론,2004)'. 학부에서는 중국사를 전공했고, 삼성전자 홍보실을 거쳐, 미국 뉴욕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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