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프로야구만의 브랜드를 만드는 길

입력 2009-09-21 05:04 수정 2009-09-21 05:04
 

한국 프로야구만의 브랜드를 만드는 길




한국 프로야구의 열기가 막판에 더욱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지난 칼럼에서 “한국 프로야구가 2009년에 역대 최대 관중 동원 기록을 세웠다. 9월 9일 ‘95년의 540만 6,374명을 넘어서 540만 7,527명의 신기록을 달성했고, 현재로서는 페넌트 레이스 끝날 때는 보수적으로 570만, 내심 600만까지도 바라보고 있다”고 썼는데, 9월 21일 현재 580만명을 돌파했다. 13게임이 남았으니, 600만이 내심이 아니라, 가시권으로 들어왔다. 관중 동원에서 확실하게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관중동원이 이번 한 해의 일시적인 현상에 그치지 않고, 향후 한국 프로야구가 지속적인 발전을 하는 탄탄한 밑거름이 되기 위해서는 각 구단에서 자신들의 팀 컬러를 보다 확실하게 할 필요가 있다. 즉 자신의 브랜드 성격을 더욱 명확히 해야 한다.




지금까지 구단들의 브랜드를 보면, 굳이 그렇게 애써 만들려는 시도도 많지 않았지만, 감독에 의하여 좌우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광환 감독 시절 시작된 LG트윈스의 ‘자율’ 혹은 ‘신바람’, 김성근 감독의 SK와이번스의 ‘계산’ 등이 대표적인 경우이다.




KIA타이거스의 ‘근성’은 해태 시절의 열악한 환경으로부터 나왔고, 롯데는 경기장의 응원 분위기에 힘입어 ‘열광’이라 브랜드를 정의할 수 있다. 삼성과 같은 경우는 이승엽 선수가 일본으로 간 이후 걸출한 슈퍼스타는 없지만 선동열이라는 스타 감독을 통하여 ‘스타군단’, ‘부자구단’으로서의 명맥을 잇고 있다. 두산베어스는 북경올림픽을 통하여 최고의 명장 반열에 든 김경문 감독의 용병술이나 인화술 등이 강조되다가 발 빠른 선수들을 통하여 ‘육상부’의 명성도 얻고 있지만 어느 한 단어를 뾰족하게 집어내기가 힘들다. 히어로즈의 경우 모기업의 존재감이 떨어지는 가운데 어느 하나로 초점이 잘 맞추어지지 않고 있다.

        

위의 구단별 브랜드 성격에 동의하지 않는 독자도 있겠지만, 유감스럽게 모기업의 기업 브랜드와 구단의 성격을 연결시키고자 하는 노력을 그다지 기울이지 않는 느낌이다. 단순하게 기업홍보 차원으로 구단을 운영한다고 해도, 구단의 브랜드 성격과 모기업의 브랜드를 서로 연계하여 브랜드를 잡을 때 양자 간에 충분히 시너지가 창출될 수 있다.

        

구단을 소유한 대부분의 모기업들의 경우 그 기업에서 공식적으로 자신의 브랜드라고 선언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이미 어느 정도 한국 시장에서는 브랜드 성격이 확립되어 있다. 구단들의 경우 모기업의 기업브랜드를 이용하여 보다 용이하게 자신들의 브랜드를 확립할 수 있다. 또 모기업도 스포츠가 가지고 있는 활력과 친밀감을 자신들의 기업브랜드에 자연스럽게 전이시킬 수 있도록 프로야구 구단을 이용할 수 있다.




최초 출범할 때부터 한국 프로야구는 미국의 메이저리그나 일본과 전혀 다르게 탑다운(Top-down)의 독특한 성격을 가지고 태어났다. 그리고 대표적인 기업들이 자신의 이름을 걸고 참여하고 있다는 데서 구단 자체가 단일 기업의 형태를 띠고 운영되는 미국과는 아주 다른 이미지 요소를 가지고 있다. 메이저 리그가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고, 세계 최고 수준의 플로야구 경연장임에는 틀림없고, 앞으로도 그 위치는 지켜 나갈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메이저 리그의 운영 방식을 그대로 한국 프로야구 리그에 접목시킬 필요는 없다.




한국 프로야구 구단이 차별성을 살려서, 새로운 기준에서 세계 최고의 프로야구 리그이자 구단과 모기업 브랜드간의 원활하고 시너지 효과를 내는 새로운 전형을 만들어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랬을 때 모처럼 고조되고 있는 한국 프로야구의 열기가 고스란히 한국 프로야구 및 각 구단들과 모기업의 브랜드 파워로 전이되고, 활짝 오랫동안 만개할 수 있을 것이다.


2009년 10월부터 현대기아차그룹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이노션월드와이드 마케팅본부장으로 재임하고 있음.
역사 및 사회의 제반 모습들을 브랜드적으로 해석하는 데 관심이 많고, 그에 관련한 저서 두 권이 있다. '모든 것은 브랜드로 통한다(사회평론,2002)', '브랜드 마인드(사회평론,2004)'. 학부에서는 중국사를 전공했고, 삼성전자 홍보실을 거쳐, 미국 뉴욕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

투표보험설계사·택배기사 등 노동3권 보장, 어떻게 생각하세요?

  • 특수형태 근로자도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교섭을 통해 권익을 보호받을 것 154명 36%
  • 4대 보험 적용 등 고용주의 부담이 늘어나면 일자리가 되레 줄 수도 우려 272명 64%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