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형 2세대 재규어XF



2008년에 나온 1세대 XF



재규어의 중형급 승용차가 좀 더 보강된 느낌이다. 새로 등장한 XF는 8년만에 완전 변경 모델로 등장하면서 차체 크기를 길이 4,954mm에 축거 2,960mm로 그랜저 보다도 큰 치수를 가지고 나왔다. 이 정도면 준대형급이 틀림 없지만, 재규어는 XF의 위에 XJ라는 대형 모델이 있어서 XF는 마치 중형급처럼 보인다. 물론 기존의 1세대 XF는 그다지 커 보이지는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XJ 모델은 대형 승용차의 풍모를 충분히 보여주고 있지만, 바로 아래급의 XF는 왠지 한 등급을 아래로 건너 뛴 정도의 크기로 보였었다. 그것을 의식해서였는지 새로 등장한 신형 XF는 적어도 치수상으로는 준대형급에 필적하는 인상을 받게 된다.

 

2세대 신형 XF의 측면



기존 1세대 XF의 측면



실제로 차체의 존재감도 더 커 보인다. 그런 존재감에 기여하는 부분은 차체 옆면에서 유리창의 크기이다. 전체 윈도 그래픽은 기존의 XF와 신형 XF가 거의 같은 모양처럼 보이는데, 한 번 더 보면 신형은 C-필러에 삼각형 유리창을 더했다. 그래서 C-필러가 조금 더 뒤로 움직였고, 측면의 유리창 면적도 전체적으로 커졌다. 물론 기존의 XF 역시 뒤 도어의 측면 유리창이 쿼터 글래스로 나누어져 있었지만, 신형은 도어의 개폐 유리창은 한 장으로 만들고, 차체에 여섯 번째 유리창을 붙였다. 그런데 이처럼 C-필러에 유리창이 붙으면 그만큼 뒷좌석의 비중이 높다는 걸 의미하기도 한다.

 

신형 XF의 C-필러와 식스 라이트 글래스



실내는 스포티한 이미지다



실내는 스포티함과 고급스러움이 동시에 존재하는 이미지다. 스티어링 휠의 에어백 커버를 동그란 형태로 만들고 계기판의 원형 다이얼과 앞쪽 콘솔의 동그란 버튼과 셀렉트 노브 등의 디테일이 전반적으로 스포티한 인상을 주고 있다. 그리고 소재로 쓰인 가죽과 알루미늄, 그리고 목재의 매칭에 의해 유럽 승용차 특유의 질감에 의한 풍요로움을 보여주고 있다. 게다가 앞쪽 콘솔에서 센터 페시아로 그대로 이어진 연직형(連直形) 인스트루먼트 패널의 디자인은 조작의 용이성도 높여주는 것뿐 아니라, 속도감을 강조해서 스포티한 이미지를 주기도 한다. 그래서 앞 좌석에서 이미지는 스포츠카 같은 인상이 들기도 한다.

 

연직형 인스트루먼트 패널의 디자인

뒷좌석은 준대형으로는 상대적으로 밀도가 높다



그런데 뒷문이 생각보다는 작아서 뒷좌석 승강성이나 거주성은 높지 않을 것처럼 보인다. 물론 서구에서는 대부분의 승용차들이 앞 좌석 중심이고, 정말로 뒷좌석의 비중이 필요한 차량은 리무진 정도라고 한다면, 신형 XF의 뒷좌석 공간은 수긍될만한 크기라고 할 수도 있을지 모르지만, 국내의 준대형 승용차는 대체로 가족용이거나 일부에서는 기사를 두고 타기도 하는 뒷좌석 중심의 차량 들이다. 그런 면에서 XF는 넉넉한 뒷좌석공간의 확보는 이루지 못한 측면이 보이기도 한다. 물론 2,960mm의 축거는 대형 승용차에 필적하는 수치이고, 전반적으로 이전의 XF보다 커졌기 때문에 윗급 XJ와의 관계가 잘 맞아 보인다.

 

재규어 브랜드는 유기적인 디자인 이미지와 스포티함이 공존하면서 여기에 대형 라디에이터 그릴과 우아한 곡선의 차체 스타일이 결합된 이미지가 고급승용차의 특징을 더해 하나의 상징처럼 존재하고, 그 틀 안에서 각 차급별로 구분되는 이미지를 완성해 나가고 있다. 그 속에서 XF는 차체의 볼륨이 증가한 신형이 나오면서 보다 더 확고한 입지를 가지게 됐다.
국민대학교 자동차·운송디자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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