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광고의 아버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영국 출신의 광고인인 데이비드 오길비(David Ogilvy)가 얘기한 그의 원칙이다. 지난 6월 대한항공의 기내오락 안내지인 <Beyond>에 실린 글인데, 번역이 맘에 안 드는 부분이 꽤 많았지만 내용은 좋았다. 

1. 비용을 얼마를 들이더라도 완벽하게 하라. Perfection at all cost. 

프랑스에서의 고급 음식점에서의 요리사 생활은 그에게 두고 두고 큰 영향을 미쳤다. 무엇보다도 아주 작은 일이라도 완벽하게 하는 것이 결국 더 큰 성공으로 이끈다는 것을 그는 배웠다. 아무리 작은 광고주라도 최선을 다해서 완벽한 작품을 주어야 한다. 직접 그 광고주가 아니더라도, 자신의 업계에서의 성가와 직접 연결이 된다.  

2. 고객을 존중하라. Respect the consumers.  

'고객은 여러분의 부인이요, 딸이다. 그들이 봐도 무방한 광고를 하라.' 이와 비슷한 말을 했다. 고객이 멍청이가 아니고, 사회적 물의를 일으킬 광고를 하지말란 의미였다. 이것을 '고객숭배주의'라고 한 번역은 좀 심했다. 

3. 철저하게 조사하라. Research. Research. Research! 

오길비는 조사를 열심히 했다. 지금 관점으로 보면 심할 정도로 조사에 의존하는 부분도 많았다. 그러나 그 때만 하더라도 조사가 상당한 신뢰도를 가지고 진행되던 좋은 시절이었다. 그리고 광고에 과학을 제대로 도입한 것 역시 오길비의 공헌으로 얘기하는 것이 마땅하다.여기서의 'Research'를 '여론조사'라고 번역한 것은 어색하다. 보통 여론조사라고 하면 '정치'나 사회적인 이슈에 대한 조사이기 때문에 그렇다. 광고를 하지 않은 사람이 번역했다는 것이 여실히 드러난 번역이었다.

4. 소비자의 욕구를 예측하라. Predict what the customer will want next. 

고객이 다음에 원할 것을 마련해주는 것이 할 일이다. 현재의 요구만을 따라 해서는 레드오션에 빠질 뿐이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바로 앞의 조사를 그렇게 강조했어도, 단순하게 소비자의 현 상태를 아는 조사 이상을 의미했다는 것이다. 예측의 조사는 정말 힘들다. 그러나 꼭 해야할 일이다.

 5. 낭만과 이상을 가져라. Romance and Idealism. 
오길비는 한때 미국 펜실배니아에서 자동차나 전화와 같은 소위 현대 문명을 거부하고 전통적인 농촌 생활을 영위하는 아미쉬 마을에서 산 적이 있다. 그가 워낙 농업에 젬병이라 오래 있지 못하고 그만 두었다고 하는데, 그는 나중에도 계속 아미쉬들의 생활이 현대 생활의 어떤 생활보다도 옳고 나은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얘기했다. 

5번이 가장 힘들고, 그 다음도 기술된 순서의 역순으로 힘든 것 같다. 이상을 계속 가슴에 담고 그것을 현실화하는 것은 얼마나 힘든가? 소비자의 현 상태가 아닌 다음에 무엇을 원할 것인지를 예측하는 것 역시, 조사 과정을 철저히 한다고 해서 될 일은 아니다. 조사가 갈수록 힘들어지는 것은 자명하다. 오길비가 현재의 광고계에 종사한다면 어떤 조사를 하고 있었을지 궁금하다. 소비자를 존중하는 것은 근래 쉽게 간과되는 부분 중의 하나이다. 조사에서 나온 수치나 새로운 매체나 기술에 지나치게 몰두하다보면 소비자의 존재가 숫자로만 남거나 사라지기 십상이다. 아주 소소한 부분에라도 최선을 다하는 것. 수익성만을 따지는 조직에서야 힘들지만 상대적으로 다른 것들 모두보다 쉬운 부분이다. 나 혼자라도 열심히 하면 된다. 그렇지 않은가?

 
2009년 10월부터 현대기아차그룹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이노션월드와이드 마케팅본부장으로 재임하고 있음.
역사 및 사회의 제반 모습들을 브랜드적으로 해석하는 데 관심이 많고, 그에 관련한 저서 두 권이 있다. '모든 것은 브랜드로 통한다(사회평론,2002)', '브랜드 마인드(사회평론,2004)'. 학부에서는 중국사를 전공했고, 삼성전자 홍보실을 거쳐, 미국 뉴욕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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