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로 돈으로 따지지 말라

입력 2008-01-06 16:22 수정 2008-01-06 16:22
 

광고 효과, 경제 효과-함부로 돈으로 따지지 말라




        “LG전자, 美 신년행사 광고효과 '톡톡'

        초대형 광고판 주기적으로 노출, 광고 효과 2000만달러 예상“




        위와 같은 제목을 단 기사가 지난 2일 몇몇 국내 언론을 탔다. 미국에서 가장 큰 신년맞이 행사가 벌어지는 타임스퀘어에 설치한 LG광고판이 행사가 미국 전역에 중계가 되면서, 자연스럽게 노출이 되어서 그 가치를 광고금액으로 환산하여 보니까 2천만 달러가 된다는 얘기이다. 요즘 광고에서도 나오고 있지만 타임스퀘어에는 삼성과 LG가 광고판을 설치한 지 꽤 오래 되었다. 삼성의 경우 타임스퀘어의 상징물이라고 할 수 있는 북쪽 끝에 위치한 광고탑인 ‘타임스퀘어 2(Time Square 2) 건물에 코카콜라, HSBC, 푸르덴셜(Prudential)보험회사 등과 함께 광고물을 설치했다. LG는 타임스퀘어 블록 중간 쯤에 위치한 건물 2층 위로 설치가 되어 있는데, 크기에 비하여 신년맞이 행사에서 TV 카메라에 잘 잡히는 편이다. 2천만$이라는 금액 효과는 정오부터 신년이 시작되는 자정을 넘어서까지 계속되는 방속 중계에서 LG 광고판이 잡힌 것을 같은 정도로 TV광고에서 노출이 되려면 어느 정도 비용이 필요할 것이라는 가정에서 산출한 것으로 생각이 된다.




        2007년 11월 로저 페더러와 피트 샘프라스를 초청했던 것을 비롯하여 2005년부터 테니스를 중심으로 한 빅 매치를 유치했던 현대카드는 이들 슈퍼매치 마케팅의 미디어 효과를 380억원 정도로 추산했다. 역시 거의 같은 방식으로 추산한 것이었다.




        90년대 후반 국내에서는 내가 아는 한 거의 최초로 그런 작업을 진행한 적이 있다. 당시 골프와 관련된 작업을 했는데,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브랜드가 얼마나 노출되는가를 기본으로 하여 광고료와 비교하는 형태인 소위 '미디어 노출효과'를 근간으로 하여 어마어마한 금액을 내놓았었다. 금액이 아주 컸고, 최초의 사례라서 그런지 언론에 크게 취급이 되었다. 그리고 이후의 유사한 사례에서 우리가 산정한 것이 기준값과 같은 역할을 하다보니, 이후의 금액적인 효과들은 눈덩이처럼 부풀려졌다.




        실상 경기장면의 고정소품과도 같이 일부분으로 비추어지는 브랜드 로고 등을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광고와 1:1로 비교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맞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디어 노출 효과에 의한 산정은 적은 투자로 대박을 낸 것처럼, 제법 센세이셔날한 측면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여겨지는지 언론에서 크게 취급을 받는다. 그리고 근래 들어 광고주 측에서 소위 'Accountability'나 ‘R.O.I.(Return On Invest)'와 같은 용어들을 강조하면서, 효과가 어떻게 나타났는지를 구체적으로 알고 싶다는 경향이 급격히 증가하며 딱 부러지게 금액으로 효과를 나타내면 좀 더 정확한 것 같은 인식을 주기에 계속 쓰이고 있다. 한편으로는 광고주나 이런 프로그램을 기안하고 실행했던 대행사 측에서 자화자찬 격으로 투자액 대비 수십배의 금액효과를 올렸다고 발표하기도 한다.




        어느 정도 필요하고 긍정적인 부분도 있지만, 사실 이런 발표는 신중해야 한다. 예상치 못한 부메랑을 맞는 수가 있다. 타임스퀘어의 LG 광고판의 경우 확실하게 계약 기간이 어떻게 되었는지는 모르지만, 언젠가는 재계약을 해야 할 것이다. 보통 5년이나 10년 단위로 계약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건물주나 그의 대리인이 위의 기사를 보여 주면서 금액을 올리자고 하면 어찌 할 것인가? 아무리 높게 잡아도 현재 LG 광고판의 일년 사용료는 2천만$이 넘지 않을 터인데, 하루에 2천만$ 이상의 광고 효과가 있다고 하였으니, 잘못하면 재계약시 자신의 입지만 좁힐 수 있다. 이는 현대카드도 마찬가지이다. 선수들의 개런티만 올리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약간 다른 경우이지만 여수 엑스포의 경우 13조 이상의 경제효과가 날 것이라고 장밋빛 일색의 발표를 했다. 이는 엑스포를 위하여 투여해야 하는 금액을 올리는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해당 주민들이나 관련자들에게 지나치게 큰 기대를 갖게 하여 결국 큰 실망을 안겨 줄 수도 있다.




        돈으로 따져서 보여 주어야 눈에 보이지 않는 효과를 가늠할 수 있고, 언론에서라도 관심을 가져주니 이렇게 광고 효과, 경제 효과를 금액으로 환산하여 따지는 것은 어찌 보면 현재의 시대상을 반영한 필요악과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왕 금액으로 내자니 다다익선이라고 높게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자연스런 욕구가 생기지만, 부정적인 역효과가 없는지 치밀하게 살펴야 한다. 예로 든 LG전자나 현대카드가 그런 경우에 해당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2009년 10월부터 현대기아차그룹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이노션월드와이드 마케팅본부장으로 재임하고 있음.
역사 및 사회의 제반 모습들을 브랜드적으로 해석하는 데 관심이 많고, 그에 관련한 저서 두 권이 있다. '모든 것은 브랜드로 통한다(사회평론,2002)', '브랜드 마인드(사회평론,2004)'. 학부에서는 중국사를 전공했고, 삼성전자 홍보실을 거쳐, 미국 뉴욕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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