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르노자동차를 갖고 있습니다. `SM 5` 지요. 현대차를 10년 가까이 탔는데 주위에서 하도 `SM 5`가 좋다길래 바꿨지요. 튼튼하고, 조용하고, 고장 안나고, 안전하고, 중고차값도 괜찮다나요. 게다가 에프터서비스도 좋다더군요.




차는 `목숨`이 달린 거고, 집도 멀고, 강남에 이사 못간 탓에 집값도 형편없는데 "자동차라도" 라는 마음에 무리해서 구입했지요. 거금을 주고 산 `SM 5`를 처음 타던 날의 느낌은 솔직히 "글쎄" 였습니다. 전에 타던 차보다 승차감이 좋거나 조용한 것같지도 않고, 내부의 아기자기한 맛은 물론 고급스러운 느낌도 그저 그렇고, 오히려 가속할 때마다 약간 덜컥거린다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타본 사람들이 다 좋다고 하고, 묵직한 느낌이 있는데다 워낙 안전하다고 하니 "뭐가 좋아도 좋겠지" 생각했지요.




도대체 무엇 때문에 그렇게 좋다는 소문이 났을까 궁금해 하면서요. 그래도 같은 `SM5` 중 배기량이 다소 적은 걸 타봤더니 "자동차값이 괜히 차이나는 게 아니네" 싶었습니다. 조금 비싼 차가 승차감 등에서 확실히 낫더군요. 좋은 물건은 그보다 못한 걸 봐야 알아본다고 그 뒤론 좋은 차를 탈 수 있게 해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면서 `행복해 하기로` 작정했습니다.




그러던 중에 차를 팔아야 할 사정이 생겼습니다. 1년이 안된 차를 팔려고 하는데 "중고차 값이 좋다"던 소문은 어디로 갔는지 구입비의 70%도 못받는다고 했습니다. 물론 접촉사고 한번 안냈고 혼자서 운전해 길도 잘들었지요. 화도 나고, 억울해 못팔았지요. 요즘엔 중고차값이 더 떨어졌다니 이래저래 손해가 막심합니다.




그래도 그건 스스로의 선택에 의한 거니까 문제삼을 수 없습니다. 속상하고 언짢아진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구입한 지 얼마 안됐을 때부터 같은 일이 반복되고 있는데도 고쳐질 기미조차 안보이니까요.




사건 전말은 이렇습니다. 엔진오일을 갈기 위해 차를 산 대리점과 맞붙어있는 직영 정비업소를 찾았지요. 전에 갔을 때 토요일엔 예약을 받지 않는다길래 오전 8시30분께 갔더니 얼마 전부터 토요일에도 예약을 시작, 예약손님이 있다고 했습니다."언제쯤 가능할 것같냐"고 물었더니 11시쯤 오라고 했습니다.




시간 맞춰 갔더니 "밀린 차가 많아 언제 될지 모른다"더군요.서너시간은 더 있어야 한다나요.그대로 있다간 그날 중에 처리할 수 없을 듯해 옆에 있는 영업소에 들어가 "무슨 일을 이렇게 하느냐"고 했더니 그때서야 "그럼 전화해줄테니 근처에 있는 다른 정비업소에 가보라"고 했습니다. 삼성자동차 직원이 독립해서 운영하는 곳인데 가격도 똑같다는 것이었지요.




자기네가 처리하기 어려우면 처음부터 그곳을 소개해 줬으면 될 걸 몇시간씩 기다리고 두번이나 오게 해놓고, 그것도 이쪽에서 참다 못해 울화를 터뜨리자 마지 못해 그런 식으로 안내해주는 걸 보면서 정말이지 속이 상했습니다.




도리없이 알려준 곳을 찾아갔더니 도착 즉시 사람이 나와 반기면서 금방 갈아주더군요. 순간 "월급쟁이와 자기 사업을 하는 사람의 태도는 이렇게 다른 건가"라는 생각에 착잡해지면서 말로만 `고객 만족`과 `고객 감동`을 외치는 업체들의 행태에 화가 치밀었습니다.




손수운전자의 경우 직영정비업소를 찾자면 토요일밖에 시간이 없는 수가 많습니다. 예약을 받지 않다가 받기로 했으면 이메일이나 휴대폰 문자메시지로 알려주고, 예약손님이 하루 처리능력을 넘으면 다시 오라고 할 것이 아니라 일찌감치 다른 곳을 안내해주는 건 기본중의 기본이 아닐른지요.




에프터서비스의 가장 기초적인 대목도 실천하지 않으면서 어떻게 일류업체라거나 고객감동을 내세우는지요. 아마 그 정비업소 옆 판매대리점(우리차도 그곳에서 샀습니다) 직원들은 우리가 가고 난 뒤 자기들끼리 흉을 보거나 욕을 했을지 모릅니다. "남 영업하는데 와서 큰소리를 냈다"구요.




우리가 그렇게 화를 내는 동안에도 밖에서 마냥 기다리는 사람이 있었으니까요. 어떻게 대우해도 `점잖게` 기다리는 착하고 마음좋은 사람도 많은데 "이 사람들은 어쩌자고 이 모양인가" 싶었겠지요.




하지만 그런 일이 그날만 있었던 게 아닙니다. 차를 산 지 얼마 안돼 내부기기에 하자가 있어 갔을 때도 같은 경우를 당했는데 몇 달 뒤에 여전히 같은 상황인 걸 보고 막말로 뚜껑이 열렸던 겁니다.




흔히 `화장실 갈 때와 나올 때가 다르다`는 말을 자주 하지만 이런 일은 이제 고쳐질 때도 되지 않았을른지요. 작은 음식점까지 예약시스템에 의해 움직이고 정부 세금까지 인터넷으로 낼 수 있는 마당에 자동차처럼 크고 생명과 직결되는 물품의 에프터서비스에 그처럼 무신경한 건 도대체 왜일까요. 안그래도 잘팔려서 그런 걸까요. 요즘엔 자동차가 안팔려 난리라니까 앞으론 좀 달라질른지요.




말 나온 김에 한가지 덧붙이면, 정수기 업체에서 필터 교체시기가 되면 전화해서 "우리 기사 스케줄에 따르면 언제가 좋은데요" 하는 것도 이해할 수 없습니다. 공짜로 바꿔주는 게 아니라 엄연히 돈을 받는 건데 고객 스케줄에 상관없이 "자기네 기사 스케줄에 맞춰 집을 지키고 있으라"는 게 도대체 무슨 태도인지 알 수 없으니까요.




"고객 만족"이고 "고객 감동"이고 처음부터 말을 말든지, 하려면 기초적인 것부터 제대로 하든지 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합니다. 여러분의 경험은 어떠신지 아래쪽 `나도 한마디`에 의견을 남겨주시면 좋겠습니다.





늦깎이 훈장이 된 글쟁이. 내 인생의 꼭지점이 아직 남아 있겠거니 믿으며 매사 열심히 대드는 철 안든 아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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