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내커

모터쇼의 헐벗은 여성 모델들

서울모터쇼가 4/7 폐막 일정으로 진행중이다. 모터쇼의 여성 모델들이 화제가 되고, 한쪽에서는 가족끼리 가기에 민망하다는 얘기도 나온다. 서울모터쇼가 처음 열린 게 1995년이었다. 처음 열린 본격적인 국제 모터쇼이기도 했지만 사람들 사이에 화제와 관심의 대상은 쇼장의 여성 모델들, 도우미였다. 당시 대학생이었던 처남이 친구들이 자동차가 아니라 도우미들을 보러 간다고 할 정도였다. 회사의 남자 친구들은 물론이고, 여자 친구들도 여성 모델들을 너무 지나치게 내세우는 것이 아니냐는 소리까지 할 정도였다. 나레이터 모델, 바로 전시행사 등의 도우미가 일반인들에게 각인되며 관심을 끌기 시작한 게 1994년의 대전 엑스포였다.마케팅 용어로 하면 대전엑스포에서 최초의 인지 기반이 형성된 상태에서 1회 서울모터쇼가 본격적인 물량공세 캠페인을 펼친 셈이다.  <럭스멘> 잡지에 기고한 글에서 모터쇼의 여성 모델들에 대해서 이렇게 언급한 적이 있다. 모터쇼에 대한 연상을 물어보면 상위 3위 안에 여성모델이 들어간다. 여성모델을 보러 모터쇼에 간다고 진지하게 얘기하는 남자들도 많다. 여성모델이나 도우미들이 있는 전시회야 많지만 자동차 전시회는 특히 그 존재가 두드러진다. 자동차의 공격적인 성향을 누그러뜨리고, 디자인을 돋보이게 하며, 몇몇 남성들을 전시장으로 끄는 데 여성모델들의 역할이 크다고 본다. 예전의 언급에서 여성 모델이 모터쇼 관련한 연상에서 ‘상위 3위’ 안에 든다는 얘기는 ‘압도적인 1위’로 바꿔야 할 것 같다. 사실 위의 원고를 쓸 때도 1위라고 생각은 했는데 괜히 조심스러워 3위로 집단으로 들어가며 얼버무리는 식이었다. ‘몇몇 남성들’이란 표현도 지나치게 조심스러워하며 나온 것이었다. ‘대다수 남성들’이라고 하는 게 맞지 않을까 싶다.  ‘공격적인 성향을 누그러뜨’린다는 것도 거꾸로 공격적인 성향을 최대한 느낄 수 있는 장치로 여성 모델들이 작용하고 있지 않는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자동차를 보유하면, 자동차의  절대적인 지배자이며 그 옆의 여성까지 당신의 소유물이 된다는 환상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다. 징기스칸이 말을 타고 적을 죽이고 여성을 취하는 게 사나이 인생 아니냐고 하던 바로 그런 느낌을 현대에서는 자동차를 통하여 가질 수 있다는 환상을 심어준다. 어느 강의에서 전자와 자동차를 비교하여 언급할 부분이 있었다. 한창 서울모터쇼가 화제가 되기도 해서 모터쇼와 전자전시회의 차이를 얘기하는 게 좋겠다 싶었다. 강의 슬라이드에 맞는 사진을 찾으러 구글에 검색어로 ‘motorshow’와 ‘CES’를 쳤다.그 결과가 아래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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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 모델 화보집을 방불케하는 모터쇼 관련한 이미지와 대조적으로 ‘CES’는 전시회 자체 로고와 전시장 풍경이 주를 이룬다.여성 모델들이 나온 사진도 있지만, 기능을 설명하고 제품을 보여주는 문자 그대로 도우미의 역할을 하고 있다. 자동차 남성성과 그저 외관만을 보여주는 모터쇼에서의 자동차 기능 구현의 한계 때문에 볼거리로 여성 모델들이 넘쳐나게 된 것이다. 이번 서울모터쇼에서는 학교에서 숙제로 내서 그랬는지는 몰라도, 휴일에 초등학생들이 과제용으로 사진도 찍고 노트에 적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었단다. 그 초등학생들을 볼 때 넘쳐나는 헐벗은 누나언니같은 여성들의 존재가 당혹스러웠다는 기사도 나왔다.눈요기감 여성 모델에만 지나치게 의존하는 작금의 모터쇼 관행을 깨는 방법을 발견하고 구현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너무 오래되고 자동차 그리고 모터쇼의 한계를 감안할 때 만만치 않은 과제이다.

2009년 10월부터 현대기아차그룹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이노션월드와이드 마케팅본부장으로 재임하고 있음.
역사 및 사회의 제반 모습들을 브랜드적으로 해석하는 데 관심이 많고, 그에 관련한 저서 두 권이 있다. '모든 것은 브랜드로 통한다(사회평론,2002)', '브랜드 마인드(사회평론,2004)'. 학부에서는 중국사를 전공했고, 삼성전자 홍보실을 거쳐, 미국 뉴욕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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