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기와 풍자에는 한계가 없다

입력 2012-10-25 04:09 수정 2012-10-25 04:09
지금 스마트의 시대에 원래 엽기적인 광고로 유명했던 패션 브랜드 디젤은 ‘Be stupid(어리석어지자)’고 외쳤다. 캠페인에서 선보였던 수많은 인쇄광고 중 필자는 “Smart has the plans, stupid has the stories"란 카피를 단 작품을 가장 좋아한다. 여러 가지로 번역할 수 있겠다. 광고하는 자로서는 대충 ‘스마트한 자는 기획서를 가지고, 어리석은 자는 이야기를 가지고 승부한다’고 번역하곤 했다.












‘문어발식 경영’이란 용어로 한국 대기업들이 다양한 업종으로 진출하는 행위를 비난하곤 했다. 거기에는 꼭 중소기업에나 어울릴 업종까지도 침탈한다는 얘기가 꼭 곁들여졌다. 그런데 국내 어느 대그룹도 영국의 버진그룹(Virgin Group)만큼 많은 업종에 진출하지 못했다. 버진그룹 산하의 회사는 70개가 넘는다. 70개 이상의 업종에 진출해 있다는 얘기다. 면면을 보면 항공사, 통신과 같은 거대 부문도 있지만 콜택시, 찜질방 수준의 회사들도 있다. 수익 관점에서 버진그룹의 새로운 업종 진출에 대한 우려를 표하는 사람은 있지만, 경영윤리 관점에서의 비판은 듣기 힘들다. 버진그룹의 창립자이자 회장인 리처브 브랜슨은 일찍이 버진그룹에서 제공하는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가 갖추어야 할 다섯 가지를 얘기했다. ‘품질, 혜택, 혁신성’ 등의 모든 기업들이 당연히 추구하고 갖춰야 할 것들에 이어 그는 ‘현재 방식을 극적으로 바꾸고’, ‘재미(sense of fun)'와 ’엽기성(cheekiness)'를 느끼게 해주어야 한다고 했다. 그의 엽기성을 보여준 대표적인 이벤트가 있었다. 결혼 관련 사업을 하는 계열사를 비서 출신의 여성이 새로운 사업 아이템으로 발굴했다. 리처드 브랜슨은 그 아이디어를 적극 후원하며, 실제 기업이 출범할 때 신부(新婦) 차림으로 창업식에 참석하겠다고 했다. '버진 브라이드(Virgin Bride)'라는 이름으로 창업기념파티를 할 때 그는 사진과 같이 약속을 지켰다. 
























런던올림픽은 끝났지만 펜싱 신아람 선수가 겪은 ‘1초 사건’은 두고두고 이야기될 것이다. 억울하지만 판정은 내렸다며 올림픽 역사의공식기록으로는 그저 승패 한 줄만으로 남을 사건이 그것을 소재로 한 패로디물, 농담, 카툰 등이 나오며 확대 재생산이 되었다. 마케팅을 위한 스토리도 완결형이 아닌 유머의 대상이 될, 그래서 사람들이 재미를 느끼고 엽기적인 모습까지도 만들어 내도록 유도하여야 한다. 브랜드나 제품이 놀림감이 된다고 생각하지 말고, 차라리 가지고 놀게 하라. 그래야 소비자들이 재미를 느끼고 친구가 된다.
2009년 10월부터 현대기아차그룹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이노션월드와이드 마케팅본부장으로 재임하고 있음.
역사 및 사회의 제반 모습들을 브랜드적으로 해석하는 데 관심이 많고, 그에 관련한 저서 두 권이 있다. '모든 것은 브랜드로 통한다(사회평론,2002)', '브랜드 마인드(사회평론,2004)'. 학부에서는 중국사를 전공했고, 삼성전자 홍보실을 거쳐, 미국 뉴욕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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