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내커

새로운 형태의 올림픽 스폰서

 

미국올림픽위원회(USOC : United States Olympic Committee)가 프록터&갬블(P&G)사와 공식후원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정확한 금액은 발표되지 않았지만,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과 2012년 런던올림픽에 대한 후원 권리를 약 2천만$ 정도의 스폰서쉽피를 내고 획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의 TOP와 같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같은 글로벌 전체를 아우르는 최고 수준의 파트너쉽은 아니지만, USOC가 IOC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생각하면, 전체 올림픽 스폰서 마케팅과 함께 연결하여 생각해 볼만한 사건이다.


처음 이 소식을 알리는 기사의 제목만을 보았을 때, ‘P&G가 그 많은 활동 영역과 브랜드 중에서 어떤 것을 스폰서 부문으로 선택했을까?’하는 의문이 바로 일었다. 잘 알려진 것처럼 올림픽 스폰서에는 공식 카테고리라는 것이 있다. 예를 들면 북경올림픽에서 전자 관련한 부문의 스폰서를 보면 삼성 같은 경우는 무선통신기기 부문, 레노보(Lenovo)는 컴퓨터기기(Computing equipment), 가장 오래된 파나소닉은 오디오/비디오기기(Audio/Visual Equipment)로 상세하게 나누어져 있다. 그래서 그 부문에 대해서는 배타적인 독점권리를 주는 것이 가장 큰 혜택으로 간주되었다.


물론 바로 아래 GE처럼 애매모호, 두루뭉술하게 카테고리를 잡는 경우도 생겼다.

Select products and services from GE Energy, GE Healthcare, GE Transportation, GE Infrastructure, GE Consumer & Industrial, GE Advanced Materials and GE Equipment Services


말이 나온 김에 보면 오메가(Omega)의 경우도 아래에 보이는 것처럼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시간계측 분야에만 국한되어 있지 않다.

Time pieces (for example, watches, clocks and official countdown clocks), timing systems/services, and electronic timing, scoring and scoreboard systems and services


그래도 오메가는 시계로만 사람들이 인식하고, GE는 B2B가 대부분인데, 소비재의 거의 전 분야에 걸쳐 있는 P&G는 과연 어떤 부문을 자신이 배타적인 권리를 가질 수 있는 공식 스폰서 카테고리로 잡을지 궁금할 수밖에 없었다.


또한 익히 알려진 것처럼 P&G는 제품별로 각각 다른 브랜드를 운영하는 독립 브랜드, 곧 ‘House of Brands’의 대표적인 기업이다. 기업브랜드를 중시하는 아시아권에서는 P&G라는 이름을 전면에 내세워 보기도 하고, 2000년대 이후 효율성 제고라는 기치 아래 중앙통제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조직 개편이 이루어졌으나, 그래도 브랜드시스템의 창시자라는 명성에 어울리게 브랜드매니저들이 거의 독립된 형태로 각 브랜드 운영을 책임지고 있다. 이 상황에서 올림픽 스폰서를 한다는 것은 어느 한 분야에만 지원을 집중하는 식이 되어, P&G 내부 시스템의 근간을 흔들 수 있기에 더욱 궁금했다.


약간의 우려와 기대에 어긋나게 결국 이번 USOC와의 스폰서 대상 브랜드는 브랜드 왕국에 어울리게 무려 17개 브랜드에 달한다. 카테고리도 크게는 가정생활용품이라고 할 수 있으나, 헤어용품(Pantene), 스낵(Pringles), 세제(Tide), 섬유유연제(Bounty), 기저귀(Pampers) 등 전자제품을 QO고 우리 일상생활에 필요한 거의 모든 제품분야를 망라하고 있다. 기존 스폰서쉽 계약의 관행을 벗어나도 한참 벗어난 이번 P&G와 USOC의 계약은 좁게는 P&G의 향후 마케팅 활동 방향부터 스포츠 스폰서쉽의 미래라는 측면에서 시사점을 찾을 수 있다.


우선, 제임스 스텐겔이 최고마케팅책임자에서 물러나면서 주춤할 것 같았던 P&G의 본사주도형 마케팅 강화 움직임이 다시 활력을 찾을 수 있는 계기를 잡았다고 볼 수 있다. USOC와의 교섭부터 17개 대상 브랜드의 선정부터 아마 본사 마케팅의 역할이 컷을 것이다. 그리고 향후 P&G올림픽 마케팅의 중심헤드로서 본사의 마케팅 조직이 해야 할 일과 권한이 명확해졌다. 특히 올림픽 관련 예산을 나누어주는 입장에 서서 결정적인 힘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둘째로 P&G 측에서도 명확히 했지만 스포츠 스폰서쉽에서도 여성 소비자들의 입김이 계속 강해질 것이다. 리버맨 리서치 월드와이드에 따르면 올림픽을 관심 있게 본다는 미국 여성이 51%인데 반해서, 나성들에게 가장 인기가 있는 미식축구는 39%에 그친다고 한다. 슈퍼보울에서도 여성 대상 광고들이 많이 등장한 것과 어찌 보면 맥을 같이 한다고 볼 수 있는데, 요는 스포츠도 이제 여성들에게 접근하는 강력한 통로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셋째, 이제 스폰서쉽의 칼자루가 올림픽과 같은 대회 주최자, 프로퍼티(Property) 소유자에서 기업 쪽으로 넘어가고 있다. GE의 경우도 그랬지만, 이번처럼 무려 P&G의 17개 브랜드에 권리를 향유할 수 있게 하는 것은 독점배타성(Exclusivity)이라는 큰 원칙을 위배한 행동이었다. USOC의 경우 뱅크오브어메리카(B.O.A.)나 켈로그(Kellogg), 제너럴모터스(GM)과 같은 큰 스폰서들이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스폰서 대열에서 이탈하여 곤란을 겪었기에 P&G에 이런 파격적인 제안을 할 수 밖에 없다고 얘기한다.


그러나 자신들 예산의 50% 정도를 스폰서피로 충당하는 구조에서, 고압적인 자세로 가만히 앉아서 편하게 돈벌이에만 열중해 왔다는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현재의 방만해진 경영구조를 바로 잡는 뼈를 깎는 노력 없이 USOC가 제대로 예전과 같은 스폰서 계약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은 거의 없다. P&G에서 보인 것과 같은 원칙 양보는 기존 스폰서들의 반발과 함께 프로퍼티 자체의 가치를 떨어뜨리게 될 것이다. 


올림픽 자체의 스폰서쉽 판매와 스폰서들과의 협력관계가 어떤 방식으로 나타날지, 그리고 나아가 스포츠 마케팅이나 스폰서쉽 마케팅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주의하여 볼 일이다. 그리고 여러 브랜드에서 권리를 동시에 가졌고, 효율성을 아주 중시하는 색다른 형태의 스폰서로서 P&G의 향후 올림픽을 활용한 마케팅 활동이 어떻게 펼쳐질지 관심이 간다.

2009년 10월부터 현대기아차그룹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이노션월드와이드 마케팅본부장으로 재임하고 있음.
역사 및 사회의 제반 모습들을 브랜드적으로 해석하는 데 관심이 많고, 그에 관련한 저서 두 권이 있다. '모든 것은 브랜드로 통한다(사회평론,2002)', '브랜드 마인드(사회평론,2004)'. 학부에서는 중국사를 전공했고, 삼성전자 홍보실을 거쳐, 미국 뉴욕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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