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at's your beef?

입력 2007-06-05 10:07 수정 2007-06-05 10:07
What's your beef?

 

      5월초 "애드버타이징 에이지(Advertising Age)" 잡지에 식당에서 파는 스테이크나 햄버거에 '앙구스(Angus)'와 같이 소의 종류에 따라, 또는 약간 과장되어 알려진 면이 있지만 일본의 '고베(Kobe)' 와규(和牛)처럼 원산지로 혹은 미국 농무성(USDA: United States Department of Agriculture)과 같은 공인기관이 정

하는 '프라임(Prime)', '캐너(Canner)' 등의 등급과 같은 다양한 유형으로 쇠고기 브랜드를 표시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기사가 실렸다. 여러 가지로 의미가 있을 것 같아서 신입사원 한 친구에게 기사 스캔을 부탁하고, 호기심에 메일로 물어 보았다. "기사의 헤드라인을 'What's your beef?'라고 잡은 이유가 있을까?"

 

      그 친구는 엉뚱하게도 내가 전자서명 끝에 붙이는 "What is your brand?"와 일맥상통하는 것이 아니냐는 반농담조의 답을 보냈다. 자세한 얘기를 듣지는 않았지만 진담 쪽에 가깝게 해석을 하면 일상적으로 보였던 것들 이상의 근원적인 것을 찾는 움직임을 촉구함과 함께 압축하여 표현하였다고 할 수도 있고, 농담 쪽으로 비중을 두면 당신이 하는 짓을 다른 애들도 비슷하게 한다는 것을 확인시키려는 의문형 문장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겠다.

 

      100% 확신하는 것은 아니지만, "What's your beef?"는 패스트푸드 업체인 웬디스(Wendy's)의 전설적인 캠페인인 "Where's the beef?"를 패로디했다고 얘기하기는 뭐하지만 그로부터 파생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할머니 세 분이 햄버거를 파는 어느 가게에 가서, 동전만 하게 빵 속에 숨어 있는 고기를 찾느라 애를 쓰면서 '대체 고기가 어디에 있는거야?'를 외치는 와중에 문자 그대로 물이 뚝뚝 흐르는 쥬시(juicy)한 햄버거 빵의 바깥으로 삐져 나오는 고기를 오버랩 시켜서 보여 주는 웬디스의 광고를 본 사람이라면 "What's your beef?"라는 문구에서 웬디스를 연상하지 않을 수 없다.

 

      그 친구에게 다음과 같이 메일로 답(?)을 주었다.

 

Wendy's의 아주 유명한 캠페인 헤드라인에 "Where's the beef?"라는 것이 있단다.

지난 세기의 100대 광고캠페인에 들고 100대 광고슬로건에 꼭 끼는 작품이다.

 

내 생각에는 그것과 대구를 맞추면서 쓴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의미상으로 기사의 내용을 그대로 압축해서 보여 주는 것이기는 하지만

광고지의 기사로 기자가 쓸 때는 웬디스 생각하면서 썼을 거고

이 기살 가지고 광고하는 미국애들이랑 얘길한다면 아마도 서로

"In the past we tried to find the beef in the burger.

Now we try to figure out where it from" 식으로 농담을 할 것이야.

 

외국이나 우리 나라 예전 광고들도 많이 보고,

현재 광고나 관련 기사 등과

끊임없이 연결해 보려는 노력을 하시기를.....

 

      미국이 광고를 비롯한 여러 가지에서 선진국이라고들 한다. 그래서 그들과 소통하고 그들에게서 배우고 인정을 받으려는 노력을 한다. 영어가 유일무이한 우리가 선진국임을 가늠하는 언어라고, 앨빈 토플러(Alvin Toffler)가 한국에서 청소년들에게 강연을 하고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몇몇 자랑스러운 청소년들이 유창한 영어로 질문을 했다는 것을 신문에서 자랑스럽게 헤드라인으로 빼는 것이 현실이다. 며칠 전 국내에서 열린 제법 큰 컨퍼런스에 갔는데, 동시통역사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굳이 영어로 질문하는 한국인 청중들을 보았다. 예전에 역시 동시통역이 진행되고 있던 어느 컨퍼런스에서는 "제가 영어로 질문을 할 수도 있습니다만, 한국어로 하겠습니다"라는 말을 굳이 꺼내고 질문을 하는 코미디같은 모습도 본 적이 있다. 그런데 질문의 수준은 대체로 그들의 굴러가는 발음에 한참 미치지 못했다. 영어로 제대로 대화를 하기 위해서는 발음과 일방적인 변설의 유창함보다는 주제에 대한 탄탄한 지식의 바탕 위에 그들의 컨텍스트(Context)를 이해하는 것이 우선이 되어야 한다.

 

      무조건 그들의 광고들을, 문화적 산물들을 외우고 받아 들이라는 얘기는 아니다. 어찌 되었든 그들은 우리보다 앞서 있다고 생각하고, 우리들 중의 많은 사람들은 우리가 뒤쳐져 있다고 무조건 숙이고 들어가는 세상에서 우리가 한 것들에 대한 정당한 대우를 받기 위해서는, 그저 큰 소리를 내기 보다는  그들이 발을 딛고 있는 기반에 대한 충분한 지식과 이해를 바탕으로 얘기를 나누어야 한다.

 

      광고를 할 때 소비자보다 반 걸음 앞에 가야 한다는 얘기를 많이 하는데 같은 맥락이라고 생각한다. 굳이 많이 앞서 나가고 있다고 그들에게 힘 주어 얘기할 필요는 없다. 그리고 그렇게 한 것에 그들이 입에 발린 칭찬 몇 마디 했다고 거기에 감격할 일도 아니다. 내 것에 대한 기준을 세우고, 그들에 대한 충분한 지식을 가지고 조용히 반 걸음 앞서 가면 된다. 양식이 있는 친구라면 충분히 그에 합당한 경의를 표할 것이다. 단지 반 걸음, 그 반 걸음이 차이를 만든다.
2009년 10월부터 현대기아차그룹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이노션월드와이드 마케팅본부장으로 재임하고 있음.
역사 및 사회의 제반 모습들을 브랜드적으로 해석하는 데 관심이 많고, 그에 관련한 저서 두 권이 있다. '모든 것은 브랜드로 통한다(사회평론,2002)', '브랜드 마인드(사회평론,2004)'. 학부에서는 중국사를 전공했고, 삼성전자 홍보실을 거쳐, 미국 뉴욕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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