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내커

투자계 전설 짐 로저스의 미래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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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의 메가트렌드에 주목하라>(짐 로저스 지음 / 이건 옮김 / 이레미디어 펴냄)란 신간에 대해 교보문고의 <북모닝CEO>에 실은 해설 겸 서평입니다. ———————————————————–이 책을 거의 다 읽었던 시점에 뉴욕대학교 경영대학원을 함께 다녔던 친 구를 만났다. 경영대학원에 오기 전부터 은행을 다녔고, 졸업 이후에 계속 해외에서 금융계에 있었으며 현재는 홍콩에서 금융컨설팅을 하는 친구이다. 그에게 짐 로저스가 금융계에서 얼마나 대단한 인물로 치는가 물었다.

미국 앨라배마주 시골 출신이 예일대에 입학하고 어딜 가건 심지어 군대장 교학교에서까지 성적은 최우수, 조정경기 선수로까지 활약하며 그 유명한 옥스포드-캠브리지 대회에 나가서 우승, 이후 수억 달러에 이르는 투자 소 득에, 자신의 작은 키까지 자신감의 재료로 쓰는 모습에 금융계 내에서의 실상과 평판을 내부 인사로부터 듣고 싶었던 것이다.

“한마디로 엄청난 인물입니다. 막대한 투자 실적으로 신화적인 성공을 거둔
데다 37세에 은퇴한 후 세계를 여행하면서 삶을 즐길 줄도 알고요. 방송이나 강연을 많이 해서 더욱 유명해졌 지요. 그가 쓴 책이나 글을 보면, 하는 얘기는 늘 똑같습니다. ‘commodity(원자재)’에 투자하라고 해요. 경기가 나빠도 그런 것들은 어차피 필요하고, 경기가 좋으면 그에 대한 수요도 오른다는 것이죠.”

그의 말은 이 책의 표지날개를 펼쳐보면 나오는 내용과 일치한다. 짐 로저스는 ‘조지 소로스와 퀀텀 펀드를 설립해 10년 동안 4,200%라는 경이적인 수익률을 기록’하고, 37세의 나이에 은퇴하여 오토바이로 50여 개국 10만 마일, 자동차로 116개국 15만여 마일을 달리는 세계여행을 했고, 자신의 방송 프로그램까지 오랫동안 진 행했으며, 컬럼비아대학교의 정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몇 권의 책까지 냈다. 퀀텀 펀드에서 그가 가장 재 미를 본 종목이 바로 석유였다. 미국 중남부 유전지대의 태워 없애는 천연가스를 보며 머지 않아 석유 부족 사태에 직면하고 원유 가격이 오를 것이란 사실을 정확하게 예측하고 1971년부터 석유 및 관련 주식에 투자 했다. 그 상황에서 1973년 단기간에 석유 가격이 5~6배가 뛰는 소위 오일쇼크라는 것이 났으니, 4,000%가 넘 는 수익률과 그의 원자재에 대한 사랑이 이해가 간다.

거리에서 얻은 통찰력과 행동, 인문학과 여행

이 책의 원래 제목은 <Street Smarts : Advetures on the Road and in the Markets>이다. ‘Street

smart’란 단어는 ‘Book smart’와 곧잘 비교되며 쓰인다. 책으로만 공부해서 지식을 얻은 게 아니라, 문자 그대로 거리를 누비며 산 경험으로 얻은 통찰력을 이른다. 길 위에서의 여행과 시장에서의 투자가 그에게는 별개로 작용하지 않는다. 둘이 서로 얽혀 길에서 직접 보고 들은 것을 가지고 성숙시켜 시장에서 투자할 품목을 정하고, 그 투 자의 결과 추이를 보면서 미래를 예측하고 그것을 다시 길에서 확인해본다. 그것들이 쌓여서 ‘Street smart’가 된다. 그는 확실히 보통의 투자가나 금융분석가와는 다른 모습을 크게 세 가지로 보여준다.

‘19세기 초라면 똑똑한 사람은 런던으로 이주할 것이다. 20세기 초라면 똑똑한 사람은 뉴욕으로 이주할 것이 다. 21세기 초라면 똑똑한 사람은 아시아로 거처를 옮길 것이다’라는 말을 썼는데, 실제로 로저스는 2007년에 아이들까지 데리고 싱가포르로 이주해서 살고 있다. 그러니까 트렌드를 예측하거나 파악하여, 금융 투자에 활 용하는 데 그치는 사람이 아니라 직접 행동으로 옮긴다는 점이 대다수 금융투자가와 그가 구분되는 첫째 요 소이다.

둘째로 그는 긴 호흡으로 역사의 흐름을 파악한다. 이 책을 쓴 목적으로 그가 내세운 ‘우리가 어떤 과정을 거 쳐 현재 상황에 이르게 되었으며, 어떤 식으로 미래에 대비해야 하는지를 조명하려는 것’에서 잘 피력한 것처 럼 책 전반을 통하여 그는 역사 공부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트렌드의 파악도 한 순간에 일어난 패드(Fad)와 같은 현상에 연연하는 것이 아니라, 근원으로 거슬러 올라가 파악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대학 때 여름 한 학 기, 우리로 치면 인턴사원으로 월스트리트에서 일한 것을 그는 이렇게 돌이켰다. ‘매우 흥미진진한 여름이었다. 나는 전에는 본 적이 없었던 방식으로 세상을 보았다. 갑자기 나의 역사 공부와 최근 사건들이 이론상의 연습 수준을 뛰어넘어 실제로 가치를 발휘했다.’

셋째로 그는 개인의 다양하고 폭넓은 경험, 특히 여행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영국밖에 모르는 사람이라면 영 국에 대해 무엇을 알겠는가?’라는 키플링의 말처럼 자신의 지역과 국가, 일하는 업종, 투자하는 품목에 대해서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그들 대상 바깥의 것들을 알아야 한다. 실제로 기네스북에 최장거리 오토바이와 자동차 여행으로 기네스북에 오른 인물로서 그는 직접 넓은 세계를 보고, 그들을 연결하여 큰 그림을 그려내는 방식 을 이 책에서 전한다. ‘book smart’,

혹은 요즘 같은 세상이면 ‘screen smart’가 판치고, 전문성을 지나치게 강 조하는 세태에 대해 이 책이 경종을 울릴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의 말대로, 세상 만사가 서로 연결되어 있 기 때문이다. 칠레에 혁명이 일어나면 구리 가격이 영향을 받고, 전력 요금과 주택 가격이 영향을 받으며, 나아가 스페인 톨레도의 주택 보유자를 포함해서 세상 모든 사람이 영향을 받게 된다.

더 이상 신랄할 수 없는 인물평들

이 책을 읽는 또 다른 재미는 유명 인물들에 대해 실명으로 하는 신랄한 인물평이다. 골드만삭스의 이코노미스트 짐 오닐(JIm O’Neil)은 브릭스(BRICs)라는 용어를 만든 것으로 유명한데, 그에 대해 짐 로저스는 이런 말을 했다. 브릭스라는 것은 ‘그(짐 오닐)는 아무것도 모르면서 한 말이었다.’ 그래서 짐 로저스는 짐 오닐에게 무지만 드러낼 뿐이니 그런 말 하지 말라고 했는데, 이미 ‘그(짐 오닐)는 이 주장을 굽힐 수 있는 처지가 아니 다. 이 목마를 타고 유명인사가 되었으므로, 목마가 망가지기 전에는 절대로 내리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그 리고 ‘중국의 성공을 예측했다고 해서 그를 똑똑한 사람으로 인정할 수는 없다(네 나라 중 그가 방문했던 나라는 중국 하나뿐이었다)’고도 말한다.

‘짐 오닐이 인도에 가보지도 않고 인도의 장점을 찬양하는 동안, 페이지 (짐 로저스의 부인)와 나는 두 달 반에 걸쳐 자동차로 인도를 횡단했다.’ 여기서는 직접적인 경험을 중시하는 짐 로저스의 철학과 그에 기반한 자신감의 일단을 볼 수 있다. 이런 평가는 종횡무진 계속된다. 그 몇몇 예를 보자.

‘무식한 기자 밥 우드워드는 그의 저서 <마에스트로 그린스펀>에서 그린스펀을 마에스트로라고 부르며 찬양했다’며 두 명을 한꺼번에 평가절하시킨다. 앨런 그린스펀에 대해서는 특히 할 말이 많았나 보다. 그린스펀이 ‘원래 현명하지도 힘이 세지도 않았던’, ‘공직을 찾는 2류 월스트리트 경제학자’로 ‘약 15년 동안 워싱턴을 들락거리던 중에 무능함 덕분에 레이건 대통령에 발탁’된 인물이란다. 그밖에 ‘인도에 가보지도 않고 모건스탠리 아시아 회장이 된 스탠리 로치’, ‘젊은 그린스펀’이라고 할 수 있는 예스맨으로 아무것도 모르던’ 버냉키, ‘그 버냉키보다도 아는 것이 없었’던 뉴욕연준 총재를 거쳐 ‘워싱턴에 하인으로 심어 두기에 적합한’ ‘그의 무능함을 높이 산 뉴욕 은행계가 강력하게 추천한 덕분에’ 오바마 행정부에서는 재무부장관이 되었지만 소득세 신고 방법도 모르는 가이트너, ‘두 사람보다 머리가 나쁜’ ‘침체’ – 아마 원문으로는 ‘depression’이란 단어였을 게다 – 라는 단어조차 제대로 발음하지 못할 정도로 아무것도 모르는 부시 등 계속 이어진다.

세 가지 메가트렌드

짐 로저스에 따르면 앨런 그린스펀은 CNBC에서 정보를 얻었고, CNBC는 정부 관료들에게서 정보를 얻었으며, 정부 관료들은 그린스펀에게서 정보를 얻었단다. 인사이트도 없고 정확하지도 않은 정보가 이렇게 비슷한 부류의 사람들 사이를 순환하면서 기정사실처럼 굳어지는 경우는 우리도 자주 보고 있지 않던가? 그런 정보를 유통시키고 자가발전시키는 이너서클의 사람들에 놀아나지 않고 세상을 읽고 미래를 꿰뚫어보는 방법과 미래의 일단을 그는 이 책에서 제공한다. 그래서 한국어 제목을 <세계경제의 메가트렌드에 주목하라>라고 한 것 같은데, 그 제목보다 훨씬 많은 것을 담고 있는 책이다.

짐 로저스가 제시하는 메가트렌드는 세 가지 정도로 정리할 수 있다.

-유망산업 : 농업과 원자재. 투자종목으로도, 개별적으로 종사할 산업으로도 식량을 생산하는 농업과 셰일가스를 비롯한 석유산업을 든다.


-유망지역 : 중국을 중심으로 한 동아시아. 중국어는 필수가 될 것이라고 한다. 한편 통일만 된다면 한국은 가장 매력적인 곳이라고 한다.

-정부정책 : 개방과 자율. 국가간의 교역이나 인적 교류에 대한 제약은 최소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망할 기업은 망하게 놔두는 것이 장기적으로 옳은 길이라며 정부의 개입 역시 최소로 해야 한단다.

책을 읽으며 작은 키지만 다부지고, 운동이건 공부건 열정적으로 하면서 다른 이들을 이끄는 리더로 자연스럽게 자신을 만드는 자신감 넘치는 그의 모습이 그려졌다. 짐 로저스를 TV에서 본 기억도 났다. 그런 특별한 인물의 자서전이자 자기계발서의 역할과 함께, 세계경제의 메가트렌드가 무엇이며 이를 어떻게 파악하는지 그 방법까지 제시하는 투자가이드까지 겸하는 책이다. 한 인간의 인생역정을 담은 드라마이기에 재미있고, 돈이 따라올 수 있는 정보 또한 얻을 수 있어 실속 있다.

2009년 10월부터 현대기아차그룹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이노션월드와이드 마케팅본부장으로 재임하고 있음.
역사 및 사회의 제반 모습들을 브랜드적으로 해석하는 데 관심이 많고, 그에 관련한 저서 두 권이 있다. '모든 것은 브랜드로 통한다(사회평론,2002)', '브랜드 마인드(사회평론,2004)'. 학부에서는 중국사를 전공했고, 삼성전자 홍보실을 거쳐, 미국 뉴욕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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