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섹시광고 2부

입력 2009-06-14 14:05 수정 2009-06-15 13:04


No. 6: Calvin Klein Jeans (1981)

심사위원 몇 명은 이 광고를 1위로 뽑았고, "You wanna know what comes between me and my Calvins? Nothing."(나와 캘빈 청바지 사이에는 아무 것도 없다)는 도발적이며 잊혀지지 않을 대사로 유명한 광고이다. 브룩 실즈가 한번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사라질 신인 티를 벗고, 세기를 넘어서 기억될 스타로 자리를 매긴 작품이다.

             이 광고를 볼 때마다 두 사람이 생각난다. 한 명은 이 유명한 대사의 원조격이라고 할 수 있는 영화 “나이애가라”에서의 마릴린 몬로이다. “새넬 No. 5를 입고 자요”라는 대사는 코코 샤넬이 실제로 돈을 영화사에 얼마나 주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직접적인 광고가 아닌 PPL의 형태라 더욱 기억에 남는다. 또 한 명은 캘빈 클라인의 딸 메이시 클라인이다. 남자랑 잠자리를 같이 하면서 가장 곤혹스러운 것은 팬티에 씌어진 아버지의 이름을 보게 되는 것이라고 불평하던 메이시. 20대 후반에 그런 불평을 했는데, 40대에 접어든 요즘은 어떤지 모르겠다.




No. 7: Calvin Klein (1980)



브룩 실즈가 캘빈 클라인 광고로 처음 찍은 것으로 알고 있다. 여기서의 브룩 실즈는 겨우 한 해 차이이기는 하지만 더욱 풋풋하고, 목소리에도 약간 수줍은 듯한 느낌이 들어 있다. ‘노팬티’를 암시하는 위의 광고와 같은 대사가 없어서 그렇지 광고에서 취하는 자세와 움직임은 더욱 도발적이고 직설적이다.

그런 은밀하고 암시적이지 못한 점과 머리와 가슴을 동시에 때리며 어떤 때는 격심한 논란도 불러 일으키는 한 줄의 카피가 없다는 점이 아마 이 광고를 한 수 아래의 자리로 밀리게 한 까닭일 것이다.




No. 8: Chanel No. 5 (1979)

드디어 샤넬  No.5가 나왔다. 이 작품은 사진에서와 같은 구도와 색상의 대비가 빛난다. ‘짙게 그을렸다’ 혹은 ‘짙은 선탠’ 따위의 수사가 무색할 정도의 수영장의 물과 흰색 톤의 비치의자 및 주위가 극렬한 색상 대비로 심장을 뛰게 한다. 그 여성의 야릇한 포즈와 멀리서 그녀를 향하여 풀에 뛰어드는 남성의 목표점이 뚜렷하게 느껴진다.

샤넬 No.5를 했을 때의 환상(Fantasy)를 그린 것인데, 광고 자체로는 환상과 현실의 구분이 불명확해진다. 그것이 바로 잘 만든 광고 아닐까? 분명히 환상 속의 세계를 그린 것인데, 그것을 보는 소비자들이 현실이 될 수 있다고, 현실이라고 느끼게 만드는 힘!



 


No. 9: Rembrandt (2007)

             우리나라에도 이제 ‘렘브란트’ 치약은 꽤 알려진 것 같다. 치아를 하얗게 만드는 ‘미백(美白)’ 효과에 집중하였고, 그래서 화장품 같은 치약 시장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제대로 만든 치약 브랜드이다. 1992년 가을 경영대학원에서 “New Product Development”라는 과목의 기말 숙제로 이 렘브란트 치약과 니코틴 제거 효능을 자신의 특징으로 내세운 토폴(Topol) 치약 중 어떤 것을 할까 고민하다가 결국 후자를 택했었다.

             이후 흡연자의 수가 줄어서인지 토폴 치약은 매장에서 찾기가 힘들어지고, 렘브란트는 남녀를 불문하고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트렌드에 힘입어 주요한 치약 브랜드로 떠올랐다. 이 광고는 남성과 여성 모두에게 어필할 수 있는 요소를 갖추었다.





No. 10: Miller Lite (2003)

             정말 유명한 광고이다. 처음 이 광고를 보고는 “와우!”하고 놀란 기억이 있다. 여자들끼리 머리카락을 당기면서 치고 받고 싸우며 그 와중에 꼭 옷도 찢고 벗기는 소위 전형적인 ‘Cat fight’을 보여 준다. 느긋하게 즐기면서 그 싸움 장면을 보다가 "Now that would make a great commercial(저거 광고로 써도 좋겠는데)" 라고 광고의 마무리 부분에서 얘기하는, 바(bar)에서 맥주를 즐기고 있는 두 남성들은 당시 그 광고제작에 관여했던 인물들의 실제 경험이 투영되지 않았을까 싶다.

             밀러 라이트 맥주가 ‘맛이 좋다(Great taste)’와 ‘포만감이 덜하다(Less filling)’중 어느 것이 앞서는가 가지고 싸움을 벌이는 두 여성은 계속 서로 ‘Great taste’와 ‘Less filling’을 주먹을 휘두를 때마다 외친다. 그러나 격하고 아슬아슬한 그들의 몸짓 속에서 메시지는 녹아 사라져 버린다. 표현이 의미를 압도해버린 사례이다. 무엇보다 밀러 라이트는 2003년 이전 몇 년 동안 이 기념비적인 ‘Great taste, Less filling’ 라인과 동떨어진 광고를 집행했었다. 예전 고객들의 향수를 불러 일으키려는 의도도 이해가 가긴 했지만, 이미 시기를 놓친 상태였다.

 

섹시함은 광고로서의 전략방향을 완성시키는 하나의 표현도구이다. 그 자체가 목적이 될 수 없다. 무조건 화제나 논란을 불러 일으키면 성공했다고 보는 경향이 있는데, 이들 역대 최고의 섹시광고들은 이 평범한 진리를 다시 일깨워준다. 나에게만 그런가?
2009년 10월부터 현대기아차그룹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이노션월드와이드 마케팅본부장으로 재임하고 있음.
역사 및 사회의 제반 모습들을 브랜드적으로 해석하는 데 관심이 많고, 그에 관련한 저서 두 권이 있다. '모든 것은 브랜드로 통한다(사회평론,2002)', '브랜드 마인드(사회평론,2004)'. 학부에서는 중국사를 전공했고, 삼성전자 홍보실을 거쳐, 미국 뉴욕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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