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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와 디자인의 힘-서평

<브랜드와 디자인의 힘>-브랜드 마이더스 손혜원의 히트 브랜드 만들기-

        미국마케팅협회(American Marketing Association)는 브랜드를 다음과 같이 정의했다.

“판매자가 자기의 상품 또는 서비스를 다른 경쟁자의 상품 또는 서비스와 구별해서 표시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사용하는 명칭, 용어, 기호, 상징, 디자인 또는 그 결합체”

        보통 우리가 브랜드라고 할 때는 명칭을 말하는데, 로고나 글자체와 상징물 등의 여러 가지 디자인 요소들을 함께 브랜드라고 총칭한다. 더 나아가서는 기업이나 제품이 가지고 있거나 추구하고 있는 이미지까지도 브랜드의 범주에 집어넣는다. 이 책은 <브랜드와 디자인의 힘>이란 제목과 ‘브랜드 마이더스 손혜원의 히트 브랜드 만들기’라는 부제에서 알 수 있듯이, 한국의 대표적인 브랜드 전문 기업인 크로스포인트 손혜원 대표가 창조했던 우리에게 매우 익숙한 브랜드들을 중심으로 브랜드가 만들어지는 과정과 그 과정에서 지켜져야 할 사항 등에 관하여 실제 고려했던 대안들까지 포함하여 자세하게 보여주고 있다. 저자가 목차로 설정했던 것들이 바로 브랜드를 만들기 위하여 갖추고, 고려해야 할 부분들이기에 그 목차 항목들과 제시된 사례들을 따라가며 중요한 시사점들을 살펴보겠다.

1. 브랜드의 본질 찾기

  – 사례 : 참眞이슬露, 청풍무구, 우리珍, 이브자리

        원래 있던 브랜드들을 새롭게 만들어 제시한 사례들이 주로 나온다. 진로 소주와 청풍 공기청정기는 모두 이름 자체에 제품 카테고리 내에서 브랜드로서 지향점이 명확하게 들어가 있다. 업종이 존재하는 근본적 이유와 해당 브랜드들이 가지고 있는 차별적 강점, 곧 제품과 브랜드의 본질을 끄집어 보여준 것이다. ‘참眞이슬露’는 원래의 한자(漢字)를 보여줌으로써, ‘청풍무구’는 ‘무구(無垢)’ 곧, ‘티끌 한 점 없는 깨끗한 세상’이란 단어를 덧붙여 차별점과 지향점을 명확하게 하며 강조했다. 물론 이후 글자체와 로고와 같은 디자인이 의미를 더욱 명확히 하는데 기여했다.

        울진군의 브랜드인 ‘우리珍’은 ‘울진’이란 이름이 가지고 있는 친숙함과 울림을 최대한으로 활용했다. 친숙하게 불리고 보여줄 수 있는 데 주력하는 한편, 삼림욕, 해수욕, 온천욕을 함께 즐길 수 있는 곳이란 사실을 보여주는 것은 로고 디자인으로 해결했다. 이브자리 역시 ‘이불’이란 근본이 되는 제품을 형상화한 디자인으로 친숙하면서도 명확하게 보여주는 데 성공했다.

        자꾸 다른 경쟁자들이 하지 않은 차별적인 것, 사람들의 눈과 귀에 바로 들 충격적인 것들을 찾다보면 표피적이고 순간적인 단어나 디자인 요소에만 매달리게 된다. 그러면서 업종과 자신의 브랜드의 존재 이유, 곧 본질을 잊어버리기 쉽다. 본질은 저자의 말대로 만드는 것이 아니고 원래 있는 것을 찾으면 된다. 바로 ‘진로’ 안에 ‘참이슬’이 있는 것처럼.

2. 차별화 포인트의 발견

  – 사례 : 처음처럼, 이니스프리 스킨케어, 이니스프리 바디케어

        불특정 다수, 다양한 타깃을 겨냥한 대중적인 제품인 소주에서 어떤 차별점을 만들어 낼 수 있을까? 저자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특별한 의미와 함께 소박하고 대중적이면서도 한번 보면 절대 잊을 수 없는 신영복 교수의 글씨에서 느낄 수 있는 시각적인 충격 등, 기존의 소주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특별한 이미지 때문’에 ‘처음처럼’이란 브랜드 네임을 제시했다. 그런데 ‘알칼리 이온수’로 만든 새로운 소주의 브랜드 작업을 의뢰한 두산에서는 ‘처음처럼 뒤끝이 깨끗하다’는 이유로 ‘처음처럼’이란 브랜드 네임을 선택했다. 디자인과 의미가 의도치 않았지만 행복하게 결합해 확고한 차별화를 이룩한 행복한 사례이다.

        예이츠의 시로 불멸의 장소가 된 ‘이니스프리’는 자유주의와 낭만주의를 표방한다. 그 의미를 초록색이란 색상, 용기의 코르크, 로고 심볼의 넝쿨 등의 디자인 요소로 뒷받침을 했다. 이어 더욱 세분화한 제품인 바디케어에서는 ‘요법, 치료’라는 의미의 ‘THERAPY’라는 단어를 라벨에 붙이고, 라인업의 핵심요소로 활용하여 세분화의 명분과 함께 전문성과 차별성을 획득했다.

        바로 앞의 본질을 찾는 것처럼 차별화 요소의 출발도 발견이다. 주위에서 본 어느 지식인의 글씨에서, 외국 시인의 시구(詩句)에서 제품의 의미와 그것을 각인시키는 길을 열 수 있다. 모든 것은 브랜드로 통한다.

3. 일등 브랜드의 자리 굳히기

  – 사례 : 종가집김치, 종가‘집’김치, 딤채, 삼일제약 안과 제품

        ‘일등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을 극복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사실 종가집김치처럼 시장점유율이 80% 이상이 되는 절대지존 제품의 브랜드 디자인을 수정하자고 말하는 것 자체가 힘들다. 그러나 끊임없이 자신을 다듬고 연마하는 ‘절차탁마(切磋琢磨)’의 과정이 없이는 1위 자리를 지킬 수 없다. 종가집김치는 기존 로고에 살짝 변화를 주며 패키지를 바꾸어 기존의 강점을 살리면서 완전히 새로운 김치 포장의 세계를 열어 1위 브랜드이 리더쉽을 더욱 공고히 했다.

        딤채의 경우는 한글로 된 브랜드의 영문판을 만들면서 김치냉장고의 업종 개척자로서의 자부심과 전문성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삼일제약의 안과 제품류도 ‘눈’이라는 본질적 요소를 중심으로 부각시키며, 그를 중심으로 패키지 시스템을 갖추어 부동의 1위 지위를 강화하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창업보다 수성이 힘들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 1위 기업 중에는 스스로 시장 자체를 만든 경우가 많다. 그런 시장은 기존의 업종을 세분화한 경우가 또 많다. 김치도 포장식품의 일종이고, 김치냉장고 이전에 냉장고가 있었다. 세분화하기 전의 시장에는 더 큰 강자가 존재하고 있다. 그들의 위협을 물리치고, 창조한 시장 내에서의 리더쉽을 공고하게 만드는 이중역할을 수행하는 한 방법, 아주 기본적인 방법이 바로 브랜드를 통해서 가능하다.

4. 새로운 시장 만들기

  – 사례 : 트롬, 토다코사, 닥터자르트

        외국산 제품들이 절대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던 드럼세탁기는 일반 대중이 아닌 극소수를 위한 제품으로 인식되고 있었다. 기존의 와류식 세탁기를 대체하는 세탁기의 대표 제품으로 만들기 위한 브랜드 네임 만들기부터 제품의 성능을 알리고, 잠재 소비자의 이해도와 수용도를 높이기 위하여 어떻게 정조준하여 만들어 가는지 트롬 사례를 통해 알 수 있다. 특히 조사뿐만 아니라 경영자의 직관과 판단, 브랜드처럼 전문 분야 파트너와의 원활한 협력이 왜 필요한지 보여준다.

        ‘토다코사(TODACOSA)’는 자칫 싸구려라는 인상을 주기 쉬운 ‘할인점’을 브랜드로 호기심을 자아내고, 체험하도록 유도하는 데 성공한 사례이다. 매장 디자인과 직원들의 근무 자세 등의 직접적으로 브랜드와 상관없는 부분도 실제 브랜드와 연결을 가지면서 어떻게 힘을 발휘하는지 토다코사는 보여준다. 차분하고 지적인 네임과 파키지가 어우러져 전문성을 극대화한 ‘닥터자르트’는 병원과 파생상품 브랜드의 전형적인 사례가 될 듯 싶다.

        가전, 유통, 의료라는 기존의 분야에서 대형 첨단 가전, 화장품 종합 할인 유통, 피부 치료 등의 전문화, 세분화를 통한 기회는 언제든지 열려 있다. 그렇지만 이유와 혜택을 납득시키는 과제가 있다. 그 과제 해결을 위한 선봉에 브랜드가 있다.

5. 소비자 언어로 소통하기

  – 사례 : 보솜이, 미녀는 석류를 좋아해, 하늘보리, V=B프로그램

        전자와 자동차 부문을 주로 해오며, 엔지니어들을 만나는 경우가 꽤 있었다. 그들이 쓰는 전문용어를 이해하지 못하여 당황한 경우가 꽤 있다. 제품에 대한 공부가 덜 되었다는 소리를 듣기도 했다. 그들의 용어에 익숙해지기 위하여 공부를 해야 한다. 책망을 받아해 할 경우도 있었지만, 처음부터 다짜고짜 공부가 부족하다고 할 일은 아니다. 그 기술자들이 어떤 때는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 커뮤니케이션에도 그들이 쓰는 용어를 그대로 쓰라고  강요한다. 소비자들이 이해하지 못한다, 소비자들의 언어로 바꾸어서 얘기해줘야 한다는 지극히 당연한 사실을 납득시키기가 쉽지 않다. 저자는 ‘디자이너는 생산자 언어를 소비자 언어로 전환시키는 기술자다. 언어 전환을 통한 소통은 시장에서의 설득력으로 이어진다. 설득력의 차이는 디자이너 역량의 차이다.’라며 브랜드 디자이너의 역할을 분명히 정의한다.

        엄마와 아기의 체온이 전해지는 사랑, 거기에 보송보송함과 부드러움이란 혜택을 수렴시킨 ‘보솜이’, 건강과 아름다움을 ‘=’부호를 사용하여 강하게 결합시킨 ‘V=B프로그램’은 브랜드의 묘미를 보여준다. ‘미녀는 석류를 좋아해’는 광고에서 쓰인 노래로 풀어지면서 남녀노소 전 국민의 공감을 불러 일으켰다. 하늘보리는 기존의 브랜드 네임을 바꾸지 않고, 디자인을 통하여 차별점과 혜택이 소비자들에게 쉽게 보이도록 했다.

        브랜드 전략을 세운다고 하면, 전면적인 변화만을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브랜드 작업을 의뢰하는 측도 그렇고, 더욱 큰 수익을 올리고 싶은 브랜드 전문 기업도 무심결에 그렇게 큰 작업계획을 세우기 쉽다. 그러나 해결책은 아주 작을 수도 있다. 많은 경우 소비자 입장에서 언어를 바꾸어주고, 디자인 요소 몇 가지만 명확히 부각시켜 해결할 수 있는 경우가 많다.

6. 디자인의 힘

  – 사례 : 엑스캔버스, 레종, 레종 리뉴얼, 화요

        필자가 최초로 일을 시작한 기업도 전자 기업이었다. 나중에는 근 20년 가까이 그 기업이 주요 고객이었다. 당연히 전자 산업, 주요 제품들에 대해 주로 커뮤니케이션 관점에서 오랫동안 관찰하고 연구해 왔다. 전자 제품에서 가장 치열하고 눈에 띄게 경쟁이 벌어지는 제품이 바로 TV이다. 삼성 파브와 LG 엑스캔버스의 사례는 전설이 되었다. 엑스캔버스의 ‘X’ 디자인이 중간에 왜, 어떻게 바뀌었고,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이 책을 보고 알게 되었다.

        레종의 고양이는 제품의 재료나 효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지만 디자인 요소가 얼마나 제품을 각인시키고 성격을 부여하는 데 기여하는지 보여준다. ‘화요’는 소주의 ‘소(燒)’라는 한자를 불을 뜻하는 ‘화(火)’와 태평성세를 상징하는 요임금의‘요(堯)’로 분리해서 더욱 큰 뜻을 만들어냈다. 장인정신을 담보하는 도자기 ‘요(窯)’를 연상시킨 것은 부가적인 선물이었다.  디자인은 상상력의 결과이지만, 또 다른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7. 콘셉트가 보이는 브랜드 만들기

  – 사례 : 사랑초, 한미全두유, 미래와희망, 모새골, 위니아딤채

        물리적 속성을 콘셉트로 잡는 제품들이 많다. 새로운 제품 칸테고리가 만들어지는 경우는 대부분 그렇다. ‘식초음료’, 거기서 더 나누어진 ‘현미식초음료’, ‘홍초음료’ 같은 경우이다. 한편으로 정서적인 부분이 콘셉트의 근간이 되는 경우도 있다. ‘영적인 탈바꿈의 장’인 종교 시설, 엄마를 미소 짓게 하는 산부인과 등등의 경우는 ‘성령’이나 ‘희망’과 같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을 형상화하고 손에 잡히게 만들어 주어야 한다.

        브랜드 네임과 라벨 디자인을 통하여 현미 식초 음료라는 제품 속성과 건강과 사랑을 가져다준다는 혜택과 존재 이유를 ‘사랑초’브랜드는 보여주었다. ‘한미全두유’는 콩이란 재료를 모티브로 패키지로 모든 것을 해결했다. ‘모새골’은 예전부터 얘기는 들었는데, 의미를 확실하게 알게 되었다. 앞으로 모새골의 소식을 듣게 되거나, 찾아가게 되면 새로운 느낌이 들 것이다. 브랜드의 역할이 바로 그런 것이다.

8. 브랜드 업그레이드

  – 사례 : 힐스테이트, 순창고추장, 삼일제약

단점을 보완할 것이냐, 강점을 부각할 것이냐는 두 가지 전략 대안을 놓고 고민하는 경우가 많다.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관점에서 필자는 대부분 후자인 강점을 더욱 확실하게 부각시키라고 한다. 약점을 보완한다는 것은 많은 경우 자신의 도드라지게 튀어나온 부분을 두드려 다른 것들과 하향 평준화하는 것으로 귀결된다. 어느 한 부분 자신을 특출나게 표현할 수 있는 요소를 찾아서 그것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힐스테이트’의 강점은 바로 현대건설이라는 모태였다. 현대건설을 상징하고 연상시키는 ‘H’로부터 출발하여 ’힐스테이트‘라는 데 이르는 여정에 동참할 수 있다.강렬한 빨강을 부각하며 청정원이라는 모브랜드의 다양한 색상이 함께 살아나게 한 순창고추장 사례는 마술과 같다. ’횃불‘이란 자칫 과거형 소재를 현재와 미래의 기업상과 연계한 삼일제약은 기업브랜드의 모범적인 사례이다.

        ‘시는 새로운 것을 친숙하게, 친숙한 것을 새롭게 보이는 것이다(Poetry is when you make new things familiar and familiar things new.)’라는 말이 있다. 필자는 여기서 ‘시(poetry)’를 ‘브랜드’로 바꾸어 말하곤 한다. 그 풍성한 사례와 방법을 이 책은 담고 있다. 

—————————————-교보문고 북모닝CEO(bmceo.co.kr)에 실은 책 소개 겸 서평입니다.

 

2009년 10월부터 현대기아차그룹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이노션월드와이드 마케팅본부장으로 재임하고 있음.
역사 및 사회의 제반 모습들을 브랜드적으로 해석하는 데 관심이 많고, 그에 관련한 저서 두 권이 있다. '모든 것은 브랜드로 통한다(사회평론,2002)', '브랜드 마인드(사회평론,2004)'. 학부에서는 중국사를 전공했고, 삼성전자 홍보실을 거쳐, 미국 뉴욕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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