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내커

확장이냐 집중이냐

현재 시카고에 당신 표현으로‘아이디어 여행’중이신 이장우 박사께서 다음과 같은 트윗들을 올리셨다.

밀레니엄 파크 건너 편에 있는 인텔리젠시아! 이번 커피탐방 첫번째 카페! 손님이 엄청 많다. 그래서 맛도 더 좋다. 미국에서 커피맛이 최고란다.

(12. 2. 2011-이장우 박사 트윗 중)

인텔리젠시아! 미국 스페셜티 커피의 1등 브랜드! 그런데 매장은 6개에 불과. 숫자만 많다고 위대한 브랜드는 아니란 사실. 품질전략에 숨어 있는 사람들의 열정.

(12. 3. 2011-이장우 박사 트윗 중)

인텔리젠시아처럼 매장의 수를 극히 제한하는 기업들이 꽤 있다. 소수의 매장만 한정하여 운영하는 전략이 어떤 느낌으로 오는지, 종업원에게는 어 영향을 미치는지 대략 느껴본 적이 있었다.

내 딴에 제법 사치라고, 직접 사는 것 중에 가장 비싸다고 하는 것이 신발이다. 회사 다닐 때 거의 두 가지 신발만 바꾸어서 신는데, 둘 다 뉴욕의 5번가에서 산 ‘테스토니(a.testoni)이다. 처음 테스토니 신발을 산 게 미국 주재 시절인 2001년, 역시 뉴욕 5번가의 매장에서였다. 테스토니로 보면 저가품이지만, 내 기준으로는 상상할 수 없는 고가의 구두인지라 사면서 환불과 반품에 대해서 물었다.

“혹시 발에 잘 맞지 않으면, 뉴저지에 있는 테스토니 매장에 가지고 가서도 환불이나 반품할 수 있나요?” 60대의 할머니 점원께서 정색을 하고 말했다. “손님, 뉴저지에는 저희 매장이 없습니다. 저희 테스토니 매장은 미국에 두 개밖에 없습니다. 바로 여기와 LA의 비버리 힐스에 있죠.” 촌놈 취급을 받는 것 같아서 기분도 좀 상했지만, 그렇게 희귀함을 주어야 진정한 명품으로서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겠단 생각도 들었다. 현재 한국에서도 테스토니매장은 롯데와 갤러리아의 명품매장 두 군데에만 들어가 있다.

매장을 늘일 것인가, 극히 제한적으로만 신규 매장을 열면서 브랜드의 희소감과 고급감을 유지할 것인가는 유통전략의 핵심적인 이슈이다. 최초에 세운 전략에서 바뀌기도 한다. 한국에서 스타벅스의 경우 처음 들어왔을 때는 신규 매장을 여는 게 아주 까다로웠다. 규정에 맞는 인테리어뿐만 아니라 점포 후보 지역의 위치까지도 구체적으로 따졌다. 당연히 스타벅스 매장이 새로 문을 여는 것 자체가 화제가 되었고, 기존의 다방은 물론이고 커피전문점과도 차원이 다른 스타벅스라는 브랜드 위상을 확보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스타벅스는 점포 수를 늘이는 양 우선으로 나간 것 같았다. 뱅뱅사거리에 위치한 현재 회사로 옮기고나서 처음 놀란 것 중의 하나가 방뱅사거리 중앙에서 직선거리 100미터 안에 스타벅스가 세 개나 있단 사실이었다. 그 정도로 갑작스럽게 스타벅스 매장은 거의 마구잡이로 보일 정도로 늘었다.

2008년 ‘토종 브랜드’를 기치로 카페베네가 시장에 나타났다. 카페베네는 매장 수 늘이기를 지상과제로 삼으며 2년 만에 스타벅스를 매장 수에서 추월해버렸다. 그 과정에서 카페베네와 비교되며 상대적으로 스타벅스가 매장 수를 늘이지 못한 것도 있지만, 스타벅스의 전략이 바뀌었다는 느낌을 받았다. 몇 년 동안의 양적인 전략, 즉 매장 수 늘리기에서 내실을 다지는 것으로 방향을 바꾸었다. 하워드 슐츠가 스타벅스가 자신의 브랜드, 곧 근본적인 존재 이유를 잊어버렸다며 경영의 전면에 나선 것과도 깊게 연관이 있다.

기업들의 전략이야 각각 다르게 세울 수 있다. ‘산탄총’과 ‘저격수’로 기업 전략의 핵심을 비교한 글을 보았다. 산탄총은 총알이 어느 순간 터져서 쪼개진다. 일정 지역 내의 목표물들은 어떻게든 걸리게 대충 쏘기만 해도 된다. 이에 비하여 저격수는 한 방에 하나 씩 잡아야 한다. 대표적인 경우로 삼성과 애플을 들었다. 삼성은 ‘갤럭시’ 브랜드로 스마트폰에서부터 테블릿PC까지 여러 사이즈로 다양한 상황에 맞춰 쓸 수 있는 다양한 성능을 가진 제품을 내놓았다. 사이즈로만 보면 4.3과 4.5인치의 스마트폰에 이어 이번에 나온 5.4인치의 갤럭시노트, 아이패드에 대항하여 처음 내놓은 7인치의 갤럭시탭, 그리고는 10.1인치를 내놓았다가 8.9인치도 내놓았다. 그에 비하여 애플은 명확하게 타겟이나 용처를 구분하여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내놓았다. (오마이뉴스에 실린 강인규 선생의 기사 참조하시길 바랍니다.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652611)

결국 확대냐 집중이냐는 아주 근본적인 전략문제이다. 확대했을 때 일단 매출은 올라가겠지만 소비자에게 희소감이 떨어진다. 즉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 또 그 이전에 품질을 어떻게 유지할 것이냐도 관건이 된다. 현재의 매장과 제품 라인에만 집중하면 더 많이 팔 수 있는 기회를 놓치는 기회비용의 문제가 발생한다.

순수한 소비자 입장에서 만약 아테스토니 매장이 한국에 몇 개 더, 특히 우리 집 근처에 생긴다면 어떻게 될까? 과연 아테스토니를 더 샀을까?

2009년 10월부터 현대기아차그룹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이노션월드와이드 마케팅본부장으로 재임하고 있음.
역사 및 사회의 제반 모습들을 브랜드적으로 해석하는 데 관심이 많고, 그에 관련한 저서 두 권이 있다. '모든 것은 브랜드로 통한다(사회평론,2002)', '브랜드 마인드(사회평론,2004)'. 학부에서는 중국사를 전공했고, 삼성전자 홍보실을 거쳐, 미국 뉴욕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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