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볼이 된 슈퍼볼

입력 2012-02-11 22:59 수정 2012-02-11 22:59
중앙일보에 실은 기고문( 

http://joongang.joinsmsn.com/article/aid/2012/02/10/6972613.html?cloc=olink|article|default )의 원문을 싣습니다. 원래 2,400자 정도로 썼는데, 1,600자 정도로 줄여달라고 해서 내용을 많이 뺐습니다. 원문의 내용 중에 올해의 슈퍼볼 시청률이 역대 몇 위인가 하는 게 문제가 되었습니다. 알려진대로 작년이 역대 시청률 1위라는 기사가 많이 나왔습니다. 그런데 수치상으로는 1986년의 슈퍼볼과 시청률이 같이 나옵니다. 그래서 굳이 올해의 시청률을 역대 순위로 보면 3위입니다. 그런데 1986년의 시청률은 근래의 산정 방식과는 너무 달라서 같은 선상에서 비교를 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가 제기되었습니다. 암튼 그런 점 염듀에 두시고, 원문을 봐주시기 바랍니다.-------------------------------------------------------------------------------

‘소셜볼’이 된 슈퍼볼의 시사점












        미국 프로미식축구 결승전인 슈퍼볼이 시청률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한국 시간으로 2월 6일 열린 46회 슈퍼볼은 전통의 대도시인 뉴욕과 보스턴을 연고지로 하는 뉴욕 자이언츠와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가 2008년에 이어 4년 만에 다시 맞대결을 펼침으로써 작년과 1986년 슈퍼볼이 공동으로 보유하고 있는 역대 최고 시청률을 경신할 것이란 기대가 높았다. 결국 47.8%의 시청률을 기록하여 0.1포인트 차이로 기록 경신에는 실패했지만, 시청률로 역대 3위이며 시청자 숫자로는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시청자 숫자에 관한 한 슈퍼볼은 지난 3년간 계속 자신의 기록을 깨면서 질주하고 있다.












여러 스크린들 간의 경쟁과 화합












        초당 1억원 이상으로 뛰어오른 광고비를 최소한 주관 방송사로서는 정당화할만한 시청률과 시청자 수였다. 그런데 일각에서는 소수이지만 이번 슈퍼볼을 앞두고 시청률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대회를 주관하는 미식축구연맹에서 처음으로 경기를 공식중계하는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하여, 컴퓨터와 스마트폰으로 중계를 볼 수 있기 때문에 TV시청자를 분산시킬 것이란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이 스트리밍 서비스에 대한 기대 또한 높아서 미식축구연맹은 스트리밍 서비스에 싣는 광고도 절대 금액으로는 TV광고비에 미치지 못하지만, 사람당 노출비용으로 따지면 훨씬 높은 가격으로 광고시간을 팔았다. 이번 슈퍼볼이 TV라는 ‘제 1 스크린’과 ‘제 2 스크린’인 PC, 주류로 접어드려는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한 모바일이라는 ‘제 3 스크린’간의 경쟁이 본격적으로 전개되는 원년이라고들 얘기했다. 






        경기 전의 조사에 따르면, 스마트폰 소유자 중 4%는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하여 경기를 시청할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60%의 미국인들이 경기 중에 스마트폰을 정보 검색이나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의 대화를 위해 사용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재작년의 경우 이 수치는 7명 중에 한 명에 그쳤다. 당시에는 스마트폰을 손에 들고 시청하는 새로운 현상이 출현했다고 했는데 이제 그것이 보편적인 것이 되어 버렸다. 동시에 PC를 켜놓는 사람들의 비율도 30% 이상에 이른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사람들이 이들 세 개의 스크린을 서로 배척,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상호보완 하는 방향으로 이용한다는 것이다.












사전 붐업과 평가의 무대가 된 소셜미디어












          이번 슈퍼볼을 ‘소셜볼’이라고 명명할 정도로 여러 방면에서 소셜미디어를 활용하는 것이 두드러졌다. 특히 광고에 참여한 기업들의 상당수가 슈퍼볼 본방 이전에 예고편 형식으로 자신의 광고물을 사전에 일부 또는 전부를 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를 통하여 알려서 궁금증을 유발시키며 사전 분위기를 달구었다. 결승에 오른 두 팀과 미식축구연맹의 공식 슈퍼볼 계정은 경기 전부터 당연히 예상 라인업과 결과에 대한 예측으로 뜨거웠다. 이런 소셜미디어를 통한 사전 붐업이 경기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을 높여 슈퍼볼의 전통 TV 시청률 고공행진을 이끄는 하나의 요인이다. 또한 경기 중에도 계속 대화를 주고받음으로써 몰입도를 높인다. 선수 하나하나, 순간순간의 작전과 플레이에 대한 정보를 바로 실시간으로 확인도 하고, 자신의 의견을 피력할 수 있으니 더욱 주의 깊게 시청하게 된다.






        광고물에 대한 주된 평가 역시 소셜미디어를 통하여 이루어진다. 3차에 걸쳐 평가가 행해진다. 사전 붐업 때 1차 평가, 중계방송을 보면서 2차, 경기 후에 더욱 많은 의견들을 종합하며 최종 평가가 내려진다. 특정 광고에 대한 평가가 시간에 따라 달라지기도 한다. 그레이하운드 레이스를 소재로 한 광고를 방영한 모기업의 경우 사전에는 동물학대라는 부정적 의견이 나왔으나, TV 본방 시청자들의 열렬한 호응에 이어 경기 후의 슈퍼볼 광고물에 대한 소셜미디어 상의 집중토론에서 동물을 활용한 다른 광고물과 비교가 되면서 더욱 높은 평가를 받게 되었다.












새로운 것을 포용하여 세계를 넓힌다












        이번 슈퍼볼은 소셜미디어라는 새로운 매체가 TV라는 기존의 매체와 서로 상승작용을 일으키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슈퍼볼이란 주체가 되는 경기를 중심으로 그에 연관된 방송 매체, 신규 매체, 광고 기업들 모두가 이익을 보는 결과를 가져왔다.






        역사를 보면 새로운 매체가 등장하면 보통 기존의 매체를 대체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최소한 기존의 매체를 약화시킬 것이라고 한다. TV가 라디오를, 비디오가 TV나 영화를, 인터넷이 TV와 신문을 없앨 것이라고 했다. 아주 멀리 가보면 소크라테스는 문자가 인간의 기억을 파괴할 것이라고까지 했다. 결과를 보면 우려와 반대로 대부분의 새로운 매체는 인간의 정보와 오락의 세계를 넓히고 깊이를 더해 주었다. 우리도 새로운 것에 대하여 무조건적으로 방어막을 칠 것이 아니라, 소셜미디어와 같은 새로운 문물이나 매체를 어떻게 포용하고 활용할 것인지에 대하여 긍정적인 자세로 고민해야 한다. 








2009년 10월부터 현대기아차그룹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이노션월드와이드 마케팅본부장으로 재임하고 있음.
역사 및 사회의 제반 모습들을 브랜드적으로 해석하는 데 관심이 많고, 그에 관련한 저서 두 권이 있다. '모든 것은 브랜드로 통한다(사회평론,2002)', '브랜드 마인드(사회평론,2004)'. 학부에서는 중국사를 전공했고, 삼성전자 홍보실을 거쳐, 미국 뉴욕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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