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적 무용가에게 배우는 마케팅 5원칙

입력 2013-01-01 21:58 수정 2013-01-01 21:58


2012년 마지막 날과 2013년의 첫날에 걸쳐서 <최승희 평전>(강준식 지음, 눈빛 펴냄)을 읽었다. 전설적인 무용가 최승희라는 이름이 내게 처음 각인된 것은 ‘70년대의 반공드라마를 통해서였다. 40년대 말의 북한 정권을 그린 작품에서 최승희는 요화(妖花)와 같은 이미지였다. 사치를 즐기고, 북한 정권 실력자들의 성적인 문란함이나 도덕적인 타락상을 보여주는 인물로 쓰였다. 이후 단편적으로 최승희에 대한 글들과 사진을 보기는 했으나, 실제 어느 정도의 명성과 실력을 가지고 있었는지 파악할 기회는 없었다. 특히나 그의 최후가 어떤 모습이었는지 궁금했다. 2년에 걸쳐 읽은 이번 평전이 그의 생애와 작품과 국제적인 활약상에 대해서 알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이런 부분이야 책에 자세히 나와 있고, 그가 그의 매니저이자 창작 파트너 역할을 한 안막과 작품을 구성하는 방법에 대해 가지고 있었던 몇 가지 원칙과 같은 방식이 있었다. 그 방식들은 광고나 마케팅 기획을 하는 데도 원용될 수 있는 것들이었다.












첫째, 옷 갈아입는 시간을 줄여야 한다고 했다. 그들은 1분 안에 옷을 갈아입어야만 과객이 지루해지지 않는다고 옷을 빨리 갈아입는 연습도 했고, 특별한 장치도 고안했다고 한다. 마케팅 활동에서 중간 휴지기(休止期)는 짧아야 한다. 특히나 SNS로 하루에도 몇 차례씩 연론이나 이미지가 요동칠 수 있는 상황에서 몇 개월간의 휴지기는 브랜드 자체를 망각 속으로 밀어 넣기에 충분하다.












둘째, 작품의 길이는 10분을 넘기지 말아야 한다. 10분이 넘으면 무용 작품에서도 관객의 집중력이 떨어진다고 한다. 그래서 최승희는 10분 이내의 소품으로 문화상품으로서의 효율성을 높였다고 한다. 한 가지 주제를 가지고 너무 오래 해서는 바로 위에서 얘기한 것과 같은 선상에서 사람들에게 피로감을 주고, 지루한 느낌을 준다. 새로운 마케팅 계획으로 수시로 바꿔줘야 한다. 전체 주제가 바뀌지 않더라도, 소소한 부분이라도 바꾸며 변화했다는 새로운 느낌을 사람들에게 주어야 한다.












셋째로 작품의 구성에 관심을 불러일으킬 요소를 지니고 있어야 한다. 최승희는 10분 이내의 작품에 강약과 굴곡, 그리고 매듭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요즘 말로 하면 스토리텔링 기법이 녹아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그리고 거기에 더해서 관객의, 소비자의 관심을 집중시킬, 바로 버즈를 불러일으킬 장치가 있어야 한다. 최승희는 장구춤을 출 때, 뒤로 걸어서 무대에 나왔다고 한다. 관중이 출연자의 얼굴을 보고 싶어 보다 집중하도록 만들기 위해서 그렇게 했다고 한다.










넷째, 무용 연기가 뛰어나야 한다. 이는 표현 방식과 함께 근본을 철저히 하란 얘기다. 무용도 무대에서 관객과 만나는 것이다. 주제를 가지고 표현하고 교감을 이루는 것이라, 그저 움직임으로서의 무용만 잘해서는 안 되고, 표현이 제대로 되어야 한다. 얼굴만 예쁘다고, 개그 유행어로 잠깐 인기를 끌었다고 자신의 제품과 어울리는지, 제대로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인지 고려하지도 않고 웃돈을 주어서라도 마구 데려다가 쓰는 경우 많다. 오래 갈 수 있는 재능(Talent)이 있어야 하고, 그것이 나의 브랜드와 맞아야 한다.












다섯째는 인간의 내면 표현을 얘기했다. 위의 ‘무용 연기’에서 한 걸음 나아가 최승희의 말에 의하면 ‘외형적으로 돌고 뛰는 것은 어렵지 않지만 인간 내면의 풍만한 감정과 정서를 관객에게 전달하는 것’이 바로 ‘인간 내면 표현’이다. 이는 기술적으로 정화되고 세련되면서, 인간의 본성을 ㅍ악하고 표현하는 ‘진정성’과 맞닿아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철학적 깊이와 사고, 사회와 인류에 대한 영향에 대한 고찰까지도 포함하는 개념이라고 이해했다. 그런 바탕 위에서 제대로 된 마케팅 활동 기획이 이루어질 수 있다. 








2009년 10월부터 현대기아차그룹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이노션월드와이드 마케팅본부장으로 재임하고 있음.
역사 및 사회의 제반 모습들을 브랜드적으로 해석하는 데 관심이 많고, 그에 관련한 저서 두 권이 있다. '모든 것은 브랜드로 통한다(사회평론,2002)', '브랜드 마인드(사회평론,2004)'. 학부에서는 중국사를 전공했고, 삼성전자 홍보실을 거쳐, 미국 뉴욕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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