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수산식품부 홍보 담당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 요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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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정부의 한 부처 공무원 분들만을 대상으로 강연을 하기는 정말 오랜만입니다. 강연 의뢰를 받고 생각해 보니까, 제가 제법 정부 부처 관련한 일을 많이 했더라구요. 몇몇 부처의 프로젝트를 직접 수행한 적도 있고, 자문위원도 꽤 했었습니다. 특히 가장 열의를 가지고 했던 일이 하나 있었습니다. 대통령이 바뀌고, 정권이 새롭게 출범하고 나면 지난 정권에서 했던 것들을 잇기도 하지만, 대개 없어지는 것들이 많습니다. 그런 것들 중에 저는 하나 없어져서 아주 아쉬운 일이 있습니다. 그 일에 오래 관여를 했습니다. 기억나시는 분들 꽤 계실 것 같은데, 그게 바로 ‘정부혁신브랜드’입니다. 경진대회도 하고, 거기에 부처마다 정말 신경 아주 많이 쓰시더라구요.

 

저는 그때 심사위원으로도 참가했고, 부처마다 교육을 하려고도 많이 돌아다니고 했습니다. ‘정부혁신브랜드’가 무엇이냐? 당시 정부에서 명확히 설명을 했는데, 거기에 브랜드에 관한 기본 요소를 잘 담았습니다. 제가 ‘브랜드’란 용어를 오늘 많이 쓸텐데요, 단순한 이름이나 로고를 넘어 자신의 이미지, 이미지가 담고 있는 의미를 포괄한 개념입니다. 예를 들자면 오리온 초코파이의 브랜드는 ‘오리온’도 되지만, ‘정’도 된다는 얘기입니다. 당시 정부에서 ‘혁신브랜드’를 어떻게 정의하고 설명했는지 보겠습니다.

 

정부 각 부처가 대표적 정책이나 행정서비스 등 혁신성과를 브랜드 관리대상으로 선정하고, 브랜드를 통해 무엇을 약속할지 명확히 해 고객인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여 지속적으로 정책품질을 개선하기 위해 도입한 제도를 말한다. 이는 민간의 브랜드 경영기법을 정부 부문에 적용한 것이다. 정부는 2006년 혁신 키워드를 ‘브랜드’로 정하고, 정부혁신 성과를 브랜드화한 뒤 국내외에 널리 알려 국가의 성장 에너지로 발전시키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한 예로, 정부는 우리나라의전자정부시스템이 세계적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이용하여 국세청의 홈택스 서비스, 조달청의 전자조달시스템, 특허청의 특허행정시스템 등을 단일한 브랜드로 묶어 선보일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관리대상’을 선정하다는 것은 바로 브랜드의 영역을 설정한다는 말입니다. 영어로는 브랜드의 ‘domain', ’category' 혹은 ’territory'라고 부릅니다. 그 영역에서 무엇을 제공할 것인지, ‘약속’을 담아야 합니다. 그 약속은 고객인 국민의 ‘기대에 부응’해야 합니다. 그리고 일시적으로 한번 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전개가 되어야 합니다.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는 말이 있는데, 저희 브랜드를 하는 사람들은 비슷하게 ‘제품은 짧고, 브랜드는 길다’ 아주 심하게는 ‘브랜드는 반영구적이다’라고 얘기합니다. ‘성과를 브랜드화’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요? 브랜드를 만드는 목적 중의 하나가 알리는 데 효율적이고 효과가 좋기 때문입니다. 이름이 없이 사람들의 신체적인 특징만 가지고 하나하나 부르고 다른 사람에게 그 사람이 누구인지 설명을 한다면 얼마나 힘들겠습니까? 그렇게 새로운 이름을 붙이고 의미를 부여하면서 관련된 사람들의 관심을 모으기가 상대적으로 쉽습니다. 그 자체가 이벤트가 되거든요. 그리고 공통된 요소를 가진 것들끼리 ‘단일한 브랜드로 묶어’서 커뮤니케이션을 한다면 효율성이 더욱 뛰어나겠죠.

 

제 1회 정부혁신브랜드경진대회에서 대상을 받은 브랜드 기억이 나십니까? 법무부의 출입국관리시스템 브랜드인 ‘KISS(Korea Immigration Smart Service)'입니다. 출입국관리시스템이야 원래 있는 것이었습니다. 그것을 좀 더 좋게 바꾸어보자고 법무부에서 계속 노력을 경주해 왔습니다. 당연히 해야만 할 일이었습니다. 출입국 신고할 때 가장 관건이 되는 게 무엇이겠습니까? 빨리해야죠. 속도입니다. 그리고 퉁명스럽게 얼굴 찡그리고 귀찮아하지 않고 친절하야겠죠. 친절하고 빠르게 하려면 시스템이 바뀌어야 합니다. 이런 것들에 대한 개선사항들을 법무부는 한데 모아서, 개선 방향을 명확히 하고, 그것들을 아리고 지속적으로 혁신에 대한 관심을 모으고 추구하도록 이끄는 도구로서 ’KISS'라는 브랜드를 개발한 것입니다. ‘세련-Smart, 친절-Smile, 속도-Speed'라는 세 가지 추구방향을 명시하고, 그것들을 KISS라는 브랜드로 묶어서, 대한민국의 출입국관리시스템은 다르다는 느낌을 사람들에게 준 것이죠. 출장을 좀 다니는 입장에서 보면 실제로 다르고요, 매우 앞서 있습니다. 실제로 국제적으로도 가장 앞선 시스템과 실적을 인정받고 있다고 합니다.

 

법무부에서 하는 일들 중 출입국관리는 극히 일부분일 겁니다. 그런데 출입국관리시스템으로 혁신브랜드경진대회 대상을 타고, 홍보도 되고 하니까 법무부 전체에 대한 느낌이 좀 달라집니다. 물론 다른 일들로 깎아 먹는 우려야 언제라도 있죠. 농림수산식품부도 정말 여러 가지 일들을 하실 겁니다. 아주 작은 부분부터 한번 법무부의 KISS처럼 브랜드 작업을 해보시길 바랍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특성상 브랜드화 할 부분이 다른 부처들보다 훨씬 많이 있는 것 같은데요.

 

얼마 전 외교통상부에서 홍보 일을 하는 분들을 만나는 자리에서, 그분들이 농림수산식품부가 매우 부럽다고 하더군요. 홍보 측면에서 세 가지 부러운 점들이 있답니다. 첫째, 농림수산식품부에는 원군(援軍)이 있답니다. 농민단체나 관련 연구소에서 논란거리가 생겼을 때 지원을 해준다는 겁니다. 둘째로, 그림이 된다고 합니다. 외교통상부야 너무 뻔한 마이크 앞에 서서 발표를 하는 어느 부처에서나 나오는 그림밖에 내보낼 게 없는데, 농림수산식품부는 철에 따라 그리고 태풍이 오면 온대로 그림이 예쁘게 나온다고 합니다. 맞나요? 셋째, 모든 국민이 피부로 느끼는 사안이 많아, 관심을 끌기가 쉽다고 합니다. 외교통상부야 서민들의 생활에 영향을 미치기야 하지만, 직접적으로 즉각적으로 미치지는 않으니까 그럴 수가 있죠. 이런 점들을 외교통상부 사람들이 심하게는 질투까지 하면서 부러워하지만, 한편으로 농림수산식품부에서 보면 족쇄같이 느껴지기도 할 겁니다. 그러나 이런 요소들이 브랜드를 만들고 가꿀 때는 우리가 가져야 할 자산들이 됩니다. 이런 것들을 어떻게 브랜드나 관련 활동에 잘 녹여낼까 기본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그래서 농림수산식품부는 같은 일을 하더라도 이런 점에서 다르다는 인식을 확실하게 심어주어야 합니다. 그게 바로 브랜드 홍보입니다. 그런 브랜드 홍보를 하는데 유의할 점들이 좀 있습니다. 기업체의 홍보와 다른 점들을 말씀 드리겠습니다.

 

한 단어로 뽑으면 정부 부처의 브랜드 홍보는 여러 가지 면에서 지나치게 ‘다양’합니다. 다섯 가지 측면에서 다양하기 짝이 없는데요, 어떤 것들인지 보겠습니다.

 

1. 고객이 다양합니다.

국민이 우선고객이라고 하지만, 국민에게 전해지는 뉴스나 이미지의 필터 역할을 하는 여론조성자도 고객이 됩니다. 대학 교수들이나 언론 종사자들이 여론조성자의 핵심이죠. 이제 SNS시대에는 그런 기존 체제의 핵심들의 힘이 좀 줄고는 있지만, 아직 막강한 고객입니다. 농수산식품부에서 근무하는 공무원들도 역시나 고객입니다. 그리고 대놓고 얘기는 못하지만 청와대나 국무총리실과 같은 상부기관은 어찌 보면 현실적으로 가장 중요한 고객입니다. 그들에게 어떻게 브랜드를 심느냐가 어찌 보면 가장 결정적이죠.

 

2. 브랜드 전도사가 다양합니다.

부처의 대표 얼굴은 장관이죠. 정부부처 홈페이지 대부분에 장관님 얼굴 사진이나 캐리커처가 실려 있더군요. 그런데 장관님뿐만 아니라 모든 부처가 정식으로 대변인을 두고 있습니다. 공보관에서 대변인으로 바뀐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부처의 직원 모두가 또한 브랜드 전도사입니다. 특히 농림수산식품부의 경우 연수원이나 농수산대학, 검역원, 농촌지도원 등을 통하여 대민접촉이 아주 많은 부처입니다. 농림수산식품부라는 부처의 브랜드를 결정짓는 데, 바로 직원들의 역할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겁니다. 브랜드 전도사로서 이들에 대한 교육이나 공감대 형성하는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3. 커뮤니케이션 창구가 다양합니다.

방금 국민들을 직접 접촉하는 창구들이 많다고 얘기했습니다. 그런 대면 접촉만큼 훌륭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은 없습니다. 그런 면에서 농림수산식품부는 좋은 자신을 가지고 있는 겁니다. 이외에도 많은 정간물이나 소식지, 유인물 등을 발간하고 있습니다. 홈페이지 얘기도 했지만, 홈페이지를 비롯한 온라인 상의 여러 창구들이 있습니다. SNS의 주요 도구들은 다 이용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창구들마다 특징과 용처가 있습니다. 다양함도 필요하지만, 이들을 묶어주는 중심된 의미도 있어야 합니다. 그게 바로 브랜드입니다.

 
4. 업무가 다양합니다.

농림수산식품부의 조직도를 보니 정말 여러 부처가 있더군요. 제가 예전에 새만금 일을 한 적이 있는데, 새만금 관련한 부서 이름을 보고 반가웠습니다. FTA를 위해 미국 정부와 논의도 하셔야 하고, 4대강도 당연히 농업과 밀접하며, 태풍에 대한 대비와 피해수습에도 가장 앞장 서 있는 부처가 바로 농림수산식품부이더군요. 이런 다양한 업무에 종사하는 사람들과 일하는 방식에서 가져야 할 공통점이, 공통의 지향하는 바가 있어야 합니다. 그게 바로 브랜드입니다.

 

이런 다양한 부분에서의 ‘다양성’ 때문에 브랜드가 정부 부처에서 더욱 절실히 필요합니다. 실제로 어떻게 그럼 정부 부처의 브랜드를, 농림수산식품부의 브랜드를 수립하고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갈 것이지에 대해서는 다음에 얘기하도록 하겠습니다.  
2009년 10월부터 현대기아차그룹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이노션월드와이드 마케팅본부장으로 재임하고 있음.
역사 및 사회의 제반 모습들을 브랜드적으로 해석하는 데 관심이 많고, 그에 관련한 저서 두 권이 있다. '모든 것은 브랜드로 통한다(사회평론,2002)', '브랜드 마인드(사회평론,2004)'. 학부에서는 중국사를 전공했고, 삼성전자 홍보실을 거쳐, 미국 뉴욕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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