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하구나, 괜찮구나, 아니구나 - 트위터 사용자 분류

입력 2011-01-16 18:29 수정 2011-01-16 18:29


트위터에 2009년 하반기에 가입했다가, 본격적으로 하기 시작한 게 2010년 3월말이어서 근 10개월이 되었다. 아주 열성적으로 팔로워를 늘리려 노력하고, 수시로 올리는 편은 아니다. 물론 아주 자주 올린다고 뭘 그리 열심히 하냐고 하는 사람들도 꽤 있다. 그래서 하루 평균 트위터 수를 보니까 5개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사실 트위터가 엄청난 열풍을 불러 일으키고 있는 것 같지만 꼭 그렇지는 않다.

여러 통계자료에 의거하여 보면 일주일에 트윗을 한번이라도 올리는 한국인 트위터 사용자의 평균 하루 트윗 수가 2개가 넘지 않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트윗믹스에서 나온 자료 (http://blog.tweetmix.net/29)를 기본으로 다른 통계 수치들을 함께 고려하여 추정하였다. 실제로 엄밀하게 측정하면 하루 평균 1개 이상의 트윗을 올리는 사람이 한국인 트위터 사용자의 30%가 안 될 것으로 예측한다. 20세 이상 성인의 100명 중 하나 정도를 정기적인 의사소통 통로의 하나로 트위터를 이용하는 사람으로 볼 수 있겠다. 마케팅 업계에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이 비율은 아주 높아진다. 그래서 소통의 통로 중 하나로 나에게 트위터는 대단히 유용하게 쓰인다.

그렇게 트위터를 통하여 소통을 하다 보니, 원래 내가 알고 있던 것과 다른 행태를 트위터 상에서 보이는 트위터 사용자들이 꽤 나타났다. 오프라인이나 다른 커뮤니케이션 매체에서 보이는 모습과 다른 인식을 심어준 사람들을 세 개 그룹으로 구분해 보았다. 이 세 개 그룹을 나눈 기준이나 각 그룹의 % 등에 관한 소위 과학적인 요소는 없다. 주관적인 느낌으로만 구분한 것이다. 그룹이나 구성원들의 특성 등도 오로지 감에 의존했다.

 

1. “심하구나” 그룹

이들은 자신의 주장을 아주 강하게, 단순반복적으로 피력한다. 트윗에 사회복지, 4대강, 남북관계 등 정치와 이념에 관련된 내용이 많다. 반대 의견에 관하여 집요하게 무차별적으로 반격하는 모습을 보이는 성향이 있다.

인구통계학적으로 보면 비교적 50대 이상의 고연령대가 주를 이루고 있다. 이들은 트위터 외에서는 온건하고 합리적인 모습을 보이다가 트위터에서 자신의 정치적 성향과 그 성향을 알리기 위한 숨겨왔던 전투력을 발휘하고 있다. 예전 이들에게 의견을 발표하는 통로는 아주 제한적이었다. 그들 자신이 그렇게 인식했다. 대단히 격식을 갖추어야 하며, 전문성을 가지고만 발표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트위터는 그들에게 그야말로 그동안 억눌려왔던 마음 속의 소리를 내지를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해 주었다. 그러다보니 극도로 치우친 이념적 성향과 반대자에 대한 무자비한 공격성을 보여준다. 어쨌든 극단적인 방향으로 나가서 트위터에서 자신들의 숨겨진 모습을 보여주는 모습과 그 행태가 ‘심하구나’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사람들이다.

 

2. “괜찮구나” 그룹

개인적으로 오프라인에서는 별로 얘기를 나누기 힘들거나 대충 알기는 하는데 만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트위터를 통하여 긍정적으로 새롭게 보게 된 사람들이다. 이들에게 트위터는 가볍게, 부담 없이 쓸 수 있는 일기나 불특정 다수에게 보내는 편지와 같은 역할을 하는 것 같다. ‘70, ’80년대 라디오 음악프로에 보내는 엽서와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한다. 어떤 때는 영국 런던 하이드파크의 ‘연설자 코너’와 같은 역할을 한다.

나이가 상대적으로 어린 편이고, 그에 따라 대부분의 경우 직급도 낮은 편이다. 조용한 성격에 나서는 것을 싫어하는 유형의 친구들이 많다. 순간순간의 느낌이 그대로 올라와서, 제대로 드러내지 않았던 그리고 내가 잘 알 수 없었던 그들의 감수성을 느끼게 해주는 경우가 많다. 다른 한편으로는 자신의 전문성을 드러내는 이들도 꽤 있다. 인터넷 세상이 열리면서 당시까지의 극히 제한된 채널을 통하여 공식적인 권위를 인정받은 전문가 외에 강호에 엄청난 공력을 가진 전문가들이 모습을 나타냈다. 트위터를 통해서는 아주 가까이 있는 친구들이 그동안 자신의 내공을 링크와 함께 쉽게쉽게 드러낸다. 그래서 (몰랐는데, 이 친구가 꽤) ‘괜찮구나’하고 트위터로 괄목상대하게 만든 친구들이다.

 

3. “아니구나” 그룹

요즘 유행하는 단어인 ‘포퓰리즘(Populism)'의 전형적인 행태를 보이는 이들이다. 팔로워 수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으로 시작한다. 리트윗이나 리플라이를 통하여 전달하는 내용도 기준이 없이 왔다갔다하는 모습을 보인다. ’북한과 대화를 해야 한다‘는 트윗에 ’그렇죠‘하며 리트윗했다가, 바로 ’즉각 평양을 폭격해야 한다‘에도 ’맞아요‘하는 식이다.

아무리 함께 근무하는 회사의 동료라도 서로 얘기를 나누는 시간은 하루 중 극히 일부분이다. 띄엄띄엄 오프라인이나 미디어를 통하여 만나는 사람들의 경우 극히 일부분만을 보아왔을 뿐이다. ‘선택적 지각 혹은 수용’이라고 그런 사람들과의 직간접적인 만남에서 보고 취하는 것은 한정되기 마련이다. 특정인의 한 가지 특성을 보고 사는 것이다. 그런데 트위터로 중계하는 그 사람의 24시간에서 전혀 다른 2중적, 다중적인 모습을 발견하는 경우가 바로 이 그룹이다. 심각한 배신감보다는 ‘줏대 없음’을 보고 이전에 생각하던 그런 사람이 ‘아니구나’하며 실망하는 경우이다.

 

세 그룹이 트위터를 사용하는 행태에서 보이는 키워드를 뽑자면, ‘공격’, ‘발현’, ‘영합’이 되겠다.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과학적인 바탕 없이 지극히 개인적인 느낌에만 의존하여 쓴 것이다. 극히 일부분의 사람들만 위의 세 경우에 해당된다. 대부분은 오프라인이나 온라인이나 별로 다르지 않고, 다르다고 하더라도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모습과 행태를 보인다. 내 자신은 과연 트위터 상에서 어떤 모습을 보이며,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있을까 되돌아보는 의미에서 썼다.
2009년 10월부터 현대기아차그룹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이노션월드와이드 마케팅본부장으로 재임하고 있음.
역사 및 사회의 제반 모습들을 브랜드적으로 해석하는 데 관심이 많고, 그에 관련한 저서 두 권이 있다. '모든 것은 브랜드로 통한다(사회평론,2002)', '브랜드 마인드(사회평론,2004)'. 학부에서는 중국사를 전공했고, 삼성전자 홍보실을 거쳐, 미국 뉴욕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

투표보험설계사·택배기사 등 노동3권 보장, 어떻게 생각하세요?

  • 특수형태 근로자도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교섭을 통해 권익을 보호받을 것 259명 36%
  • 4대 보험 적용 등 고용주의 부담이 늘어나면 일자리가 되레 줄 수도 우려 455명 64%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