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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소비자(Socially-Engaged Consumers)’의 등장

 

‘사회적 소비자(Socially-Engaged Consumers)’의 등장


다양하게 발휘되는 소비자의 힘


        어느 회사나 제품 리콜은 엄청난 골칫거리이고, 할 수만 있다면 피하고 싶은 일이다. 제품 중에서 리콜이 알려지는 정도나 사회적 영향력, 결국 기업에 미치는 파급효과 등에서 자동차만한 것이 없다. 그런데 올해 1월초 모자동차 회사에서 특정 모델에 대하여 약 7만대에 가까운 차량을 리콜하기로 했다고 한다. 당연히 자발적인 리콜은 아니고, 건설교통부의 지시에 따른 것이었는데, 그 건설교통부의 지시가 나오기까지 “인터넷에서 뭉친 ‘소비자의 힘’”이 결정적이었다고 한다. (2008년 1월 3일, 조선일보 참조)

        기사에 따르면 새 승용차를 구입했다가 결함을 느낀 소비자의 요구를 해당 기업은 무시하고, 이에 소비자는 비슷한 경험을 가진 사람들과 함께 인터넷 카페를 만들었다. 처음 4명으로 시작한 카페는 두 달 만에 1천여명을 넘어섰고, 이들은 인터넷 게시판 활동뿐만 아니라, KAIST 등 전문가 그룹을 만나 자문을 받고 실험을 했으며, 그 결과를 바탕으로 소비자원과 건설교통부 등 관련 기관의 문을 직접 두드리는 등 적극적인 활동을 전개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들이 지나치게 민감하다는 등 차량의 결함을 소비자 탓으로 돌리던 자동차 회사는 결국 기사의 표현대로 인터넷의 힘, 곧 디지털의 힘을 절실하게 느끼며 굴복하고 말았다.


        한국에서 일반인들이 가장 접근하기 힘든 곳 중의 하나가 군대이다. 군대라는 속성이 상명하복(上命下服)이 철저하고, 명령이 나오는 과정을 보면 여론의 수렴 같은 것이 들어갈 수가 없다. 그리고 한번 명령이나 결정이 내려지면 그 자체가 번복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런데 군대의 명령을 철회시킨 여자들이 있다. 국방부가 6주마다 2박3일씩 나갔던 공군의 외박제도를 타군과 같이 성과제 외박을 실시하겠다고 밝히자 바로 남자 친구를 군대에 보낸 여성들을 칭하는 ‘고무신’의 변형으로 ‘곰신’이라 불리는 이들이 나섰다. 네이버, 다음, 싸이월드 등에 총합 30만 명 이상의 회원을 자랑하는 이들은 국방부는 물론이고, 공군본부, 인수위원회, 각 언론사와 포털 게시판 등에 항의의 글과 댓글을 남기는 등 여론을 조성하여 결국 국방부의 처음 발표 후 열흘 만에 ‘개정안이 나오기 전 공군에 지원한 병사들에게는 현행의 외박제도를 그대로 인정한다’는 항복성명을 받아냈다.


        2007년 제일기획에서 조사하여 발표한 소비자들의 디지털 정도에 따른 조사에 따르면, 디지털화의 정도가 높을수록 소비자들은 기업들의 부당한 행위에 대하여 행동으로 나서는 경우가 많고, 그것을 다른 사람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디지털 2.0 소비자의 경우 기업, 언론, 정부 등 예전 같으면 일방적으로 그들이 제공하는 것의 수용자에 그치던 위치에서 벗어나 이제는 1/3 정도의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자신의 의사를 개진한 경험을 갖고 있다. 그리고 기업에 대해서도 1/4가 행동으로 기업에 대해 의사 표현을 했다. 이런 지표는 아마 계속 올라갈 것이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주목하는 소비자들


        디지털 2.0 소비자의 경우 또한 주목해서 볼 점은 이들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사회의 일원으로서의 기업의 자세, 사회 공익을 구현하는데 관심이 많고 스스로 앞장선다는 사실이다. ‘사회적 가치와 공익을 위해서는 개인적 가치를 기꺼이 희생하겠다’는 데 반수 이상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또한 우리 사회에서의 기업의 역할에 대해서도 다른 집단 대비하여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들에 대해서 더욱 주목할 점은 기업에 대한 태도라는 측면에서 보았을 때, 이들이 다른 집단에 대비 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여론선도자와 같은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제품적인 측면에 따라 기업을 평가하는 아날로그 소비자나 기업 특히 대기업에 대하여 비판적인 태도를 갖고 있는 디지털 1.0 소비자에 비하여 이들은 긍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앞서 자동차 기업의 사례에서 보았고, 제일기획 조사 결과에서 나타났듯이 불합리한 행동과 대응이 이들에게 포착되었을 때, 이들이 보여 주는 행동력은 가공할 만하다. 기업들에게 이들은 기회와 위협의 요소를 한꺼번에 가지고 있는 양날의 검이라고 하겠다.


        ‘Engagement’, 좀 어렵긴 하지만 ‘통섭(統攝)과 융화(融和)’라는 바뀌어 가는 기업 경영과 마케팅의 패러다임의 키워드와 그 배경으로서의 메가 트렌드로 제시한 다섯 가지- ‘Networked World’, ‘Environmental Sustainability’, ‘Open Society’, ‘Knowledge Economy’, ‘Borderless Commerce’ -를 기준으로, 그들에 대하여 보다 민감하게 반응하는 소비자들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었다. 사회적 이슈에 대한 이들의 강한 관심과 책임의식 등을 고려하여 이들을 ‘사회적 소비자(Socially Engaged Consumers)’라고 이름 붙였다.

  
      한국에는 “착한 기업이 성공한다”(리더스북, 2006)로 번역된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를 필립 코틀러(Philip Kotler)와 함께 썼으며, ‘사회적 소비자’의 명명(命名)에도 도움을 준 낸시 리(Nancy Lee)는 이들 사회적 소비자들의 사회성에 기반을 둔 기업 평판에 대한 관심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얘기했다.


        “For socially-engaged consumers, corporate reputation is the new element driving preference and play the role as the tipping point of consumers’ preference. CSI(Corporate Social Initiatives) is the best way to impact sales, loyalty and preference – when all other things are being equal.(사회적 소비자에게 기업 평판은 선호도를 끌어 올리고, 한편으로 결정하는 티핑포인트와 같은 역할을 한다. 기업의 사회적 활동에서의 선도성이 다른 모든 조건들이 동일할 때 매출, 충성도, 선호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기업에 대한 인상(Impression of Companies)을 결정짓는 요소들에 대하여 미국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1999년과 2005년에 조사한 결과를 비교하여 보면, 사회적 소비자들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임직원들의 근로환경, 경영 윤리 실천, 환경 친화 활동과 같은 사회적 책임 관련한 부분들이 기업에 대한 인상을 결정짓는 요소라고 대답한 사람들이 6년 사이에 20% 이상 증가하여, 반수 이상에 이르렀다. 이에 비하여 1999년에 40%로 1위였던 제품 관련 품질과 이미지는 거의 20% 가까이 떨어졌다. 기업 운용 및 그 실적과 관련된 요소들은 거의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2009년 10월부터 현대기아차그룹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이노션월드와이드 마케팅본부장으로 재임하고 있음.
역사 및 사회의 제반 모습들을 브랜드적으로 해석하는 데 관심이 많고, 그에 관련한 저서 두 권이 있다. '모든 것은 브랜드로 통한다(사회평론,2002)', '브랜드 마인드(사회평론,2004)'. 학부에서는 중국사를 전공했고, 삼성전자 홍보실을 거쳐, 미국 뉴욕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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