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를 높이는 방법

입력 2013-09-10 17:26 수정 2013-09-10 17:26
“만일 당신이 처칠과 이야기를 시작한다면 처칠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이라고 믿게 될 것이다. 하지만 로이드 조지와 이야기를 시작한다면 아마도 당신이 세상에서 제일 중요한 사람이라고 느끼게 될 것이다.” - <세계를 뒤흔든 경제대통령들>(유재수 지음, 삼성경제연구소 펴냄) 

제1차 세계대전 때 영국 수상을 지냈고 그 전에 상무장관과 재무장관을 지내면서 강성의 철도노조와도 타협을 하면서 최고의 협상자로 꼽혔던 로이드 조지에 관해서 정치인이자 작가였던 나이젤 니콜슨이란 사람이 한 얘기란다. 

제2차 세계대전 때 영국을 이끈 처칠과 비교되어 무릎을 치게 만들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한 직후 수상 자리에 오른 처칠은 의회에서 그 유명한 ‘피와 노고와 눈물과 땀(Blood, Toil, Tears and Sweat)’이란 연설을 한다. 연설 직후에 로이드 조지가 지지연설을 했다. 그 연설 중 “처칠이 수상이 된 것으로 인하여 처칠보다는 영국이 축하를 받아야 한다”는 구절이 있었다. 연설을 한 후에 로이드 조지가 처칠에게 다가갔을 때, 그 단호하고 터프한 모습을 보여주던 처칠이 두 손에 얼굴을 파묻고 흐느끼고 있다가 로이드 조지의 손을 잡았다고 한다. 상대를 올려주는 말이 그렇게 중요하다. 

“고전이란, 사람들이 보통 ‘나는 …를 다시 읽고 있어’라고 말하지, ‘나는 지금 …를 읽고 있어’라고는 결코 얘기하지 않는 책이다.”

이탈리아의 소설가이자 평론가인 이탈로 칼비노의 <왜 고전을 읽는가>(이소연 옮김, 민음사 펴냄)란 책 맨 처음에 나오는 고전의 정의의 14가지 항목 중 첫 번째 항목이다. 

동사 ‘읽다’ 앞에 붙은 ‘다시’라는 말이 당연히 읽었어야만 할 저작을 읽지 않아서 부끄러워하는 사람들의 ‘궁색한 위선’을 나타낸다고 했다. <비극의 비밀>(강대진 지음, 문학동네 펴냄)의 저자는 궁색한 위선을 꾸밀 필요가 없다며 다음과 같은 말로 독자들을 토닥이며 대표적인 고전이랄 수 있는 희랍 비극으로의 여정을 시작한다. “사실 ‘고전’이란 말은 거의 모든 사람들에게 부담스럽다. 이 단어가 대개의 독자에게 뜻하는 것은 ‘꼭 읽어야만 한다고 생각하지만 엄두가 나지 않는 작품’이거나, ‘시작은 했지만 마치지 못한 미완의 프로젝트’거나, 아니면 ‘겨우 다 읽기는 했지만 왜 좋은지는 확신이 서지 않는 작품’이기 쉽다.” 

희랍 비극을 제대로 읽은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비극의 비밀>의 저자에 의하면 국내 유수한 어떤 대학의 매우 이름 높은 모 과 대학원생들에게 희랍의 3대 비극 작가를 아는지 물었더니, 소포클레스 한 사람의 이름이 겨우 나왔다고 한다. 그런 이들을 희랍 비극의 세계로 인도할 때 이런 고전을 읽지 않았냐고 윽박지르는 것보다는 이렇게 많은 이들이 고전에 대해서 느끼는 솔직한 심정을 얘기하며 다독거리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다. 그런데 아직도 이런 뛰어난 성능의 제품을 쓰지 않느냐는 식으로 고객을 압박하는 광고들이 너무 많다. 
자신을 화려하게 내세우기보다는 상대를 높이거나 터닝 포인트를 마련해 극적인 효과를 높이는 것은 모든 마케팅 활동의 기획에서 고려할 일이다. 
2009년 10월부터 현대기아차그룹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이노션월드와이드 마케팅본부장으로 재임하고 있음.
역사 및 사회의 제반 모습들을 브랜드적으로 해석하는 데 관심이 많고, 그에 관련한 저서 두 권이 있다. '모든 것은 브랜드로 통한다(사회평론,2002)', '브랜드 마인드(사회평론,2004)'. 학부에서는 중국사를 전공했고, 삼성전자 홍보실을 거쳐, 미국 뉴욕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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