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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de in USA' 뉴맥북프로의 의미

애플이 ‘Designed by Apple in California’란 태그라인을 쓴 캠페인을 6월부터 펼치니까, 모토롤라가 ‘Designed by you. Assembled in the USA’를 단 광고를 내놓았다는 얘기를 8월에 이 칼럼을 통하여 한 바 있다. http://w.hankyung.com/board/view.php?id=_column_153_1&ch=comm4&no=511&page=2&sn=&ss=&sc=&old_no=&old_id=_column_153_1&skin=&keyword=&category=&tag=&pagenum=&sel_order=&desc=desc&cmt_page=1&cmt_order=&cmt_desc=asc

그게 마음에 걸려서였을까? 애플의 CEO인 팀 쿡(Tim Cook)은 올해 10월에 애플 제품을 미국에서 생산하겠다며, 그를 위해 1억$을 투자하겠다고 선언했다. 그 선언을 실현시킨 첫번째 제품으로 New Mac Pro를 지난 12월 20일 시장에 출시했다. ‘(텍사스)오스틴에서 제조했다’며 트윗으로도 자랑스럽게 날렸다. 
뉴맥프로라는 제품도 화제이기는 하지만, 애플의 ‘Made in USA’ 선언과 이번의 제품 출시는 브랜드PR과 마케팅 그리고 미국 경제 측면에서 세 가지 의미를 갖고 있다.
1. 일부분으로 전체를 표현한다.

    맥프로가 애플 전체의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 정도에 불과하고, 내년에도 그 정도에 그칠 것으로 예측한다. 그 1%가 미국에서 제품을 생산하는 미국 기업으로서 애플의 이미지를 만들 수 있다. 예전에 ‘존슨&존슨’을 가지고 비슷한 얘기 많이 했다. 존슨&존슨에서 베이비로션이나 베이비파우더 같은 생활용품들이 차지하는 비율이 10%를 넘지 못하지만, ‘모성본능’이란 기업 전체의 이미지는 바로 이 매출로 보면 소소한 생활용품이 만들었다. 삼성전자가 디지털을 소재로 본격적인 브랜드 캠페인을 시작할 때도 거의 마찬가지 상황이었다. 디지털 제품이 차지하는 비율은 미미했지만, 그들을 전면에 내세우며 디지털 기업으로서의 이미지를 견인토록 했다. 
2. 미국에서 애국심 마케팅 확산

    GM을 비롯한 미국의 자동차 기업들은 곤경에 처했다 싶으면 ‘전가의 보도’처럼 애국심 마케팅을 들고 나와서, 미국인들의 감성에 호소하곤 했다. 자동차가 워낙 미국을 상징하는 품목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다른 업종에서도 이런 식의 마케팅 활동은 거의 최후의 수단처럼 펼쳐지곤 했다. 애국심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가장 저급한 경우는 ‘외국산 배척’을 들고 나오고, ‘미국산’의 장점을 외치는 것은 그래도 점잖은 편에 속한다. 국가 발전에 이바지한다는 것은 개인주의적인 성향이 강한 미국에서는 흔한 경우가 아닌데, 근래 실업 문제가 크게 대두되면서는 고용 창출을 이슈로 자주 등장하고 있다. 한때 도요타가 ‘미국에서 미국인들이 만든다’는 것을 열심히 알리면서 기업이미지광고를 꽤 오랜동안 전개했다. 환경과 더불어 사회적 기업으로 자리매김하였다는 평가가 나왔으나, 리콜사태로 문자 그대로 한 방에 날아가 버렸다. 그만큼 기업 이미지라는 것이 쌓아 올리기 힘들고, 외국 기업은 특히나 예기치 못한 돌풍에 휘말리기 쉽다. 전자 제품에서는 예전 GE의 가전제품에 ‘미국’이라는 그림자가 항상 어른거렸다. 그러나 전반적으로는 국가의 영향은 강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제 고용 창출의 공신, 이어서 국가대표로서의 이미지를 IT기업들이 자임하고 나서고 있다. 애국심 마케팅이 업종을 가리지 않고 확산될 조짐이다.
3. 미국에서 제조업의 재부상

    국제에너지기구(IEA)는 미국이 셰일가스에 힘입어 2035년까지 20년 동안 제조업의 일자리가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실제 셰일가스의 본산이라고 할 수 있는 텍사스는 2012년의  주(州)경제 성장률이 4.8%로 미국의 2.2%의 두 배가 넘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 수십억$ 짜리 투자들이 텍사스의 석유화학 관련 생산시설에 줄을 잇고 있다. 앞서의 애플 뉴 맥북프를 오스틴에서 생산했다고 했는데, 모토롤라의 ‘모토X’공장도 포트워스에 있다. GE나 월풀에서도 멕시코 등지로 갔던 가전 생산시설을 지난 해 미국으로 다시 옮겼다. 이면에 문제가 있는 부분도 있다. 그렇게 외국으로 갔다가 돌아온 생산시설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임금 수준이 예년에 비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미국내 경기가 안정되어 가는데 소비는 늘지 않고, 디플레이션형 소비행태를 보인다는 우려가 많다. 일자리의 질이 떨어진 것이다. 경제 안정의 과실이 편향되게 분배된 때문이다. 어쨌든 짧게 보면 최소한 오바마의 재임 기간 동안은 미국의 제조업은 성장곡선을 그릴 것으로 예측된다.

첫번째 브랜드 부분과 연계하여 팍스콘의 열악한 근무환경으로 애플이 공격의 대상이 되었던 것도 ‘Made in USA’를 주장한 이유의 하나이다. 제조 과정에서의 공정성과 투명함이 계속 이슈가 되는 현상을 애플의 이번 움직임에서 또한 읽을 수 있다.   

2009년 10월부터 현대기아차그룹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이노션월드와이드 마케팅본부장으로 재임하고 있음.
역사 및 사회의 제반 모습들을 브랜드적으로 해석하는 데 관심이 많고, 그에 관련한 저서 두 권이 있다. '모든 것은 브랜드로 통한다(사회평론,2002)', '브랜드 마인드(사회평론,2004)'. 학부에서는 중국사를 전공했고, 삼성전자 홍보실을 거쳐, 미국 뉴욕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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