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접점의 출현과 정체성 확립

입력 2010-11-13 01:15 수정 2010-11-13 01:15


- 매일경제 토요일자(11/13)에 실린 글의 원본입니다. 신문에는 상당히 축약되어 나갔습니다. 사진도 다르게 나갔고, 제 사진도 애매한 것이~^^ㅠㅠ. 원본을 확인하실 분은http://news.mk.co.kr/v3/view.php?year=2010&no=617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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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접점의 출현과 정체성 확립

 

“트위터, 페북, 블로그, 웹진칼럼, 오프라인잡지연재, 이메일, 문자메시지의 용도를 나름 구분해 쓰고있다 생각했는데 페북과 트위터를 연동시키며 내자신이 헷갈리고 있다. 잡지나 웹진은 좀다르다고해도 나머진 합쳐지나, 연동상태로 따로 존재하나, 완전 분리존재가 맞나?”

2개월 전에 필자가 트위터를 통해 스스로에게 던진 질문이었다. 트위터의 내용을 그대로 싣다보니 띄어쓰기에 틀린 부분이 많다. 위에 쓴 일곱 개의 도구들이 필자에게는 소통의 도구이자 매체요 접점과 같은 구실을 하고 있다. 각각에 따라 소통하는 방식은 다르다. 주로 접촉하는 사람들도 다르고, 그에 따라 나누어지는 내용도 차이가 있다.

사용하기 시작한 지 오래된 순서로 역할이나 활용 방식을 정의해보자. 이메일은 공사(公私) 모든 부문에서 일상적인, 그래서 필수적인 소통의 도구이다. 이메일은 문자 그대로 예전의 우편을 대신한 공기(公器)의 성격을 지닌다. 문자메시지는 즉시성이 생명이다. 컴퓨터로 하든 스마트푼으로 하든 메신저류의 도구들도 문자메시지의 일종으로 본다. 웹진칼럼과 오프라인 잡지 연재는 둘 다 5년 넘게 꾸준히 하고 있다. 개인적인 경우이지만 웹진은 브랜드와 연관지을 수 있는 일들을 자유롭게 엮어 쓰고 있고, 오프라인 잡지는 상대적으로 브랜드에서도 특정 분야로 좁게 영역을 규정했다. 블로그는 아무런 소재의 제한없이 쓰자며 만들었다. 새로운 소재거리가 생각날 때마다 섹션을 만들어 첨가만 한다.

상대적으로 가장 최근에 시작했으나, 필자의 시간·관심점유율이 높은 두 가지가 바로 트위터와 페북이다. 필자의 경우 묘하게도 현 직장 동료들은 주로 트위터 활동을 열심히 하고, 예전 직장을 위주로 한 선후배들은 페북, 곧 페이스북의 친구로 등록이 되어 있다. 트위터는 140자의 단문위주인데다가 현재 일상에서 가까이 보는 친구들이 많다보니 툭툭 낙서처럼 단상들과 잡다한 일상을 올리는데 비해, 페북에는 상대적으로 뜸하게 들르기도 하고, 들러서도 선후배의 소식을 확인하고 그를 위하여 댓글을 달거나 예전 선후배와 꼭 나누고 싶은 얘기인 경우에만 글을 올리는 비교적 소극적인 활동을 한다.

이렇게 나름 이용하는 양태가 달랐는데, 두 가지를 연동시키면서 혼란스러워지기 시작했다. 더 자주 들르다보니 트위터에 올린 게 페북에도 함께 실리는 형태였다. 그러다보니 트위터의 다양한 배경의 팔로워들을 대상으로 한 얘기로 광고업계 중심의 페북 ‘친구’들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것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더욱 심각하게는 두 곳에서 스스로 규정해놓고 심으려하는 필자의 정체성에 모두 균열이 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균열은 다른 소통 도구를 쓰는 데도 영행을 미치기 시작했고, 필자의 근본적인 정체성에까지 영향이 미쳐질 것 같았다. 그래서 며칠 연동시켰다가 지금은 원래대로 분리하여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사람뿐만 아니라 기업들도 비슷한 과정을 거치고 있다.



기업과의 더 많은 접점의 출현

 
































“타임지를 접할 수 있는 더 많은 방법들(More Ways To Stay Connected To Time)"이란 타임지의 자체 광고가 지난 10월에 발행된 타임지에 실렸다. (그림 참조) 제시된 것과 같은 여러 가지 방식으로 타임지를 더욱 많이 보라는 것 이상의 의미를 마케팅을 하는 사람이라면 이 광고에서 찾을 수 있다.

첫째, 소비자와 직접 접촉하고, 정보를 전달하고 의견을 청취하는 통로가 많아졌다. 광고를 뜯어보면, 우선 타임이란 잡지는 바로 제품 그 자체이자 모든 정보의 원천이 된다. 그런 정보를 기반으로 당연히 홈페이지가 있고, 페이스북과 트위터로 소비자들과 소통하고, 모바일 앱을 스마트폰과 아이패드 모두를 위해 개발하였다. RSS와 위젯으로 지속적인 정보 전달통로를 만들기도 했다. 잡지인 타임지처럼 수시로 새로운 정보를 보내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소비자들은 타임지 광고에 나타난 모든 경로로 특정 기업에 대한 정보를 구하려 하고, 한번 연결되면 처음의 접점 채널이나 다수의 다른 채널까지 통하여 기업과 소통을 이어간다. 기업들은 현재의 이들 접점뿐만 아니라 앞으로 계속 쏟아져 나올 새로운 접점을 기민하게 만들어 대응하는 체제를 갖춰야 한다.

둘째로 각 접점마다 어떤 역할을 맡길 것인지 확실하게 규정할 필요가 있다. 짧은 시간에 새로운 접점들이 마구 튀어나오는 ‘단기다량접점창출’시대에 맞는 매체전략이 필요하다. 그런 준비가 되어있지 않으면 페북과 트위터를 연동시키며 필자와 같이 정체성의 혼란을 겪기 쉽다. 여러 측면에서 각 접점의 역할을 규정할 수 있다. 다양한 업종에 진출하여 여러 가지 제품을 취급하는 기업의 경우 제품의 종류에 따라서 역할의 경중을 부여할 수 있다. 제품의 수명주기에 따라서 접점들의 활용도가 다를 수 있다. 어떤 것은 도입기에 발 빠르게 화제를 불러일으키는데 적합할 수 있고, 반면 고객과의 관계를 강화하는데 강력한 효과를 발휘하는 접점도 있다. 그래서 접점들을 적합하게 활용하는 최적의 매체전략은 각 제품 포트폴리오와 수명주기까지 고려한 종합적인 시각에서 기업 차원에서 기본 틀을 잡아야 한다. 프로모션 이벤트의 도구로만 인식하는 경우를 꽤 보는데, 자신의 브랜드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구설수에 오르는 사고로 귀결되기 십상이다.

마지막으로 접점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각개약진식의 활동이 벌어지기 쉽다. 그래서 브랜드 정체성을 명확하게 해야 한다. 각 접점의 성격에 따라서 조금씩 다른 메시지가 나갈 수는 있다. 그러나 각각의 메시지들이 서로를 갉아먹는 형태가 되어서는 곤란하다. 자신들이 조직한 커뮤니티에서는 멤버들만의 특권을 강조하면서, 외부의 접점에서는 모든 이를 위한 열린 브랜드를 강조하는 브랜드들이 있다. 공통으로 추구하는 방향과 실행의 기준으로 바로 공유하는 의미로서 브랜드가 더욱 중요해지는 까닭이다.

 

정체성과 과정이 합치해야

 

모든 정보가 공개되고, 도저히 기업이 끼어들 수 있는 여지도 없이 급속히 전파, 확산되는 현재에 기업들에게는 접점에서의 메시지뿐만 아니라 그 메시지의 소재와 전달체로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이 중요하다. 마치 나이키가 하청공장들의 열악한 작업환경으로, 네슬레가 초코렛의 원료인 팜오일을 구하기 위하여 열대우림을 파괴의 주범으로 지목되어 곤욕을 치른 것처럼, 최종 상품이 아닌 과정에까지 소비자들은 관심을 갖고 필요할 경우 심각하게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어느 기업이 친환경차를 알리기 위하여 수십 대의 차량을 동원하여 속력을 최고로 올리고, 한밤에도 대낮처럼 조명을 밝히며, 곧 에너지를 펑펑 쓰면서 광고를 촬영하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일까? 사실 친환경 자동차뿐만 아니라 많은 광고제작 현장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실제 그렇게 투자(?)를 해야만 일반적인 기준에서 뛰어난 품질의 광고물이 나온다. 현대차 캐나다의 광고는 일반적인 기준에서의 빼어난 품질보다 제품의 컨셉트 및 광고의 목적과 과정을 일치시키는 데 더 가치를 두는 시도를 했다.














“Think Smart. Live Smart"라는 캠페인의 일련의 광고가 제작된 현장 모습은 사진과 같다.(그림참조) 조명이나 다른 전기기구에 쓰이는 전기는 왼쪽에 보이는 자전거 페달을 밟는 사람들의 인간동력과 정면 앞쪽에 설치된 것과 같은 태양열집열판을 이용해서 만들어졌다. 처음부터 광고제작스탭으로 환경전문가가 참여하여 보통 광고제작현장에서 나오는 쓰레기봉투가 500개쯤 되는데 그를 1/4 수준으로 줄였다고 한다. 자동차도 움직이지 않고 배경그림을 사람이 움직이고, 비오는 장면도 기계를 이용하지 않고 참여스탭이 직접 뿌리면서 탄소배출을 다른 자동차 광고 제작할 때의 4% 이내로 줄였다. 이런 계획을 세운 까닭을 이렇게 내세운다. ”우리가 광고하는 차처럼, 우리의 제작과정도 에너지 효율이 좋아서 환경에 기여해야만 한다고 생각했어요.“

제작진은 이 광고 제작과정을 유튜브에 올렸고, 600명이 볼 때마다 탄소배출 상쇄비용(CO2 Offset)을 1톤씩 기부하기로 해 이미 15만명을 돌파해, 250톤 이상을 기부했다.유튜브 뿐만 아니라 트위터, 페북과 같은 소셜미디어에 오프라인 미디어에서까지 화제를 불러일으키는 데 성공했다. 단순한 클릭, 멘션과 같은 숫자보다 스탭들을 포함해 지역사회와 함께 고민하고 공동의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데 더 큰 의의를 찾는다. 그리고 무엇보다 광고물은 어떠해야 한다는 일반적인 기준을 뛰어넘는 용기 있는 시도를 감행하고, 그를 통해 진정한 친환경자동차가 선도해야 할 커뮤니케이션의 길을 만들었다는 데서 박수를 보낸다. 그런 용기가 하루가 다르게 출현하는 다양한 접점 매체들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의 정체성을 가지고 그들 접점을 활용하는 바탕이 될 것이다.
2009년 10월부터 현대기아차그룹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이노션월드와이드 마케팅본부장으로 재임하고 있음. 역사 및 사회의 제반 모습들을 브랜드적으로 해석하는 데 관심이 많고, 그에 관련한 저서 두 권이 있다. '모든 것은 브랜드로 통한다(사회평론,2002)', '브랜드 마인드(사회평론,2004)'. 학부에서는 중국사를 전공했고, 삼성전자 홍보실을 거쳐, 미국 뉴욕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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