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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보고 성별과 연령을 맞춘다

얼굴 보고 성별과 연령을 맞춘다 

몇 년 전에 당시 다니던 회사에 어느 IT업체에서 얼굴인식기라는 것을 가지고 와서 실연해 보인 적이 있었다. 아주 초보적인 단계였지만 재미있었다. 60명 정도가 참여하는 회의가 열리는 회의장 입구에 기계를 설치했다. 입장하는 사람들의 사진을 찍으면 바로 성별과 연령이 나오는 것이었다. 당시의 정확도는 70%에 약간 미치지 못한다고 개발자가 말했던 것 같다. 사람의 얼굴 사진을 찍고 인식하는 데도 시간이 좀 걸렸다. 성능이 개선되어 정확도가 올라가면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 본 것과 같은 장면이 가능할 것 같았다. 

그러나 기대가 너무 높았던 것이었는지는 몰라도 실제 사용하려면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 정도 수준에서도 한계를 감안한 상태라면 쓸모는 있을 것 같았다. 영화관이나 전시장 같은 사람들의 움직임과 시선이 비교적 고정된 곳에 설치하면 대략 시간대별로 입장객의 인구통계학적 기초 자료는 얻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사진을 찍는 기술이 조금만 발전하면 백화점이나 음식점 같은 곳에서 역시 그런 통계 데이터를 수집하는 게 가능하고,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영역이 많았다. 

1990년대 초로 기억하는데 일본 맥도날드에서 10분 단위로 매장 내외의 사진을 찍었다. 그 사진들을 가지고 시간대별 매출과 주요 메뉴 등을 파악해서 그에 맞는 메뉴를 구성해 판촉을 하고 프로그램을 짰다. 기사로 실린 사진들을 본 기억이 있는데, 아침 9시에 그 앞을 다니는 사람들과 오후 4시에 다니는 사람들이 완전히 달랐다. 당연히 내방객도 달랐고, 주문하는 메뉴도 달랐다. 

매장 내에서 시간을 보내는 방식도 다를 수밖에 없었다. 당시 맥도날드의 나름 야심찼던 그 프로젝트의 사진을 조사회사의 직원이 직접 찍었다고 했다. 얼굴인식기술이 발전하면 굳이 사진을 찍거나 이후에 찍은 사진을 보고 일일이 그 사진에 보이는 사람의 수를 성별, 연령별로 셀 필요 없이 매장 내외의 유동 인구를 계산하고, 인구통계학적인 속성으로 세분화하는 것이 가능하다. 

얼굴인식기술은 이미 그런 세분화가 가능할 정도로 상당히 발전한 것 같다. 얼굴인식과 비슷하게 홍채인식이 있다. 사람들 눈의 홍채는 모두가 다르다고 하는 사실로 사람을 인식하는 기술인데, 보안시건장치에 실제로 활용되는 경우가 꽤 있다고 한다. 

지문인식은 듣기로는 더욱 많이 쓰고 있단다. 터미네이터 류의 영화에서나 첨단으로 보이려 나오던 것이 실제로 쓰이게 된 것이다. 올해 초 열린 전자산업이나 무선통신기기 관련 전시회에 다녀온 어느 친구 얘기로는 3미터 이상 떨어진 상태에서도 홍채인식이 가능한 기기를 실제로 실험해 보았다고 한다. 홍채인식이 되니 얼굴인식이야 말할 나위도 없다. 당연히 몇 년 전 초보적인 단계 상태로 보았던 성별, 연령 파악도 더욱 정교해졌을 것이다. 사람들의 얼굴을 가지고, 더욱 정교하게는 홍채로 사람들의 연령과 성별을 구분해 일련번호를 붙일 수 있다. 
백화점이라고 한다면 입구에서부터 매장 내부 전역을 커버하게 인식기기를 설치하면 성별, 연령별 구매 행태를 별도의 조사나 데이터를 차후에 구입할 필요 없이 파악할 수 있다. 굳이 백화점 카드나 신용카드 기록을 나중에 수집해 조회할 필요도 없다. 조사업계에 폭풍을 일으킬 수 있는 기술이다.—————————–(<럭스멘> 잡지 기고문의 일부입니다.)

2009년 10월부터 현대기아차그룹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이노션월드와이드 마케팅본부장으로 재임하고 있음.
역사 및 사회의 제반 모습들을 브랜드적으로 해석하는 데 관심이 많고, 그에 관련한 저서 두 권이 있다. '모든 것은 브랜드로 통한다(사회평론,2002)', '브랜드 마인드(사회평론,2004)'. 학부에서는 중국사를 전공했고, 삼성전자 홍보실을 거쳐, 미국 뉴욕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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