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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전 유망주들이 걸어 온 길-전자/통신 브랜드들

년 1/28에 올린 “10여년전 유망주들의 현재 성적표”에 이어진 글입니다. 우선 전자와 통신 부문의 브랜드만을 살펴 보았습니다.

 

10년전 유망주들이 걸어 온 길-전자/통신 브랜드들

 

      <애드버타이징 인터내셔날> 잡지에서 1995년에 선정한 유망 브랜드들이 현재 어떤 모습으로 성장을 했는지, 그렇게 객관적인 자료는 아니지만 인터브랜드(Interbrand)와 비지니스위크(Businessweek)가 공동으로 발표한 ‘세계 100대 브랜드’와 파이낸셜타임즈(Financial Times)’의 ‘세계 250대 브랜드(Brand Finance 250)’에 몇 개나 선정되어 있는지 살펴 보았다.

 

– 비지니스위크 / 인터브랜드 선정 100대 브랜드 –

순위

기업/브랜드

국가

2006년 가치(백만$)

2005년 가치(백만$)

2006년

2005년

20

20

삼성(Samsung)

대한민국

16,169

14,956

52

40

Gap

미국

6,416

8,195

67

67

다농(Danone)

프랑스

4,638

4,513

94

97

LG

대한민국

3,010

2,645

 

– 파이낸셜타임즈의 Brand Finance 250 –

순위

기업/브랜드

기업가치

(백만$)

브랜드 가치

(백만$)

기업가치중

브랜드가치 비중(%)

32

삼성(Samsung)

105,471

16,537

16

90

Gap

43,316

7,948

18

109

에릭슨(Ericsson)

54,035

6,697

12

122

LG

22,202

6,222

28

127

다농(Danone)

43,159

6,137

14

147

BT

56,291

5,259

9

229

에이서(Acer)

3,181

2,255

71

239

싱가폴항공(Singaproe Airline)

12,347

2,006

16

 

      삼성의 약진이 여기서도 두드러진다. 1995년에 유망 브랜드로 이름을 올릴 때만 하더라도 단순한 규모와 세계 여러 국가에서 팔린다는 데에 큰 비중이 주어졌을 것이나, 디지털시대로 본격적으로 접어들면서, 가장 극적으로 변신에 성공한 사례이다. 같은 제품군 내에서도 첨단, 고급 지향으로 제품전략을 바꾸었고, 지역전략에서도 이전의 개발도상국 소위 ‘Emerging market’ 중심에서 모험으로까지 일컬어질 정도로 선진국시장(Advance market-1997년에 삼성의 그룹브랜드에서 앞선 브랜드들과 정면승부를 걸고, 그를 위하여 올림픽 등을 이용한 선도적인 브랜드 마케팅 활동이 빛을 발했다.

 

      LG의 경우도 비슷한 경로를 밟아 왔다고 할 수 있다. 단, 제품 구색에서 에어콘, 냉장고 등의 전통적인 소위 백색가전제품의 비중이 높아서 디지털로의 투자와 그를 통한 이미지 전환 노력이 삼성만큼 집중적이지 못했고, 소비자들에게 미치는 효과도 극적이기가 힘들었다. 또한 가장 대표적인 디지털제품으로 인식되는 휴대전화에서 기능이나 디자인에서 확실하게 차별화되는 신제품들이 상대적으로 적은 것이, 물론 다른 많은 이유들도 있지만, 삼성과의 격차를 가져 왔다고 진단할 수 있다. 그래도 1995년의 리스트에 든 다른 브랜드들과 비교하면, 기대 이상의 약진을 보인 브랜드로 자랑스럽게 이름을 올렸다.

 

      모토롤라(Motorola), 노키아(Nokia)와 함께 20세기의 마지막까지 휴대전화 시장을 이끌었던 3두마차의 하나였던 에릭슨(Ericsson)은 소비자들의 변화하는 취향을 따라 잡는데 실패한 사례이다. 휴대전화라는 카테고리를 열었던 모토롤라의 자만에 가까웠던 자부와 견고함, 노키아의 젊은 취향의 디자인과 첨단성에 에릭슨은 양다리를 걸치는 식이었다. 각진 디자인의 검정 색상은 견고하기도 했지만 딱딱한 느낌을 주었고, 새로운 디지털 시대를 포용하는 각종 기능이 담겨져 있다고 느끼기에는 너무 무거웠다. 결국 에릭슨은 휴대전화 부문에서 소니(Sony)와의 합병을 통하여 살 길을 모색했다. 휴대전화에서의 전문성이 부족하다고 느꼈던 소니는 에릭슨의 전문적인 이미지가 필요했고, 에릭슨은 소니의 ‘오락성(Entertainment)’이 자신들만의 힘으로는 결코 달성될 수 없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합병 초기 덜컥거리며 불협화음도 들리고, 위아래 코디가 잘못된 옷을 걸친 듯한 느낌도 주었지만, 작년부터 어느 정도 생각했던 궤도에 소니에릭슨은 오른 듯하다. 파이낸셜타임즈의 경우 휴대전화 뿐만 아니라 다른 통신장비까지 포함한 전체 에릭슨을 대상으로 브랜드 가치를 측정한 것인데, 휴대전화에서의 가치가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90년대말, 아니 적어도 2000년대 초까지 에이서(Acer)의 기세는 정말 무서웠다.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에 대만(Taiwan)의 반도체를 포함한 소재 부분의 경쟁력이 에이서의 PC에 최고의 효율로 수렴되어 당장이라도 세계 PC시장의 독보적인 존재로 올라설 것만 같았다. 특히 1998년 12월의 방콕아시안게임을 이용한 마케팅전략을 짜면서 컴퓨터 부문의 공식 스폰서였던 에이서가 어떤 식으로 나올지, 그래서 우리는 어떻게 더 차별화시키면서, 효과적인 활동을 벌일 것인지 심각하게 고민을 했을 정도로 에이서의 기세는 대단했다. 그런데 에이서는 근본적으로 가격경쟁력 이상의 것을 보여 주지 못했다. 브랜드 측면에서 대만이라는 원산지 요소는 가격 대비 품질이나 기본적인 신뢰도를 확보하는 보조요소는 되었지만 결국은 가격경쟁력을 강화하는 역할만을 했을 뿐이었다. 그렇지만 델(Dell)과 같은 소수의 업체를 제외하고 PC 자체의 ‘no brand’, 커모더티(Commodity)화가 예상 이상으로 빠르게 진행이되고, 중국 기업인 레노보(Lenovo)가 IBM의 PC부문을 인수하면서, 에이서 가격경쟁력의 근간을 이루던 긍정적 측면의 산지 효과’와 ‘규모의 경제’ 효과도 예전처럼 누릴 수가 없게 되었다. 비록 250대 브랜드에 이름을 올리고, 기업가치 대비 브랜드가치의 비중이 71%를 차지하지만, 이 역시 커모더티가 된 PC와 왕년 에이서의 공격적 마케팅 활동의 잔영(殘影)과 같은 인상으로 씁쓰레하다.

 

      전통적인 통신업체로는 BT가 공격적인 마케팅의 선봉에 섰었다. 1991년 ‘피리부는 사람(Piper)’를 모티브로 들고 온 CI 로고는 독과점 시장에서 본격적인 경쟁체제로 들어서기 시작한 통신시장에서 기존 보수적이었던 통신기업들의 변화의 전형이 되었다. 그러나 BT도 미국의 AT&T와 비슷하게 과거의 이미지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었다. 2003년 BT는 피리부는 사람’ CI 로고가 과거의 유선전화에 강하게 결부되어 있다면서 새로운 CI 로고를 발표했다. 엄밀하게 말하면 그것은 ‘피리부는 사람’의 잘못이 아니었다. 1846년의 전신회사에 뿌리를 두고, 전화시대를 100여년 동안 독점했던 BT에게 지워진 21세기 디지털 통신 시대에 떨쳐 버릴 수 없는 원죄와도 같은 것이었다.

2009년 10월부터 현대기아차그룹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이노션월드와이드 마케팅본부장으로 재임하고 있음.
역사 및 사회의 제반 모습들을 브랜드적으로 해석하는 데 관심이 많고, 그에 관련한 저서 두 권이 있다. '모든 것은 브랜드로 통한다(사회평론,2002)', '브랜드 마인드(사회평론,2004)'. 학부에서는 중국사를 전공했고, 삼성전자 홍보실을 거쳐, 미국 뉴욕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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