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강의를 일 년에 몇 차례씩 한다. 작년 여름부터 새로운 트렌드의 소재로 “나는 꼼수다(이하 ‘나꼼수’)” 얘기를 많이 한다. 나꼼수는 팟캐스트라는 새로운 매체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보여주었다. 근엄하지 않은 정치와 오락의 결합이 어떻게 되고, 사람들의 참여를 어떻게 최대화 할 수 있는 지 등 여러 가지 마케팅의 트렌드와 붙여서 얘기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았다.




대부분의 강의에서 나꼼수를 가지고 사회나 마케팅의 트렌드를 살펴본다고 하면, 나꼼수의 내용에 대한 지지와 믿음의 정도와 관계없이 소위 반응이 온다. 나꼼수를 들어봤거나 알고 있어서 보다 적극적으로 강의를 듣도록 만드는 효과를 낸다. 그런데 거의 반응이 오지 않는 집단이 있다. 대학생들 대상으로 강의할 때는 이상스럽게도 거의 반응이 없었다. 몇 차례는 아예 대놓고 ‘나꼼수를 들어 본 사람 손 한번 들어보라’고까지 했다. 들어봤다는 사람이 몇 되지 않았다. 보통 30%에도 못 미쳤다. 어느 강의장에서는 거꾸로 ‘나꼼수를 한 번도 들어보지 않았다’는 사람들 손을 들라고 했다. 70% 이상의 압도적인 다수가 손을 들었다.




자세히 보니까 그들이 시사 관련 뉴스를 접하는 것은 아주 제한적이다. 그래서 기성 거대언론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다. 나꼼수 등 나름 진보적인 언론을 열심히 접하고, 그 소식을 트위터와 같은 무대를 통해서 전파하고 공유하는 20대는 소수이다. 그들 소수가 서로 뉴스를 주고받고, 자신들만의 리그에서 지지와 열정을 그 안에서만 증폭시키고는 그것을 전체 분위기인양 착각한 부분이 있다.   




지난 3월말 리서치앤드리서치에서 행한 정당별 지지도 조사 결과를 보았다. 20대의 경우 민주당 31.7% 대 새누리당 28.3%, 30대는 민주당 36.0% 대 새누리당 14.6%, 40대가 민주당 31.1% 대 새누리당 20.2%였다. 20대의 새누리당에 대한 지지도가 30대와 40대보다 훨씬 높다는 사실이 인상적이었다. 어제 선거에서 각당에 대한 세대별 지지도가 어떻게 되는지 궁금하다. 민주당에서는 20대는 의당 먹고 들어가는 표처럼 얘기하는데, 이 조사 결과가 실상을 잘 반영하고 있다고 본다.




2003년 이래 대한민국 소비자 라이프스타일조사를 직접 맡아서 한 경우도 많았고, 직접 맡아서 처리하지 않아도 당연히 매년 결과를 주의 깊게 봤다. 2000년대 중반까지는 대한민국에서 30대로 산다는 것이 그리 힘들게 느껴졌다. 전형적인 ‘낀 세대’였다. 직장에서나 정치 사회적으로 활발한 목소리를 내는 40대에 눌렸다. 20대처럼 생활을 즐기기에는 막 시작한 가정의 무게가 짓누르고 있었다. 경제적으로도 가장 쪼들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이후 가장 힘들어하는 세대가 점차 내려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취업난이 심각해지며 20대 후반이 가장 힘들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에는 더욱 내려와서 대학생들을 포함한 20대 전반 세대가 가장 고통스러워하는 것으로 감지되었다.



삶이 너무 힘들 때, 세상을 확 바꿔야겠다고 생각도 하지만, 한편으로 조금이라도 힘이 더 있는 쪽에 기대려는 경향도 생긴다. 크게 뭔가를 실행하기 보다는 현재의 형편에라도 안존하며, 현 상태나마 지키겠다는 생각도 든다. 20대들이 재기발랄도 하지만, 사회적으로 행동에 나서는 것은 부족한 경향을 ‘작렬(炸裂)하는 잉여력과 주저(躊躇)하는 실행력’으로 정리하려 하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도 그런 경향이 두드러지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한편으로는 어느 20대 친구가 ‘(20대가) 투표를 하지 않는다 불평만 하고는, 어느 정당도 20대를 투표장으로 이끄는 행동은 없었다’고 했다. 투표가 너무나 당연히 해야 할 권리이기는 하지만, 곰곰 되새겨 볼 대목이다. 
2009년 10월부터 현대기아차그룹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이노션월드와이드 마케팅본부장으로 재임하고 있음.
역사 및 사회의 제반 모습들을 브랜드적으로 해석하는 데 관심이 많고, 그에 관련한 저서 두 권이 있다. '모든 것은 브랜드로 통한다(사회평론,2002)', '브랜드 마인드(사회평론,2004)'. 학부에서는 중국사를 전공했고, 삼성전자 홍보실을 거쳐, 미국 뉴욕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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