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체적인 브랜드의 정의4.

 

      "신입사원 면접과 브랜드의 정의 3"에서 얘기했던 '나를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나의 지향점을 나타내는 한 단어 혹은 하나의 강력한 아이디어'를 지칭하는 용어는 많다. 브랜드 컨셉이라고 하기도 하고, 내부지향점의 측면을 강조할 때는 'Directioning idea'라고도 한다. 근래 들어서는 일반적으로 'Core idea'라는 표현도 많이 쓰는데, 나의 경우 객관적으로 설명할 경우에는 'Conceptual core'라는 용어가 가장 잘 의미를 전달해 주는 것 같아서 주로 사용을 한다. 특히 아래와 같이 이러한 맹아(萌芽)와 같은 아이디어로부터 확장형의 고리를 형성하며 동심원을 만드는 가장 광의(廣義)로 브랜드를 정의하는데, 딱 들어맞는 표현이다.


 

      바로 위에서 얘기했고, 그림에서 보이는 것처럼, 동심원의 중간에 자리 잡은 'Conceptual core'는 브랜드의 세 번째 정의에 해당하는 것이다. 그로부터 사람들은 해당 브랜드에 나름대로의 연상 고리를 만들기 시작하는데, 그런 연상을 나에게 보다 호의적인 방향으로 이끌어 낸다는 데서 두 번째 동심원을 구성하고 있는 부분은 브랜드의 두 번째 정의인 방향성과 밀접하게 관련이 되어 있다. 연상되는 이미지들이 결국 브랜드에 대한 믿음과 긍정적인 의견을 조성하게 되는데, 그것들이 바로 '브랜드 자산(Brand equity)'이다. 정리하면 나의 핵심을 이루는 하나의 강력한 아이디어로부터 시작하여 그것에 대한 호의적인 연상을 불러 일으키고, 그것들을 나만의 자산으로 만드는 일련의 과정 및 결과물이 바로 가장 넓은 의미의 브랜드의 정의라고 할 수 있다.


      이런 가장 광의의 브랜드 정의를 확실하게 보여 주는 사례로 존슨앤존슨(Johnson & Johnson)을 자주 든다. "타이레놀 성공의 비밀"로 제목을 붙인 글에서 얘기했던 '죤슨앤죤슨이란 기업을 생각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을 얘기하라고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베이비 로션, 베이비 파우더, 베이비 샴푸 등의 생활용품들을 얘기한다. 그로부터 죤슨앤죤슨이라는 기업의 이미지로 그런 부드러움과 어머니의 사랑 같은 느낌을 이야기한다. 사실 죤슨앤죤슨에서 전달하고자, 수립하고자 하는 기업의 이미지도 그런 우리말로 하면 '모성애'와 같은 것이다.'의 영어로 'Mother-Infant bond'라고 하는 것이 바로 Conceptual core이다.-사실 'Mother-infant bond'를 어떻게 번역을 해야 할 지, 존슨앤존슨 브랜드의 예를 들 때마다 고민을 많이 했다. 결국 요즘은 '모성본능(母性本能)'이란 말로 주로 쓰고 있다. '모성본능'으로부터 사람들은 깨끗하고, 순수하며, 천진난만하고 부드러운 아기를 연상하게 되고, 그렇기 때문에 존슨앤존슨에 '믿음'이 가고, 더욱 '윤리적'일 것 같고, 나를 더 잘 '케어(Care)'해줄 것과 같은 인상을 갖게 되고 그런 요소들이 바로 존슨앤존슨의 브랜드 자산이 되는 것이다.

 

      보통 브랜드 관련한 컨설팅을 하게 되면, 브랜드 진단이라는 이름 아래 고객조사를 하고, 또 브랜드가 나아갈 길 혹은 내부의 사람들은 브랜드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을 하고 있는가를 알기 위하여 임직원 인터뷰를 한다. 임직원 인터뷰를 통해서 나타난 우리 브랜드는 어떻다, 혹은 고객들은 우리 브랜드를 어떻게 생각할 것이라 바램이나 추측과 실제 고객들을 조사한 자료를 비교하여 그 차이를 보여 주고 그 차이를 어떻게 최소화시킬 것인지, 한편으로 차이를 줄여 나가면서 어떻게 고객들을 우리 브랜드가 지향하는 방향으로 이끌 것인지 계획들을 짜게 된다. 그런데 이런 차이를 동일한 선상에서 비교를 하여야 하는데, 서로 다른 잣대를 가지고 비교를 하는 경우를 자주 본다. 여기서 소개한 것과 같은 가장 종합적인 광의의 브랜드 세계를 보여 주는 동심원은 내부적으로 생각하는 우리 브랜드의 현 위치와 고객들의 인식, 그리고 목표점과의 차이를 파악하여 보여 주는 효과적인 도구가 될 수 있다.

 

      아래는 기네스(Guiness) 맥주를 가지고 한 번 여러 사람들과 함께 연습을 한 결과이다.

누가 무어라 해도 기네스를 기네스답게 하는 것은 그 원산지인 아일랜드(Ireland)이다. 아일랜드 사람, 아일랜드풍 혹은 아일랜드다운과 같은 의미로 쓰이는 '아이리쉬(Irish)'가 바로 기네스의 핵심이다. 그런데 아일랜드와 관련한 연상을 사람들에게 특히 미국인들에게 물어 보면, 부정적인 연상들이 훨씬 많이 나올 것이다. 술 많이 마시고, 시끄럽고, 걸핏하면 쌈질 잘하고, 무더기로 이민을 와서 갱단을 조직하거나 폭력과 부패로 얼룩진 찰리 채플린(Charlie Chaplin) 영화에 나오는 구시대 경찰의 주축을 이루었으며, 정치모리배와 협잡꾼들의 온상을 만든 사람들이 바로 아일랜드인들이었다. 그런데 아일랜드인의 정신이라고 했을 때 기네스에서 고객들에게 연계시키고자 하는 것은 술을 잘 마신다거나 배고픈 이민자의 모습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런 요소들을 풍류를 알고, 사교적이며, 자연과 잘 어울리는, 순수하고 새로운 세계를 개척하고자 하는 아일랜드인이라는 연상으로 유도한다. 그로부터 기네스를 마신다는 것은 다른 맥주를 마시는 사람들보다 내가 더 용감하고, 사람들과 잘 어울리며, 전통을 존중하고 자연을 즐길 줄 아는 사람이라는 것을 의미하게 된다. 같은 온도의 맥주라도 기네스에는 아일랜드의 시원한 바람이 실려 있는 양 한층 차갑게 느껴질 수 있다. 기네스 회사 내에서 새로운 광고물 시안이 합의를 받기 위해서 들어올 때 묻는 질문은 한결같다고 한다. "(광고물이)기네스다운 어떤 것을 담고 있느냐?" 여기서 '기네스다운'은 '아일랜드다운'과 거의 같은 의미이다. 바로 광고물이 아일랜드 정신이라는 것부터 동심원에서 보여 주는 것과 같은 긍정적인 연계고리를 만들고 있는가 하는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첫 번째 정리부터 종합적으로 정리를 하면, 예전의 외부인들에게 자신을 구별하기 위해 사용하던 표식에서부터 사람들이 갖고 있는 이미지, 지식과 경험의 총체라는 무형적인 부분까지 포용하는 1차적인 외부를 향한 발전 단계를 거쳤다. 그리고 두 번째의 정의부터 보면 내부의 의지와 목표의 방향성에서부터 스스로 자신을 정의하고, 결국 자신의 브랜드 세계로 내외부 사람들을 종합적으로 어떻게 이끄느냐는 내외를 포괄하는 브랜드의 종합적인 세계를 그리는 것으로 나아간 것이다. 이런 브랜드의 정의 과정이 중요한 것은 너무나도 자주 똑같이 브랜드라는 용어를 쓰는데, 심지어는 동료들조차 전혀 다른 의미로 쓰는 것을 보게 되기 때문이다. 그런 혼란을 우물쩍 넘기면 결국 브랜드의 바벨탑을 쌓게 된다. 언어부터 통일을 시키고, 각각의 단계에서 나의 브랜드는 어떻게 정의되고 있는가를 보고, 마지막 기네스 맥주의 연습에서 언급한 것처럼 내 자신이 판단하는 나의 브랜드의 정의가 과연 내부 임직원, 외부 고객이나 여론선도층 등의 이해당사자(Stakeholders)들의 정의와 어떻게 차이가 나는가를 파악하는 것이 브랜드전략을 새롭게 정립하는데 의미있는 첫 걸음이 될 것이다.
2009년 10월부터 현대기아차그룹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이노션월드와이드 마케팅본부장으로 재임하고 있음.
역사 및 사회의 제반 모습들을 브랜드적으로 해석하는 데 관심이 많고, 그에 관련한 저서 두 권이 있다. '모든 것은 브랜드로 통한다(사회평론,2002)', '브랜드 마인드(사회평론,2004)'. 학부에서는 중국사를 전공했고, 삼성전자 홍보실을 거쳐, 미국 뉴욕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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