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내커

최고의 섹시광고들

지난 주 미국의 잡지 포브스(Forbes)에서는 역대 “가장 섹시한 TV광고(The Steamiest TV Commercials Ever)” 10편을 발표했다. 현역 광고계 인사 8명이 선정위원으로 참여를 했다. 섹시하다는 것이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것과 광고에서 표현되는 것과 약간의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한 편 한 편과 그 순위 등을 통해서 우리와의 차이도 어느 정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 먼저 상위 다섯 편만~

 

No. 1: Pepsi (1991)

영광(?)의 1위는1991년 슈퍼보울에 방영된 펩시콜라의 광고가 차지했다. 어느 황량한 시골 마을의 주유소에 람보기니 한 대가 들어와 선다. 심심하게 놀고 있던 초등학생 정도로 보이는 두 소년이 호기심 어린 눈으로 그 차를 바라 본다. 하얀 탱크탑에 허벅지 부분을 짧게 자른 청핫팬츠를 입은 신디 크로포드가 문을 열고 전형적으로 머리를 젓는 등 섹시한 자태를 뽐내며 음료자판기로 가서 펩시 캔을 뽑아 마신다. 소년들이 감탄을 하면서 외친다. “It’s bea-u-ti-ful.” 그런데 사실 그 두 소년은 신디 크로포드가 아닌 새로이 선보인 펩시의 캔을 보고 감탄한 것이었다. 캔의 아름다운 디자인에 지른 탄성이었다.

이 광고에는 어린 소년들의 성에 대한 호기심과 관음증, 어떤 일이 벌어질 것만 같은 시골 주유소라는 묘한 분위기, 한창 때 신디 크로포드의 매력과 같은 요소들이 어우러져 있다. 그렇지만 이 광고를 1위로 뽑은 결정적인 이유는 아마도 섹시함보다는 반전(反轉)을 통하여 광고의 목적을 명확하게 달성한 데 있지 않나 싶다. 광고가 잘되어야 섹시함도 빛을 발한다.


No. 2: Victoria’s Secret (2008)

             2008년 역시 슈퍼보울에 방영된 광고이다. 빅토리아 시크릿 제품임에 분명한 란제리만 입은 모델 아드리아나 리마가 유혹하는 듯한 표정과 몸짓으로 미식축구 볼을 장난을 치듯이 다루고 있다. 그리고 자막이 나타난다. “This game will soon be over” 이 미식축구 경기는 (비록 슈퍼보울일지라도) 금방 끝날 거야. 볼을 던져 버리고 이제 되었다는 듯한 요염하면서도 득의만면의 미소를 지으며 일어나는 아드리아나. 그리고 다시 자막이 뜬다. “Let the real games begin.” (자 이제 진짜 본게임을 시작하자고요).

             이 광고의 아드리아나보다 더 노출이 심하게 하고 나타난 모델들이 나타난  빅토리아 시크릿의 광고가 숱하게 많다. 그런데 심사위원 중 한 명의 말대로 이 광고는 미식축구 경기 중에 무시를 당하고 있는 듯한 여성의 심리를 소름 끼칠 정도로 잘 잡아냈다. 그리고 미식축구 경기를 복기할 틈도 없이 진짜 게임으로 돌입하려는 여성! 모델인 아드리아나의 표정연기도 압권이었다


No. 3: Levi’s (2000)

             늘씬한 젊은 여성이 철로를 따라 걷다가 갑자기 청바지를 벗는다. 그리고 청바지를 레일 위에 벗어 놓는다. 기차가 그 청바지 위로 지나가고 청바지는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짧게 핫팬츠가 된다. 그것을 입은 여성 위로 위와 같이 ‘닳아서 자른 리바이스 청바지 라인-Frayed Levis)’을 알리는 자막이 뜬다.

예전에 제일기획 사보에 이 광고에 대해서 아주 비판적으로 쓴 적이 있다. 리바이스의 브랜드와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이 골자로 ‘리바이스의 눈물 겨운 회춘 노력’이라는 표현을 썼다. 리바이스 측이 꼭 내 글에 대해서 반응을 보일 필요도 없었겠지만, 내 글에도 불구하고 리바이스의 회춘 노력은 이후로도 계속되었다. 그리고 몇 차례 화제도 되고 상도 받는 광고를 내었으나, 그 실효성은 아직도 의문이다. 하여간 개인적으로도 리바이스 광고 중 가장 섹시한 것이라면 바로 이 광고를 꼽는다. 보수적인 기업문화와 상품이미지의 리바이스로는 신기원이 되었던 광고이기도 하니까.


No. 4: Noxzema (1973)

             이번에 뽑힌 광고 중 전에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유일한 작품이다. 오리지날 “미녀 삼총사(Charie’s Angels)”의 스타이자 “6백만불의 사나이”인 리 메이저스의 부인으로도 유명한, ‘70년대 미국 최고의 섹시 스타인 파라 포셋트의 최절정기 모습을 볼 수 있다. “브로드웨이 조(Broadway Joe)”라는 별명에 플레이보이로 이름을 날렸던 유명 쿼터백 출신인 죠 나마스와 딱 맞아 떨어지는 광고이다.

             화려한 두 섹시 스타의 모습을 함께 볼 수 있다는 것 이외에 쉐이빙 크림을 통한 신체접촉과 단어가 주는 연상 및 “She’s got a great pair of hands”(손놀림이 대단해)와 같은 야릇한 죠 나마스의 대사가 압권이었다.


No. 5: Diet Coke (1994)

             여기서는 남성이 관음의 대상이 된다. 어느 회사 사무실의 여성들이 귓속말처럼 “11시 반이야” 시간을 서로 알려주면서 창가로 모여든다. 바로 건설공사장의 잘 빠진 청년 인부 하나가 웃통을 내놓은 채로 다이어트 코크를 마시면서 휴식을 취하는 시간이다. 창가에 줄지어 서서 그 남자를 쳐다보는 여성들의 갈구하는 표정들이 클로즈업되고, 아쉽게 그 휴식시간이 끝나면서 여자들이 아ㅟ운 듯이 얘기한다. “내일, 11시 반에 보자!”             항상 다이어트 코크만 마시는 미국 친구가 하나 있었다. 지나치다 싶게 학구적으로 생긴 친구였다. 그 친구를 보면서 이 광고로 형성된 몸매 가꾸기에 열심인 근육질 남성의 음료라는 다이어트 코크의 이미지가 깨졌다.

2009년 10월부터 현대기아차그룹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이노션월드와이드 마케팅본부장으로 재임하고 있음.
역사 및 사회의 제반 모습들을 브랜드적으로 해석하는 데 관심이 많고, 그에 관련한 저서 두 권이 있다. '모든 것은 브랜드로 통한다(사회평론,2002)', '브랜드 마인드(사회평론,2004)'. 학부에서는 중국사를 전공했고, 삼성전자 홍보실을 거쳐, 미국 뉴욕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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