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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D프린터 성공의 열쇠를 기기의 이름에 맞춰 ‘가격인하(Discount),

일상화(Daily),

정책방향(Direction)’

이란 세 개의

‘D’로 규정하기도 한다.

이 세 가지는 단지

3D프린터를 넘어서 모든 신제품 도입 과정에서 고려되고 갖추어야 할 기준이다.

꼭 가격을 인하하지는 않더라도 실질경제적으로나 인식상으로나 수용할만한 가격대를 맞춰야 한다.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신제품의 개념을 이해하고,

그 가치 곧 편익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

기술 신제품은 법규나 관련된 인프라가 따라주어야 하는 경우가 많다.

그를 위해서는 정부의 정책이 뒤따라주어야 한다.

정책방향이 명확히 서 있어야 신제품이 설 수 있고,

존속할 수 있는 바탕이 만들어진다.

하나하나 이전과 최근의 사례를 가지고 살펴보자.

소비자들이 수용할 수 있는 가격이어야

한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근처에 리버모어(Livermore)란 인구

8만 정도의 도시가 있다.

이 도시의 소방서에 가면 척 봐도 아주 오래 되었음을 알 수 있는 구형의 백열전구가 천장에 매달려 있다.

소방서라는 특성상 거의 항상 켜져 있다.

처음 설치한 그 전구를 그대로 쓰고 있다고 한다.

1908년에 설치한 전구가 그대로 쓰이고 있다.

기네스북뿐 아니라

GE에서도 현재도 작동하고 있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전구로 인정했다.

100년이 넘었다고 해서

‘Centennial Light’이라고 부른다. 백년 넘게 전구를 교체하지 않고 쓴다는 게 상상이 되지 않는다. 한국으로 치면 고종 황제가 쓰던 전구를 그대로 사용한다는 식이니 말이다. GE 전문가의 얘기를 빌면 필라멘트를 좋은 것을 쓰고, 껐다켰다하는 회수를 최소한으로 하면 가능할 수도 있단다. 실제 GE에서는 사용기간 최소 50년 이상을 보장하는 반영구 전구를 내놓았었다.

       그 전구의 가격을 얼마로 했을까? 대학의 마케팅 수업에서 가격론 배울 때 단골로 삼는 소재 중의 하나이다. GE는 이 전구에 $100이란 가격표를 달았다. 전구 하나가 보통 1.5$이라 치고, 일년에 한번씩 가는데, 이 전구는 50년을 쓴다고 계산하여 75$ 정도를 기본으로 치고 전구를 가는 수고를 덜고, 밝기 등에서의 개선점 등의 개발비를 계산해서 나온 것으로 추정한다. 소비자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이후 가격을 50$로 내려도 마찬가지였다고 한다. 전구를 교체하는 수고에 대하여 소비자들이 부담스럽지 않게 생각했기 때문에 그런 높은 가격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고 한다. 2$ 미만으로 고착된 소비자들의 전구 가격에 대한 인식대를 넘어선 고가를 수용할 수 없었던 것이다. 물론 가격 이외에 집의 가구나 기기들을 바꾸어 새롭게 하고자 하는 기본적인 욕구에 반하는 것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2012년 초를 뜨겁게 달구었던 신라면블랙의 실패도 가격에 기인한 바가 크다.

뭐라 해도 간편하게 한 끼 때우는 라면인데,

기존 라면보다 네 배에 가까운 가격은 소비자들의 인식대를 넘어선 것이었다.

저관여식품에서 재료나 성능의 차이 없이 엄청난 고가임에도 잘 팔리는 제품들이 소수 있기는 하다.

생수 시장에서 물 한 병에 다른 제품의

10배 이상을 받는 것들이 있다.

그들이 파는 것은 생수가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 보이는 패션제품이다.

물리적 기능보다는 정서적 만족을 파는 것이다.

갈증의 해소는 지극히 부수적이다.

어쨌든 주위를 밝히는 게 목적인 전구나 배를 채워야 하는 라면과는 전혀 다르다.

신제품을 시장에 내놓을 때는 소비자들에게 수용될 수 있는 실제 그리고 인식상의 가격대를 알아야 한다.

그 전에 자신이 파는 것이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해야 한다.

 

생활 속으로 들어가 일상화되어야 한다

 

       신제품의 가격이 소비자 인식선상에서 비교되는 기존 제품보다 훨씬 비쌀 경우 ‘일상화(Daily)’의 길은 멀고 험난하다. 바로 위에서 본 신라면 블랙과 GE의 반영구 전구도 그런 예이다. 헨리 포드가 컨베이어시스템으로 자동차를 양산하여 싼 가격에 내놓기 전까지 대부분의 사람들은 말이 끄는 마차에 만족하고 살았다. 자동차는 나온 지 몇 십년이 되었지만 요즘으로 치면 호화요트처럼 최상류층의 취미를 위한 도구였다. 혹은 공기(公器)의 성격을 띄면서 사회적으로 꼭 필요한 경우에 한정적으로 쓰이는 도구였다.

자동차 가격을 획기적으로 낮추고 반대로 직원들의 임금은 다른 회사 대비하여 두 배 이상을 주면서,

직원들이 포드자동차를 구입하면서 자동차 일상화의 기폭제가 되었다.

개인 제품으로 근무 시간 외의 여가 도구의 역할이 부가되었다. 

       알렉산더 그래함 벨이 진정한 전화의 발명자인가 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논란이 꽤 많다. 삼성그룹에서 1990년대 중반에

'2등은 기억하지 않는다'의 대표격으로 벨의 전화발명특허 등록을 올렸을 정도이다. 

2등보다 조금 먼저 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워낙 벨의 특허 관련 문제점에 대해서 많은 얘기를 들어서인지,

그에 대한 존경심이 많이 사그러진 시점에서 그가 특허 등록을 한 지

2년이 채 안 된

1878년에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 

 

"사람들이 사소한 가십에 대해 가벼운 마음으로 전화로 잡담을 나눌 수 있게 되면 누구라도 전화를 가지려고 할 것이고,

우리의 주머니에는 돈이 왕창 굴러 들어올 것이다."

 

       미국에서 20세기 초까지 전화는 정보전달매체로만 인식되었다. 1920년대까지도 잡담은 전화의 본래 이용법에서 벗어난 것으로 인식되었다.

현실은 사실 그렇지 않았다.

1909년 이미 시애틀전화국의 조사를 보면 가정용 통화의

30%는

'하잘 것 없는 가십'이었다.

그런데도 미국의 전화회사 경영자들은 이렇게 가십으로 사람들이 전화를 사용하는 시간을 줄이려고 애를 써서 통화시간을 제한하는 법을 쓰기까지 했단다. 이런 기조를 깬 대표적인 광고가

1910년 겨울에

‘크리스마스 인사를 전화로’라는 광고캠페인이었다고 한다.

전화가 아주 중요한 거의 공적인 용도로만 쓰이는 기기가 아니라 사적인 용도로 쓰일 수 있다는 것을 알리고 권장하면서 전화 보급과 사용량이 급격하게 늘었다. 

 

       전화처럼 원래의 발명 의도와 다르게 용도가 개발되고, 그것이 기기의 보급, 즉 일상화에 획기적으로 공헌하는 경우가 꽤 있다. 데이비드 사르노프란 이는 1912년 4월

14일 타이타닉호가 침몰했을 때 그 소식을 무선으로 받아 세계에 시시각각 소식을 알리며 유명해진 인물이다.

그 때 마르코니무선회사에 근무하던

21세의 사르노프는

72시간 동안 자리를 뜨지 않고 당시로서는 최첨단 기기를 활용한 생생한 뉴스를 세상에 보냈다.

그가 라디오가 나온 직후인

1915년에 마르코니무선회사의 경영진에게 이런 메모를 보냈다. "나는 라디오를 피아노나 축음기와 마찬가지의 가재도구로 만드는 계획을 생각하고 있다.

그 아이디어란 음악을 무선으로 가정에 보내는 것이다."

 

       아마도 마르코니무선회사의 경영진은 젊은 기사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던 것 같다. 미국 전체에 보급된 라디오는 1922년에도 10만 대에 불과했다.

그런데 마르코니무선회사에서

RCA로 이름을 바꾼 회사에서 책임있는 자리를 맡게 된 사르노프는 음악과 복싱 프로그램을 만들고 중계하면서

5년만에

500만 대 이상으로 보급율을 높혔다.

그리고

1930년에

RCA 사장으로 취임했고,

TV부문을 개척하여

‘미국

TV의 아버지’란 호칭까지 얻는다. 원래

‘방송(broadcasting)’이란 말이 해군에서 나왔단다.

해군에서 무선으로 여러 함정에 같은 신호를 보내면서 그것을

‘broadcasting’이라고 했단다. 미국 최초의 라디오방송도 해군의 주도하에 이루어졌다. 그러니 당연히 그들은 라디오를 정보를 보내주는 기기로만 생각했지, 오락 도구로도 쓰일 수 있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다. 

 

         잘 알려진 것처럼

IBM의 대표였던 토마스 왓슨은 전 세계에서 매년 필요한,

곧 새롭게 팔리는 컴퓨터는

5대 정도면 충분할 거라고 예측했다.

기억해야 할 것은 그가 이런 말을 한 때가

1943년이란 것이다.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는 시기이다.

PC가 나오려면 반세기를 기다려야 했으니까. 

컴퓨터가 제법 대중화되기 시작한 때도 한 해에 전 세계에

4억대 이상이 팔릴 정도로 폭발적인 수요를 일으키리라고 예상한 전문가는 거의 없었다. 

컴퓨터의 보급을 획기적으로 올리고,

새로운 사양에 대한 수요를 끌어내는 그 기저에는 매일매일 즐기던 게임이 있었다.

의도하지 않았던

‘오락성’이 제품의 일상화를 이끌어낸다.

 

사회적 인프라가 갖추어져야 한다

 

       자동차의 와해성 기술로 가장 주목받는 것 중의 하나가 자율주행차이다. 지난

10월 일본의 모자동차 기업은 완전 자율주행차로 가는 중간 단계로 자동주차(auto-parking)

차량을 선보였다.

현재 수준의 자율주행 장치에 카메라 센서만 차량에 덧붙이면 가능하다고 했다.

마트 같은 곳에 가서 입구에 차를 세우고 주차장에 설치된 오토파킹 콘트롤 패널에 있는

‘주차’

버튼만 누르면 가능한 시스템이라고 한다.

여기서 맹점이 드러난다.

해당 주차장이 오토파킹시스템을 갖추어야만 한다.

       전기차, 수소전지차와 같이 자동차의 이미 현실로 나와 있는 미래 자동차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충전시설 인프라가 확산의 가장 큰 문제이다. 얼마 전 관련한 포럼에서 정부 관계자가 환경친화 차량에 대해 정부 관계자가 보조금을 통하여 충분히 기반 조성을 했으므로 업계에서 적극적으로 확산 노력을 해야 한다는 발언을 했다. 물론 자동차 업계에서 꾸준히 노력을 해야겠지만, 정부 차원에서 나서지 않고는 해결이 되지 않는 인프라들이 많이 있다. 자동차 연료에 대한 규정과 법규가 개정되거나 신규 제정되어야 하고, 송전시설을 포함한 기존 에너지 설비와의 연결 문제 등은 업계 차원에서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정부가 앞장 서서 도로망을 건설했기에 미국이 압도적인 자동차대국이 될수 있었던 것과 마찬가지이다.
         그래픽을 이용한 컴퓨터 인터페이스,

마우스를 개발해놓고 상품화하지 못했다고 최고의 기술력을 가졌었지만,

최악의 마케팅 능력을 지닌 기업으로 제록스를 비아냥거리며 거론하는 사람들을 보았다.

제록스의 마케팅 능력보다는 정책방향에 기초한 인프라가 따라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노키아의

‘9000 커뮤니케이터’, PDA나 태블릿의 원형을 보여준 애플의

‘뉴튼(Newton)‘과 같이 좋게 말해서

‘시대를 앞서 간’

제품이나 기술은 그를 가능케해 줄 정책적 뒷받침과 인프라가 부족했기 때문에 사라져버린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 정책을 이끌어내고 인프라를 갖추는 것마저 마케팅 능력이라 할 수 있긴 하다.
2009년 10월부터 현대기아차그룹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이노션월드와이드 마케팅본부장으로 재임하고 있음.
역사 및 사회의 제반 모습들을 브랜드적으로 해석하는 데 관심이 많고, 그에 관련한 저서 두 권이 있다. '모든 것은 브랜드로 통한다(사회평론,2002)', '브랜드 마인드(사회평론,2004)'. 학부에서는 중국사를 전공했고, 삼성전자 홍보실을 거쳐, 미국 뉴욕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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